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교 올라갈 때 "봉사활동" 제도가 생겼습니다.
1년동안 정해진 시수만큼의 봉사활동을 한 후, 봉사활동 확인증을 선생님께 제출하는 형식이었죠...
봉사활동을 하라고 하니 하긴 해야겠는데 막상 어디서 해야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제가 찾아갔던 곳은 관공서들이었습니다...
동사무소, 소방서, 우체국, 경찰서......
주로 했던 일은 청소....!
동사무소 지하실 청소하고 추운 겨울에 언 손으로 창문 신문지로 비벼대고...
소방서와 경찰서의 숙소(?) 청소하고...
우체국 우편물 분류작업 하고.......
딱히 관공서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저는 바보같이 저 모든 일들을 직접 몸으로 때워가며..
한시간 한시간 채워갔습니다.. 솔직히 봉사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더군요..
그냥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어야 하나 한숨쉬면서 확인증을 받기 위해 했을뿐이죠...
관공서 직원들도 봉사활동 하러 온 학생들을 처음 받아서인지 고작 시키는 것은 청소같은 것들 뿐...
딱히 뭘 시켜야 할지도 모르고 봉사활동 확인증조차 어떻게 써야하는지 몰라서 물어보고 했었죠.....
억울했던건 아버지가 공무원이었던 친구들은..
봉사활동 하지도 않고 봉사활동 확인증을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많이 받아와서..
나중에 봉사상 이런거 받더라구요.. 이런거 보면 참 어이없고 억울했었죠...........
요즘 옆집사는 중학생에게 방학동안 잠시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옆집이기도 하고 어머니께 옆집 아주머니께서 부탁을 해오셨다고 해서...
아주 거의 무보수로 간단하게 수학 과학 공부를 갈켜주고 있습니다....
어느날 과외하러 갔는데 책상에 봉사활동 확인증이 두어장 놓여있었습니다...
제가 중고딩때 봉사활동 하던 생각도 나고 해서 요즘도 봉사활동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그녀석에게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었죠....
그런데 봉사활동 내역이 어째 좀 이상합니다~
무슨 모금활동해서 봉사활동 2시간,
서명운동에서 서명받아 봉사활동 2시간,
시민걷기대회? 뭐 그런거 참여해서 봉사활동 4시간...
뭔 봉사활동이 죄다 봉사활동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만 있습니다..
제가 했던 관공서 청소보다도 더한 봉사활동 내역들.....
무슨일인가 물어보니...
무슨 사회복지단체의 기금조성 모금활동에 동네 주민들에게 모금활동 벌여
모금한 돈과 내역을 복지단체에 건네준뒤 봉사활동 확인증을 발급받기도 하고....
지자체에서 어떤 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주민 서명을 받아 제출하고 지자체의 봉사활동 인증받고..
시민걷기대회가 왜 봉사활동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봉사활동 인정받고....
때로는 어떤 특강만 들어도 그걸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해주기까지 하데요?
제가 봉사활동 할 때에도 내가 왜 이런걸 하고 있어야 하는지 몰랐는데...
요즘엔 더한것 같습니다...
서명운동, 걷기운동, 모금활동.... 이런게 봉사활동인가요?
이 봉사활동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요?
그나마 고등학교때엔 사회봉사 동아리 활동을 한 덕택에...
정신지체아들이 있는 복지시설에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가서..
봉사활동 시간 채우는데 어려움도 없었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웠었는데요...
봉사활동에 어느정도 체계와 봉사활동에 대한 범위가 재정립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으로 알게된 사회복지단체..
고등학교 시절의 봉사활동이 인연이 되어..
군대 다녀온 지금까지도 자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동아리 선후배들이 찾아가며 봉사를 하는데요..
정작 그렇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손길이 모자릅니다...
그래도 가끔 찾아와 봉사활동 하고 있는 중고생들 보면 어찌나 이쁘던지요....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이 가능한 기관을 이런 사회복지기관으로 한정하고..
중고생들에게 가이드북을 만들어 봉사가 필요한 기관들의 전화번호,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그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상세하게 알려줘서...
봉사활동의 좋은 취지와 아이들의 마음을 일깨워주는데 이 제도가 올바르게 사용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