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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두근거렸던 50분..

상심한여인 |2007.08.03 22:31
조회 750 |추천 0
사람찾기에도 글을 올렸지만.. 못찾을 것 같아서^^;; 그냥 여기에다 제 경험을 올려 봅니다.. 제 생애 가장 두근거렸던 50분을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전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20대 중반 회사원입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퇴근하려고 강남역에서 2호선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곧 도착한 지하철 안에는 그날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더군요. 재빨리 타서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한참 재밌게 읽고 있던 책에 몰입했더랬죠..

 

 그런데 제 앞옆에 앉아있던 캡(연한녹색모자)을 쓰고 계시던 남자분이 당황한 듯 고개를 숙이시더라구요.. 지하철에서는 저도 사람이 앞에 서있으면 가끔 당황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책을 계속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의 당황함은 계속되었고 전 그런 모습을 보니 살짝 웃게 되더라구요. 또 그러는 저를 보면서 그분 얼굴이 빨개지는 게 느껴졌어요..^^;;

 

 근데 그렇다고 또 그분이 저한테 관심이 있다던가 그런게 아닐 수도 있잖아요.. 전 애써 침착해 지려고 했어요. 책을 계속 읽으려고 했습니다. 근데 잘 읽히지 않더군요.. 대신 그분의 인상착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갸름한 얼굴, 녹색과 빨간색이 들어간 시계, 흰색 스카이 핸드폰.. 저도 왠일인지 보면 볼수록 그 분에게 눈길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손이 고우시더라구요.. 그 분의 고운 손을 보고 제 손을 보니깐 더 투박한 것이 제 손에서 언능 시선을 떼게 만들더군요 -_-; 암튼.. 트랜디하면서도 수수한듯한 인상이.. 웬지 익숙하고 마음에 들었어요..

 

 

 

 어느덧 신도림역에 도착해서 동인천 급행을 타야했습니다. 아쉽지만 내릴수밖에.. 그런데 내리고 보니 그 남자분도 내리셨더군요.. 수줍긴 했지만 저를 쳐다보셨어요.. 저도 쑥스러웠져.. 그분의 관심이 저에게 있었다는 것도 알겠더라구요.. 물론 저도 관심이 있었구요. 그리고 말은 없었지만 앞장서시길래 그분 뒤를 따라 걸었는데..

 

 

 

 열차가 당역 접근이네요....  항상 기차가 오면 달리는 저는..  마음은 그분을 따라가고 있는데 몸이 말을 안듣고 습관처럼 4번홈으로 가버리네요 ㅠㅠ  습관이란게 무섭더군요 ㅠㅠ

 

 

 그런데 열차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타고 있던 사이에 열차가 떠나버렸어요. 그 분을 다시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에 그럴 자신이 없더군요. 녹색모자를 쓴 그분이 다시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후.. 그 녹색 모자를 쓴 그분이 보이는 거에요! 전 반가웠는데 그분은 저를 본순간 피하시더라구요.. 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안한듯 쳐다보았죠.. 그 분은 심난하신듯 담배를 피우시더라구요..-_-; 그렇지만 무슨 말을 걸수도 없고... 그때 열차가 왔고, 그분도 동인천 급행을 타시더라구요. 짧은 전화통화를 하셨어요.. 구로 가는 거 탔다구.. 목소리도 저음톤에 제 맘에 너무 들었어요 ㅠㅠ

 

 

 그런데 그날따라 또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그분과 저 사이에는 사람장벽이 쌓이게 되었어요 -_-;; 전 그 분 옆에 서있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가끔씩 시선이 오가면서 심장이 너무 두근거렸어요.. before sunrise에서 노래방에서 두 주인공이 시선을 엇갈리며 쳐다보는 것처럼.. 이런 게 두근거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은 다시 저를 보고 미소를 짓기 시작하셨어요..

 

 

 

 그새 제가 내려야 할 부평역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많은 틈에 전 그 분이 있는 쪽으로 내리고, 그분은 제가 있는 쪽으로 내리는 바람에 또 다른 문에서 내리게 되었네요.. 저희 둘 사이에는 또 거리가 생기게 되었어요.ㅠㅠ  그 분이 저에게 와서 말을 걸어주길 바랬는데.. 의자에 않아서 생각에 잠기시더라구요.. 전 차마 가슴이 너무 뛰어와서 먼저 가서 말을 걸 수 없었어요 ㅠㅠ 그리고, 먼저 걸어와 주길 하는 바램도 있었고..

 

 그러는 사이 제가 또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순간이 왔어요. 전 그 분이 어디 가시지 않길래 제가 타는 기차를 또 탈 줄 알았는데,, 제가 타고 나니.. 그 분은 가시더라구요. 전 다시 내려서 말을 걸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 분이 가시는 게 너무 냉정해 보여서.. 차마 못내리고.. 기차는.. 출발했어요...

 

 

 

 

 

 

 

 휴.. 너무도 후회됩니다. 그 안량한 자존심이 무엇이길래.....

 

 

 

 아니면.. 서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엇갈려 버린 것인지..

 

 

 

 그후로 한숨쉬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구요...

 

 

 

 인연.. 그리고 무연.. 첫눈에 반한다는 것..  수많은 사랑 그리고 이별 음악들.. 제가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여러가지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어요..

 

 

 

 앞으로 이런 느낌을 다시 가질 것 같진 않네요..

 

 

 두근 거리는 가슴을 가지셨던 그분은 언젠가 어디선가 두근거리는 사랑을 하실거라 믿어요.

 

 

 

 트랜스포모에 여주인공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싸우러 가기 전에.. '난 너와 차를 같이 탄 것으로 만족해!'

 

 

 저도 그 지하철을 같이 타본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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