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6월 7일 토요일
파이란 - KBS2 토요명화 밤10:50
새까만 후배에게조차 무시당한 채 오락실에서 시간을 죽이는 게 주된 일과인 삼류깡패 이강재(최민식). 어느 날 두목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갈 결심을 굳히는 순간 아내의 사망 통지가 날아든다. 강재도 모르는 그의 아내 파이란은 불법체류자의 신세를 면하려고 돈을 주고 얼굴도 모르는 강재의 호적에 이름을 올린 중국 여자다. 그녀는 자신을 아내로 받아준 남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
배우 최민식의 연기력에 감탄과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내가 호구로 보이냐”며 상욕을 입에 달고 사는 양아치의 모습이 사실적이다. 특히 절망의 끝자락에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사와 그리움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강재가 소리내어 우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 청순미가 넘치는 장바이츠의 표정연기도 일품이다. 영화 ‘카라’의 송해성 감독 작품. 2001년작. ★★★★
007언리미티드 - MBC 주말의 명화 밤11:50
감독 마이클 앱티드. 주연 피어스 브로스넌, 소피 마르소. 1999년 작. 석유업계의 거물 로버트 킹이 사고로 죽자 딸 일렉트라(소피 마르소)를 보호하라는 명령이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에게 떨어진다. 로버트의 죽음에는 복잡한 음모가 얽혀있다. 과거 일렉트라가 테러범에게 납치되자 로버트는 “테러범과 협상할 수 없다”며 몸값 지불을 거절했다. 화가 난 일렉트라는 테러범과 짜고 아버지를 살해한 것. 원제 ‘The World Is Not Enough’. ★★★
컨버세이션 - EBS 세계의 명화 밤10:00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진 핵크만. 1974년 작. 도청 전문가 해리(진 핵크만)는 대기업 사장의 의뢰로 한 쌍의 남녀 앤과 마크를 미행하며 대화를 도청한다. 일을 끝내고 그들의 대화를 정리하던 중 해리는 의뢰인이 앤과 마크를 살해하려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날 의뢰인이 보낸 하수인이 도청 테이프를 훔쳐 달아나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해리는 살인을 막기 위해 범행 장소로 예상되는 곳으로 간다. 원제 ‘The Conversation’ ★★★★
6월 8일 일요일
시티 라이트 - EBS 일요시네마 낮02:00
자타가 공인하는 찰리 채플린 최고의 영화. 1931년에 채플린은 유성영화의 도도한 흐름을 거부하고 이 무성의 걸작을 만들어냈다.
거리의 떠돌이 (찰리 채플린)는 산책길에서 꽃 파는 눈먼 소녀(버지니아 세릴)를 만난다. 소녀에게 애정을 느낀 떠돌이는 부자 행세를 하며 눈 수술비를 마련해주고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다시 거리를 배회하던 떠돌이는 시력을 되찾고 행복해진 소녀를 본다.
시력을 되찾은 소녀가 자신의 은인이 부자가 아니라 가난뱅이였음을 깨닫고 당혹해 하는 가운데 채플린의 미소가 클로즈업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프랑스 영화사 MK2가 올해 디지털로 복원한 버전을 방영하는 것이라 색감이 선명하다. 영화 상영직후 ‘치킨 런’의 감독 피터 로드가 채플린의 영화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26분짜리 다큐멘터리도 방송된다. 원제 ‘City Lights’. ★★★★★
노틀담의 꼽추 - KBS1 명화극장 밤11:20
감독 장 들라노이. 주연 지나 롤로브리지다, 앤서니 퀸. 1956년 작.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종교와 서민들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연금술사 프롤로가 꼽추 콰지모도 (앤서니 퀸)를 부리며 살고 있다.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프롤로의 음모로 교수형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구출해 성당에 들어간다. 원제 ‘Notre Dame de Paris’.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MBC 일요심야극장 밤12:00
감독 박흥식. 주연 전도연, 설경구. 2000년 작.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꾸밈없이 담아낸 로맨틱 코미디. 3년간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던 성실한 은행원 김봉수 (설경구)는 어느 날 무단결근을 감행한다. 갑자기 멈춰선 지하철 안에서 모두들 휴대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데 자신은 이럴 때 전화할 사람조차 없다는 걸 깨달아서다. 봉수는 보습학원 강사 원주 (전도연)와 매일 마주치면서도 그녀의 존재를 잘 의식하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