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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소녀 8.

시니is |2007.07.02 15:54
조회 919 |추천 0


네이트분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


은아는 그 검사놈이 사줬다는 미니스커트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촉촉이 젖은 상태였고, 뽀얀 피부가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해명해야 할 일이 있다.


“저기 은아야···”

“아라라꼬라앙~!”


·····시발. tv를 끄지 않았군.


서둘러 tv를 끈 뒤 은아를 바라보니 가자미눈이 되어 쳐다보고 있다.


“아저씨.”

“어?”


만화에서나 보던 가자미눈의 은아가 새침한 표정으로 말한다.


“좋았어요?”


···· 이 계집애가 나를 뭐로 보고?


“조금···”


············ 이 망할 놈의 입아..

나도 모르게 수줍게 대답한 나의 입을 손으로 구타하는 사이

은아가 괜찮다는 듯 웃으며 말하고···


“뭐 어때요··· 남자들은 다 보잖아요. 아 맞다!”


무엇인가가 생각난 듯 조심스럽게 재차 말문을 여는 은아.


“그런데··· 저 오늘 쉴 수 있어요?”


드디어 화제를 돌릴 수 있다!

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그래. 오늘 쉬어.”

“정말요?”


안 된다고 생각한 듯 은아는 눈이 커지며 깜짝 놀란다.


“그 아저씨가 그럴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 역시 사람보는 눈이 예리해.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예요?”

“어? 그냥 승낙해주던데.”

“그래요?···”


나의 말이 100% 믿음이 주지 않는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은아.


“그런데 왜 붕대를 하고 계세요?”

“어, 어··? 기, 기억 안나? 네가 어제 소주병으로 후려쳤잖아.”

“·······제가··요?··”


나의 서둘러 지어낸 말에 은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어제 태도로 봐서는 분명 필름이 끊겼을 것이다.


“저··· 정말 제가 그랬어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물어보는 은아.

··· 정말 필름이 끊겼나보군.


“기억 안나? 너 어제 소주병으로 나를 치고··· 오징어로 목을 조르며 자살하려하고··· 나보고 새끼야라고 했잖아···”

“··············”


은아는 충격을 먹었는지 비틀거리며 침대로 걸어간다.

그러더니 곧 이불을 가지고 작업을 하더니···


“········”


서둘러 이불로 자결을 하려는 은아를 막으며 한숨을 내쉰다.

착한 것인지, 단순한 건지···


“죄송해요··· 아저씨. 저 같은 애는 그냥 흑···”


이제는 침대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하는 은아.

····물침대에 아무리 박아봐라. 다치나···


“괜찮아. 술 먹으면 그럴 수도 있지.”


양심이 조금 찔렸지만 환하게 웃으며 은아를 위로하는 나.

난 정말 선행 뉴스에 실려야 될 놈이다.


#


“밥 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한참이나 물침대에 머리를 박다 어지러워하는 은아를 달래고, 가볍게 샤워를 마친 후,

은아의 손을 잡고 모텔을 빠져나온 나는 배고픔을 느끼며 말했다.

그러자 자신도 배가 고픈지 고개를 끄덕이는 은아.


“뭐 먹을래?”

“음···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꺼예요?”

“그럼.”


네가 먹어봐야 얼마나 한다고···


“랍스타도 먹고 싶고, 안심 스테이크랑···”

“으음··· 2만원 안에서 말해.”

“농담이예요. 헤헤.”


나의 말에 은아는 혀를 살짝 내밀며 웃었다.

···· 농담인 줄 알았으면 그냥 사준다할껄···

결국 은아와 내가 선택한 것은 감자탕이었다.

고기를 먹으러 가자니 은아의 속이 좋지 않았고,

나 역시 국물을 좋아하기에 둘 다 만족스러운 메뉴.


“여기 소자로 하나 주세요.”


식당 안, 작은 방으로 들어가 감자탕 소자를 시킨 뒤,

은아와 대화를 나누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 살아 있냐?”


놀랍게도 상대는 기적이었고 살아 있었다.


“행님··· 큰일났습니더!! 어디계십니꺼?!!”


삐져있을 것이란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기적은 급한 목소리로 외친다.

