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뇌에는 있고 남자 뇌에는 없는 1%의 비밀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은 여자의 뇌를 통해 남녀 차이의 비밀을 파헤치는 책이다. 남자와 여자의 근원적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여자는 어떻게 탄생하고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여자 뇌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여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생물학적 단초를 제공하는 이 책은, 2006년 출간되자마자 미국 언론과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워싱턴포스트 베스트 논픽션'에 선정되기도 했다.
뇌과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자와 남자의 유전자 코드는 99퍼센트 이상이 같고, 남녀 양성의 변이로 인한 차이는 단 1퍼센트에 불과하다. 여자 뇌에는 있고 남자 뇌에는 없는 바로 그 '1퍼센트'가 여자와 남자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가 각기 다른 성호르몬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그것이 만들어낸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신경심리학, 인지신경과학, 아동발달학, 신경내분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서 여자의 뇌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여자로 세포분열해 성장하고 늙어가기까지 여자들이 삶의 각 단계마다 맞이하게 되는 호르몬의 작용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뇌과학을 통해 여자들의 타고난 재능을 이해하고,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하며, 진정한 '여자다움'을 깨달을 수 있게 도와준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행동이 이렇게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모습은 집, 놀이터, 그리고 교실에서 언제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의 차이가 바로 ‘뇌’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린아이들의 행동은 본능에 의한 것이어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여자아이에게 남자아이용 장난감을 사준다고 해서 그 아이가 남자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된다. 어떤 엄마가 딸아이에게 인형 대신 붉은색 소방차 장난감을 사줬다. 그러자 딸아이는 아기 담요로 소방차를 감싸고는 인형처럼 품에 꼭 껴안았다. “걱정 마, 소방차야, 모든 게 다 잘될 거야.”라고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_ p. 31.
2005년 영국에서는 4세의 여아와 남아를 대상으로 사회적 관계의 수준을 비교해보는 연구가 실시됐다. 이 연구는 친구들 사이에서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것도 포함시켰는데, 말할 것도 없이 여자들이 압승을 했다.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와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이다. 연구진이 비교 대상이 된 남녀 아이들의 생후 12주와 18주에 각각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을 무렵 아이들의 뇌는 각각 여아와 남아의 뇌로 설계돼 발달하고 있었다. 측정 결과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적은 아이일수록 사회적 관계를 맺는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모두 여자아이들이었다. _ p. 36.
여자아이는 10대가 되면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스스로를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킨다. 소녀의 뇌에 흐르는 순도 높은 에스트로겐이 이러한 강박에 연료를 공급한다. 소녀의 뇌는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데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10대 소녀의 관심은 오로지 외모에만 집중된다. 몇 시간씩 거울 앞에 앉아 땀구멍을 살피고 눈썹을 뽑는다. 가슴이 좀더 풍성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온갖 제스처를 취해보기도 한다. 소녀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인기 있는 남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패션잡지의 깡마른 모델을 선망하든 그렇지 않든 대부분의 10대 소녀들은 이런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10대 소녀를 이러한 충동의 세계로 몰아가는 것은 새로운 에스트로겐이다. _ p. 67.
남자는 한 번의 성행위로 여자를 임신시키고는 그대로 떠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9개월 동안 태아를 보살피고, 출산의 위험을 감수하고, 몇 개월에 걸쳐 수유를 하고, 그 이후로도 아이를 계속 보살피기 위해 힘든 과정들을 겪어내야 한다. 홀로 이런 도전에 직면해야 했던 먼먼 옛날의 여자 조상들은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남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성행위나 그로 인한 임신에 대해 남자보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존재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아이의 생존 가능성이 3배나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현대의 몇몇 여자들이 비혼모를 선택하고 있지만, 이 모델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_ pp. 111~112.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활성화되는 신경회로는 약물 중독을 부추기는 신경회로만큼이나 강력하다. 사랑의 신경회로가 한껏 활성화되면 공포-경계체계인 편도와 염려-비판적 사고체계인 전두대상피질의 활동이 둔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엑스터시를 복용한 사람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낯선 이들을 대할 때 나타나는 경계심이 낮아지는 대신 사랑의 회로에 주파수가 맞춰지는 것이다. 사랑에 처음 빠졌을 때 나타나는 고전적인 증상은 암페타민, 코카인, 헤로인, 모르핀, 옥시콘틴과 같은 진정제를 맞았을 때의 초기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이 진정제들 속에 들어 있는 나르코틴 성분은 뇌의 보상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자극함으로써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데, 낭만적 사랑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_ pp. 119~120.
사랑의 상실과 배신을 경험할 때 여자와 남자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랑을 잃고 버림받은 남자의 자살률은 여자의 3~4배에 이른다. 여자도 자살을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남자 쪽이 더 많다. 반면에 여자들은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게 되고,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울기만 하며 사회적 활동을 멈추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_ p. 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