연예] '혼혈고백' 이유진 눈물의 기자회견 "6년 숨겼습니다"
등록일 : 2003년 05월 29일
[굿데이] 정재욱 기자 jujung19@hot.co.kr
"나는 항상 한국인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탤런트 겸 MC 이유진(26)이 자신이 혼혈아임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데뷔 때부터 혼혈 논쟁에 시달려온 이유진은 28일 오후 9시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6년간 숨겨온 출생의 비밀을 털어 놓았다. <관련기사 참조>
이유진은 스페인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온 아버지가 76년 어머니와 결혼한 다음해인 77년에 태어났다. 이유진은 "세살 때 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갔고, 1년 뒤 두 분은 이혼했다. 그 후 아버지를 본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혼혈임을 숨겼던 이유에 대해 "연예인이 되기 전에는 다 밝혔다.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으로서 혼혈이라는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유진 자신으로 평가받고 싶었다. 기회가 되면 모든 것을 밝히고 싶었는데,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해 공개를 결심했다"며 "마음의 짐을 덜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혼혈 의혹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부인했던 것에 대해 "예전에 MBC <박상원의 아름다운 TV얼굴> '셀프카메라'에서 이모부를 지칭하며 '이 분이 나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한 것이 아버지라고 한 것처럼 와전됐다"고 해명하며 "혼혈임을 부인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유진은 혼혈로 살아오면서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털어 놓았다. 그는 "혼혈아라는 말은 괜찮다. 하지만 '튀기'라는 말은 정말 싫었다. 마치 '잡종' '버림받은 아이', 혹은 결함있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 같아 싫었다"고 밝혀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이유진은 또 "혼혈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가족들이 겪었을 불편함과 속상함이 이제는 사라지게 돼 홀가분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유진은 "어렸을 때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면 어머니가 속상해할 것 같아 참았다. 아버지를 만날 계획은 없다. 이모부가 아버지같은 존재"라며 눈물을 떨궜다.
마지막으로 이유진은 "내 고백을 계기로 혼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 혼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어졌으면 한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6㎝의 큰 키의 서구적 외모와 시원한 성격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유진은 98년 슈퍼 엘리트 모델 본선 입상으로 데뷔해 KBS <멋진 친구들>, SBS <아름다운 날들> <신화> <태양 속으로>, 시트콤 <여고시절>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또 KBS <쇼굫 여러분의 토요일>의 진행을 비롯해 각종 예능프로그램의 패널로 활약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해 왔다. 그리고 LG증권, 보디가드, 제크, 삼성노트북 센스, 던킨 도너츠, 오리온 썬칩, KFC 등 다수의 CF 모델로도 활약했다.
현재는 SBS <도전! 1000곡>의 MC로 활동하며,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 제의를 받고 연기 재개를 준비 중이다.
탤런트 이유진이 28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혼혈아임을 솔직히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장세영 기자
['혼혈연예인' 누가 있나] 인순이·'t'윤미래 등 맹활약
[굿데이] 김원겸 기자
국내 혼혈 연예인은 가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기자의 경우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발탁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혼혈 연예인 1세대는 미남가수 유주용이다. 유주용은 60∼70년대 전성기를 누린 인기스타로, 1968년 윤복희와 결혼한 뒤 4년 만에 이혼했다.
다음으로 윤수일 인순이 박일준 등이 뒤를 잇는다. 윤수일은 북한 출신 어머니와 미국 공군 조종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첫 앨범에 실린 '사랑만은 않겠어요'는 78년 최고 인기가요로 선정됐다. 82년 <아파트> 앨범에는 직접 돈을 투자, 국내 가수로는 처음 로열티를 받기도 했다.
'밤이면 밤마다'의 인순이는 뛰어난 가창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부동의 인기를 고수하고 있다.
박일준은 가수 출신이지만 코미디 프로에 출연하기도 했다.
신세대 혼혈 연예인은 't' 윤미래와 소냐. 윤미래(22)는 힙합그룹 '업타운'으로 데뷔한 이래 현재 솔로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힙합뿐 아니라 랩, R&B 등 풍부한 음량과 다양한 음색을 자랑한다.
타샤니 시절의 '경고', 솔로앨범의 '시간이 흐른 뒤' 'To My Love' 등 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소냐(본명 김손희·22)는 경북 구미 금오여고 3학년이던 1999년 '너의 향기'로 가수 데뷔했다. 발라드 펑키 힙합 고스펠 등 못하는 장르가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컬러의 노래를 소화한다.
지금까지 3장의 앨범을 냈다.
한편 혼혈로 알려졌던 댄스그룹 '잉크'의 전 멤버 만복이는 최근 미국에서 생모를 만나면서 순수 흑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와는 달리 국제화 시대에 혼혈 시비는 무의미한 논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혼혈이라는 사실이 외모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어차피 100% 순수혈통은 기대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