은아가 궁금하다는 듯 바라봤지만 나의 표정 역시 돌처럼 굳어버리고···

도대체 무슨 일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급합니더! 설명할 시간 없어예. 지금 어딥니꺼?”

“나? xx동인데?”

“알겠습니더. 지금 그리로 갈께예!”


기적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15분 뒤 다시 벨이 울렸다.


“행님! 지 xx동 왔는디 어디십니꺼?!!”

“지금 감자탕 집에서 밥 먹으려고 하는데···”

“행님! 지금 밥 먹을 때인 줄 압니꺼! 하튼 지금 그리로 갈께예. 위치 좀 말하소!”


······이 새끼가 이젠 나를 훈계하네?


“응. 여기가···”


마음과 달리 너무나 자상하게 설명하는 나란 놈은···


#


기적이와 원만이가 감자탕 집에 도착한 것은 전화를 끊은지 20분 후였다.

그때 은아와 나는 감자탕에 사리까지 넣어서 시식을 하고 있었는데···


“행님!”

“행님 저희 왔습니더! 어, 은아도 있네예?”


큰 형님에게 맞기는 맞았는지 온통 부상으로 문신한 기적과, 원만이가

우리 옆 자리에 앉자마자 벨을 눌렀다.

그러자 방으로 서빙 하는 아가씨가 들어오고···


“여기 감자탕 대자 하나 빨리 주소!”


뭐 이런···


“큰일 있다며?”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묻자,

물을 마시던 기적이 곧 웃으며 대답한다.


“아··· 배고픈데 돈이 없었습니더! 행님한테 밥 사달라고 하면 끊으라 할까봐서예.”

“···········”


이젠 안 쓰던 머리까지 쓰는 기적과,

그 옆에서 자신들의 계획이 뿌듯한 듯 해맑게 웃는 원만.

그래. 내가 동생들 밥 한 끼 못 사주겠냐.


“하나.”

“개념아···”

“둘.”

“돌아와···”


배고플수록 밥맛이 더 좋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녀석들을 위해 식사 전 운동을 시켜주었다.

정말 나의 배려심은···

절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


감자탕에서 다들 배를 채우고 나온 뒤,

나는 은아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집에 보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놀아줘야 하는 것인지···

그때 은아가 나의 눈치를 살살 살피더니 말한다.


“아저씨··· 저 영화 보고 싶어요.”


···오늘 지출이 걱정되는군.


“그러자.”

“아싸. 지도 영화 보고 싶었는디!”

“행님, 감사합니더!”


······난 은아랑 둘이 갈···

어느새 은아를 가운데 두고 영화관을 찾아 걸어가는 기적과 원만.

내일은 꼭 원만의 현금 카드를 빌릴 생각을 하며 나는 그 뒤를 따라갔고,

잠시 뒤 영화관에 도착했다.


“행님 뭐 볼까예?”

“저 괴물 보고 싶어요.”

“그랴? 은아가 보고 싶다면 봐야제!”

“하모! 행님 괴물 봅시더!”


어느새 난 돈만 내는 물주가 되어버린 현실.

이미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괴물을 본 나이지만,

벌써 놈들은 표를 끊고 나에게 계산을 바라고 있다.


“하아.”

“죄송해요··· 저 때문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자,

은아가 걱정가득한 얼굴로 말한다.


“괜찮아. 너 때문에 그러는 것 아···”

“행님! 와 은아를 불편하게 합니꺼!”

“그러게! 행님 그러면 안 되예!”


······ 내 이 새끼들을 진짜.


정말 열 받았다는 눈빛으로 기적과 원만을 째려봤다.

그러자 움찔하는 두 놈들.


“새, 생각하니 애들은 가끔 불편하게 커야합니더.”

“내, 내도 동감이라예.”


정말 돈을 줘서라도 이 두놈을 버리고 싶다.


결국 우리는 괴물의 표를 끊은 뒤, 극장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돈 만원을 가져갔던 기적과 원민이가 콜라와 팝콘을 가득 사왔고..


“행님. 요 놈들은 행님이랑, 은아껍니더.”


기적이가 활짝 웃으며 내민 것은 한 컵에 빨대 두 개가 꽂혀있는 콜라와 팝콘.


