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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권을 마음껏 쓰는 사람들

대구사람 |2007.08.06 11:38
조회 5,415 |추천 0

점심때라 그런지 지하철 안이 비교적 한산했다
그런데 한산함을 깨는 아줌마들의 수다소리가 곧 들려왔다.
여튼 나는 먼저 발급기쪽으로 다가갔다
네명의 아줌마들도 곧바로 뒤를 이었다.


그런데 아줌마들이 다가선 곳은 다름아닌 우대권 발급기앞이었다.
경로대상이 아닌 건 분명했고
그렇다고 특별히 장애가 있어보이지도 않았던 그들이었다.


한명이 죄스러운 듯 우물쭈물 발권을 망설이자
일행은 내 쪽을 한번 힐긋하더니 "괜찮다 다들 이거 쓴다"하며
아주 익숙한 동작으로 표를 뽑는 것이었다.
물론 이곳 어디에도 감시의 눈초리는 없었다.

 

'다들'이라니..
돈을 내고 표를 발급받은 나 조차 우대권을 발급받은 사람이 되버린듯
기분이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지하철 직원도아닌 내가 뭐 어쩔 수 있었겠나

기막힘에 호기심에 나는 아줌마들의 뒤를 따랐다.
마침 같은 방향이어서 같은 객차까지 탈 수가 있었다.
이 아줌마들 혹시 노약좌석 찾아 가는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멀찍이 그 좌석에 앉아있는 이 연배 쯤의 남여 한쌍이 보이긴했다.
혹시 저들도 그 '다들'속에 해당하는걸까 ..라고 생각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노약하지 않아보였던 노약좌석의 승객들 그들도 모두?
물론 무리스런 소급이라 생각은 했다.


아줌마들은 여전히 히히호호 즐거웠고 그만큼 난 씁쓸해져만갔다.
어쩌면 저들은 이 명백한 범법의 행위를
일종의 절약으로 생각할 지도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측에선 경비절감을 위해 무인발급체계를 갖춘다했다.
그래서 수 백억을 들여 기기도 교체했고 인력도 재배치했고.
결과야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지만
현재로 확실한 게 있다면 그건 우대권의 발급도 무인화됨에따라
그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정사용자가 늘었다는 말이다.


이는 그대로 수익의 손실을 뜻할 터
경비절감이라는 이유로 시작한 일인만큼
수 백억의 초도 기기값은 둘째치더라도
우선은 부정사용으로 인한 손실이 경비절감이득 보다 더 큰 건 아닌지
확실히 따져봐야 할 것같았다.


사실, 전과 달리 명색이 공짜표를
신분확인 생략하고 단추하나 누르면 바로 나오도록 만들어놨는데
이를 예견치 못했을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하철측은 그 대비랍시고 겨우
개찰구앞 감시자로 뒷짐진 아저씨 하나를 덩그러니 세워놓고
걸리면 30배예요 이런 가소로운 엄포만 놓을 뿐이었다.


포기를 한 건지 확실히 줄었단 건지
언제부턴가 그 뒷짐 아저씨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러더니 역마다 새로 붙은 전단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노조측에서 내놓은 해결방안이었다.

 

그런데 그게 고작 우대권때문이 공사경영이 엉망이니 국가가 책임지란 소리였다.
국민세금으로 적자 메꿔달란 얘기다.
밉살스럽게도 '남들은 해주면서 우린 왜 안해주냐'
이런 걸 주장의 근거라 내세운다.


결국에와선 스스로의 불찰을 그것도 자구의지 박약의 상태로
국민 호주머니 털어 해결하잔 얘긴 데
어느 모자란 국민이 오냐 그러마 수긍해줄까
지하철은 혹시 우대권의 부정사용도 전 국민에 골고루 돌아가는 혜택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지않고서야 이런 소리 나올 수 있는 일인지..


매표인력 줄여서 경비 절감하고
대민서비스를 개선하겠다 말은 번듯하게 하고있지만
애당초 스스로 초래한 문제에대해 적극적인 해결노력보단
칭얼대고 떼부터 쓰고보는 정체성을 보인 조직에게 이런 걸 기대해도 될 일인가싶기도 하다.

 

사람에따라 지금의 우대권발급은 충분히 유혹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관리하기에 따라서 또한 그 가능성을 원천봉쇄시킬 수도 있는 일이다.
지하철의 그 아줌마들은 우대권의 부정사용이 힘든 상황에서도
기필코 그걸 사용하리라 생각했을까?


지하철의 책임감없는 행동은 물리적 불편 뿐 아니라
승객들에 잠재적인 부도덕까지 조장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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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ㅎㅎ|2007.08.07 10:37
정말..우대권.. 전 중학생들이 우대권 끊어서 타고 다니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문제는, 관찰하시는 분이 계셨는데도 그냥 넘어가시더군요.. 개찰구쪽에 나타는 불빛으로 충분히 감지해 낼 수 있는대도 그냥 넘어가더군요. 30배 징수 한다고해도, 한번도 징수하는 걸 못봤습니다. 처음 그런거라 생각하고 가벼운 경고만 하시던데, 상습범이 많습니다. 제발 좀 생각하고 기계를 만들던가하지.. 담배 자판기처럼 신분증 넣어서 인증하고 표나오는 식으로 좀 만들순 없나요? 인증하는 기능 넣으면 누가 잡아가나..
베플신데렐라|2007.08.07 12:20
시민들 가지고 시험 하는것도 아니고 그 표 주는것도 귀찮아서 밖에다 내다 놓은건지...솔직히 나도 많이 갈등때렸다. 가끔씩 가져가고 싶은 .... 그런거 가져가는 시민들도 문제지만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내다놓은 지하철 측이 더 문제있는거 아닌가?? 그러면서 적자내 뭐내 하면서 요금은 또 올리는건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아무튼 정말 맘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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