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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들?? 사람맘이 참..

돼지맘 |2003.06.14 10:56
조회 1,049 |추천 0

지금 8주+6일 된 예비맘입니다. 결혼한지는 6개월 들어섰구요.

 

 

임신 4주...

 

기분도 이상하고 하도 졸려서 테스트기를 사서 해봤더니 희미한 두 줄이 나왔습니다.

 

 

임신 5주...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질초음파를 하고 아기 심장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이란!!!

 

진료를 마치고 나서 선생님 왈 -

 

정상적인 아기보다 심장박동수가 적고 아기집이 좀 찌그러져 있다고.. 유산끼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쿠궁!!!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유산끼?!.. 유산??? 그 때부터 대한민국 온갖 포털싸이트를 돌아댕기며 검색해 본 단어

 

"유산"

 

아는 게 병이라고 인터넷 검색하며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려서 걱정은 걱정대로 되고 거의 1주일을 울며

 

기도하며 정신 놓고 지냈습니다.

 

그래도 일단.. 사방에 소문은 다 냈습니다.

 

결혼하자 마자 생긴 애기고, 첫 애기고, 나도 장녀고 울 신랑도 장남이니까..

 

어른들은 자꾸 애기 가진 거 말하고 댕기믄 안 된다는데 전 입이 근질거려서... ㅡㅡ

 

축하 받을 꺼 미리 다 받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아들이었슴 좋겠어? 딸이었슴 좋겠어??"

 

 

그 때는 아직 유산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 한 때라 전 진심으로!!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아들이건 딸이건 상관없어. 그냥 건강한 아기었슴 소원이 없겠어!"

 

정말 그랬습니다.

 

게다 시댁이나 친정이나 아무도 아들 강요도 안 합니다.

 

울 신랑도 자기 닮은 딸을 바라고 있습니다. ㅋㅋㅋ... 근데 신랑 닮은 딸이라면 전 사실 걱정입니다.

 

이유는 더이상 말 않겠습니다. ㅡㅡ^

 

하튼.. 주변에 어떤 강요도 없고 저 역시 그저 건강한 아기이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제가 좀 시집을 늦게 간 편이라..

 

먼저 결혼해서 아기 가진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예전에 그 친구들이 아기 갖었을 때나 예전에 회사 댕길 때 임신해서 댕기는 언니들한테 그냥 별 생각없

 

이 "왠지 느낌에 딸일 꺼 같오." 라고 말했을 때.. 와!!

 

그녀들의 얼굴에 도는 어두운 그림자들!!

 

아직도 생생히 기억 합니다.

 

속으로 생각했지요. '지들도 딸이믄서 왜케 아들 타령이야?? 아들이믄 어떻고 딸이믄 어때...?! 난 주시

 

는 대로 건강하고 이쁘게 키울꺼야!'

 

이 생각은 임신 6주+6일 까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임신 6주+6일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1주일을 넘게 울고 불고 기도하고... 죽을 날 받아논 뇬마냥 진짜 이쁘고 기특

 

하고 착한 짓만 하면서 지냈습니다.

 

다시한번 질 초음파...

 

앗!!!

 

애기집이 저보다 더 똥그랄 순 없습니다!!

 

애기 심장박동 130번도 넘습니다!!!

 

누워서 감동의 눈물을 주룩 주룩 흘렸습니다.

 

선생님 왈 - 수 일 전에 글케 날 겁주시던 선생님이 너무나 환한 얼굴로 이제 안심해도 되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직 초기니까 조심하라고..

 

너무 기뻐서 그 담날까지 하루종일 애기 사진만 보고 있었습니다.

 

1주일동안 매일 매일 배에다 손 올려놓고 "똥그래져라! 똥그래져라!!" 아주 주문을 외워댔으니까요.

 

 

행복에 겨워하고 있는 동안...

 

불현듯 찾아드는 궁금증!! "아들일까, 딸일까?!"

 

그래서 미친짓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아들 딸 성별 알려주는 싸이트 들어가서 만 몇천원 씩이나, 것도

 

핸폰 결재를 해가며 성별이 몬지 알아보기도 했고.. 아들로 나왔는데 해놓고 정신차려 보니 전혀 과학적

 

근거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있는 어떤 사람도 그렇다할 태몽도 안 꿔주고.. 저야 모 하루에 꿈을 서너개 씩 꾸니까 (일어나보

 

면 전부 다 생생해서 진짜 태몽이 어떤건지 모르겠슴)

 

 

어느날 나보다 두달 먼저 임신한 친구가 전화로 그럽디다. 지는 아들이라구..

 

그러믄서 저보고 그럽니다. 

 

 

"넌 딸일 거 같옹!! 홍홍홍"

 

 

그 옛날 그녀들 얼굴에 스쳤던 그 그림자가 순간 제 얼굴에도 스쳤지나가는 걸 느꼈습니다.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울며 불며 기도하며 "건강하게만.. 주시는 대로.." 라고 말 하며 아들

 

타령을 맹렬히 비난했던 내가 왜 그랬을까??

 

 

저도.. 어쩜.. 맘 깊은 곳에서는 아들을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을 미리 낳아논 엄마들 빼고는 아마 모든 예비맘들이 아들을 원하고 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

 

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요.

 

딸도 낳고 아들도 낳고.. 만약 하나만 낳을 꺼면, 이왕이면 아들을 낳고.. ^^

 

아무래도 다들 그런 생각들이 많겠죠.

 

 

이궁..

 

그냥 제 자신의 감춰진 이중성을 발견하고 나서 놀란 가슴 진정시킬 겸 이곳에 몇 자 적어봤습니다.

 

전 초심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그저 주시는대로 건강하게 이쁜 태교 하믄서 배 뚜들기며 키우겠습니다.

 

아들이믄 어떻고 딸이믄 어떻습니까..

 

아직 8주+6일 밖에 안 됐으니 조심 또 조심하며 지내야죠.

 

 

또 한번 제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휙~ 하니 지나가게 되면 그 때 다시 글 올립죠.

 

"난 진짜 이중인격자다!!" 하믄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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