‘나보고 지금 은아랑 같이 먹으란거냐?“


····고마운 녀석들.

오랜만에 개념있는 기적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며,

팝콘은 내가 들고, 콜라를 은아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은아도 괜찮은지 살짝 웃었고··· 곧 영화가 시작되었다.

#


“워메··· 우리 중딩이 놔라! 놔라!”


······이 미친 새끼.

영화가 시작되자 너무 과도하게 몰입된 기적과 원만은,

괴물에게 딸이 납치되는 장면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외쳤다.


“아·· 뭡니까?”

“거참, 조용히 좀 보죠?”

“앉아요! 앉아!”


그와 함께 사람들의 짜증이 가득 실린 목소리.

나는 서둘러 기적과 원만을 발로 걷어차며 자리에 앉혔고···


“죄송합니다. 정신병원에서 나온지 얼마 안 돼서···”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아 은아는 눈치를 보며 웃고 있었고,

기적과 원만은 여전히 영화에 빠져 있었다.


‘과연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까···’


나의 걱정은 기우였는지 어느새 영화는 절정에 이르고·· 그때.


“으아아악!!”

“기적아, 같이 조지자! 우리 중딩이 살리라!”

“우리 중딩이 안 살리노! 뭐하노!!”


말릴 틈도 존재하지 않았다.

끝자리에 앉아 있던 기적과 원만은 순식간에 스크린 앞으로 뛰어 나갔고,

괴물이 나오면 주먹으로 때리며 중딩 딸을 살리라고 외쳤다.


“시발놈아! 강호 행님은 와 때리노!”

“수, 순식간에 화면이 바뀌 가지고 말이다.”

“············”


결국 우리는 영화가 거의 끝날 때 쯤 끌려 나왔다.


밖으로 나와 길거리에서 기적과 원만에게 개념아 돌아와를 시킨 뒤···

돈 만원을 주고 게임방으로 보냈다.

그리고 은아와 나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은아가 하고 싶다는 것을 하나씩 다 하였고···


어느덧 날이 저물고 밤이 되었을 때,

우리는 강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아저씨.”

“어?”


은아가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며 말한다.


“저기 가장 반짝거리는 별들 사이에 있는, 별이 바로 아저씨예요.”


은아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아주 환하게 반짝이는 두 별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별이 하나 있었는데···

···· 내가 죽길 바라냐?

너무나 희미해서 곧 사라질 것 같은 별.

내가 가자미눈이 되어 자신을 쳐다보자 살짝 웃으며 설명하는 은아.


“아저씨가 그랬잖아요. 어둠이 깊으면 더욱 밝은 해가 뜬다고. 아저씨는 지금 너무 어두운 곳에서 희미하게 반짝이지만··· 언젠가는 그 어떤 별보다 환하게 뜰꺼예요.”


꿈보다 해석이 좋았다.


“그럼 너의 별은 어디에 있는데?”


그러자 은아의 얼굴이 슬퍼진다.


“제 별은 없어요.”

“왜?”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던 은아.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군.

곧 애써 웃으며 말한다.


“원래 반짝, 반짝 거리던 제 별이 있었는데··· 마음과 몸이 더럽혀진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어둠에 갇힌 것이 아닌··· 제 스스로 없애버렸으니···”


나는 아무런 위로도 할 수 없었다.



“가요.”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느껴질 때,

은아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네가 웃으며 슬퍼지니깐, 차라리 우는 것이 더 나을테니깐···

웃지 말라는 말이 입에서 나올 뻔 했지만 애써 삼키며 일어나 걸음을 옮겼고,

도로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은아가 말했다.


“저 버스타고 가도 돼요···”

“됐어. 데려다 주는 것이 싫으면 택시라도 타.”


은아는 몇 번 더 버스를 탄다고 했지만 나는 완강히 거절했고,

잠시 후 택시가 우리 앞에 멈췄다.


“아저씨··· 저 갈께요. 오늘 고마웠어요.”


차에 타기 전 활짝 웃으며 은아가 말했다.



그리고 그때··· 나의 손이 은아의 팔을 붙잡았다.




출처: 시니is눈물


글쓴이: 시니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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