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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술만 시키면 안주는 무료??????

승호 |2007.07.02 18:00
조회 2,379 |추천 0
맛집 멋집이나 VJ특공대 같은 다큐프로그램에서 종종 이색적인 곳을 소개를 하는데요, 예전에 전주에 유명한 막걸리 집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막걸리를 한 주전자 시키면 안주는 최소한 열댓가지가 그냥 나오는 곳이지요. 전주는 그렇게 막걸리를 파는 곳이 사실 많습니다. 그쪽 음식문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답사를 그곳으로 갔다가 무심코 들른 허름한 대포집에서 안주를 따로 주문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오이나 고추 같은 야채며, 김치, 계란말이, 돼지 수육, 홍어회, 오징어 데친 것 등등 심지어 복숭아까지 깎아서 주던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가난한 대학생들의 주머니로는 그곳이 아주 천국이었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지방의 음식인심이 그랬답니다.   그런데 그런 곳이 대전이도 있더군요. 바로 오류동 시장이 시작되는 초입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왕대포-돼지껍데기'집입니다. 처음엔 그저 그런 실내 포장마차 정도인 줄 알았지요. 그런데 식당 안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좀 많아보인다 싶고, 벽에 걸려 있는 메뉴가 좀 단순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냥 '동태찌개, 잔치국수, 라면'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안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 앞에 제각각 놓여있는 상차림을 보니 좀 달랐습니다. 메뉴에 있는 찌개나 분식류는 거의 보이질 않고, 막걸리나 소주와 함께 돼지껍데기 무침, 두부지짐 등등으로 이뤄진 비슷한 차림이 전부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간판에는 돼지껍데기라고 써있었는데, 정작 식당 안에서 본 메뉴에는 그게 없었습니다. 좀 이상하지요? 이유는 바로, 술만 주문하면 모든 걸 그냥 준다는 사실입니다. 대전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더구나 술값은 막걸리가 병당 2천원, 소주가 3천원입니다. 소주 두병을 마시든 세병을 마시든 술값만 6천원 아니면 9천원만 내면 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안주는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 돼지껍데기 무침, 두부지짐, 도라지무침, 오이와 양파, 김치, 심지어 계란말이까지 나옵니다. 물론 떨어지면 떨어지는대로 리필입니다. 그냥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봐도 '과연 이래서 남을까'궁금증만 듭니다. 우선 처음 가서 앉으면 이렇게 깔아줍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마실 술을 주문해서 마시면 되지요.

 

이곳은 할머니 한 분이 운영을 하고 늦은 저녁에는 며느리로 보이는 젊은 분이 합류를 하는데요,

작은 가게에 비해 손님이 많은 편이라 웬만큼 와서 아는 사람이면 술이나 자질구레한 주문 같은 건

그냥 자기들이 알아서 가져다 먹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스스로 자진신고 하면서 계산합니다.

허름하면서도 정이 느껴지는 광경이지요.

인상도 푸근하신 할머니는 인심도 푸근하십니다. 그냥 손님이 달라면 그냥 주지요. 바빠도 힘든

내색 않고, 적자가 날 것 같아도 더 달라는 대로 더 줍니다. 분위기는 딱 욕쟁이할머니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인데, 그 할머니는 욕은 절대 안 하시고, 손님들 따뜻하게 잘 대해주시면서

일을 합니다.

"잘 들 먹고 가요.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 항상 그런 투입니다.

 

적적하고 깔깔한 도심이 다소 일상을 권태롭게 한다면,

이곳에서 술 한잔에 사람냄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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