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평균 1득점, 스트라이커 득점은 없음.'
47년만의 우승을 노리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07에 참가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본선 D조 경기에서 받은 성적표다.
핌 베어벡 감독은 첫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앞선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최전방 공격을 담당할 스트라이커를 묻는 질문에 "우리 팀에는 3명의 우수한 공격수가 있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3명의 우수한 공격수'들은 정작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인도네시아전에서 나란히 무득점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한국의 3득점은 최성국, 김두현, 김정우가 기록했다. 이들의 포지션은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최전방 공격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과연 빈약한 득점력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베어벡 감독이 줄곧 사용했던 공격전술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베어벡 감독은 주로 상대 진영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가며 돌파와 크로스를 연결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고집했다.
지난 15일 바레인전 패배 직후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선수들끼리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공격수가 페널티에어리어 밖으로 나와 볼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은 3경기 내내 기존의 공격 패턴을 유지하며 경기를 치렀다.
베어벡호는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은 인도네시아전에서 후반 중반까지 공격을 주도해 이 패턴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대등한 기량을 가진 사우디와 바레인전에서는 상대의 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 전술이 패배의 원인으로까지 지적됐다.
한 번의 패배가 탈락으로 연결되는 8강 토너먼트, 그것도 지난 11년 동안 벌어진 4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이나 발목을 잡혔던 이란에 이런 전술은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 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이란은 한국전에 유럽파를 총동원해 나설 것으로 보이며, 본선 C조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토대로 오히려 한국을 위기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베어벡 감독이 이란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원한다면 다양한 공격 패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상대의 밀집수비에 공격활로를 쉽게 뚫지 못하는 것도 저조한 득점의 원인이다.
지난 D조 3경기에서 한국에 맞서 초반부터 공세에 나선 팀은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했던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인도네시아는 공격이 풀리지 않자 최전방 스트라이커 밤방 파뭉카스를 남겨놓고 모두 수비에 가담했으며, 사우디와 바레인 역시 전반 중반까지 수비에 치중하며 기회를 노렸다.
문제는 이런 상대의 수비에 한국이 쉽게 공격 루트를 개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대 선수들을 유인하기 위해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리다 역습찬스를 허용하는 모습까지 종종 보였다.
02한일월드컵 4강을 이룬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한국을 상대하는 아시아 팀들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우수한 기량을 갖춘 이란도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
베어벡 감독 입장에서는 지난 3경기의 실수를 분석해, 상대의 수비 작전을 사전에 간파하고 효율적인 공격전개 및 경기운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가져야 아시안컵 우승을 바라 볼 수 있다.
베어벡호의 자카르타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1막을 내렸지만, 47년만의 우승을 위해 거쳐가야 하는 8강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녹슨 공격포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