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라이프]더위 싹∼ 대학가 괴담
[속보, 생활/문화] 2003년 06월 12일 (목) 10:09
여름이 되면 캠퍼스엔 어김없이 각종 괴담과 전설이 회자된다.특히 올해는 때이른 더위로 무서운 얘기들이 전파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학생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떠도는 전설 아닌 전설들은 전혀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근거도 갖고 있어 더욱 간담을 서늘케 한다.여름밤 기숙사,호수,연못 등을 지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가빠지고 있다.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기숙사 자살 귀신
K대 기숙사에는 몽유병 환자 괴담이 떠돌고 있다.수년 전 이 대학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로 한 신입생이 한밤중에 책상에서 공부하던 중 룸메이트인 선배가 갑자기 자다가 벌떡 일어나 신입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아직 덜 익었네’하고는 다시 잠자리로 돌아갔다는 것.신입생은 장난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다음날 룸메이트의 책상 위에 있는 수박에 칼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고 말았다.수소문해본 결과 룸메이트는 몽유병 환자인 것으로 판명나 기숙사에서 퇴출당했다.만약 머리가 다 익었다고 말했다면….
▲끔찍한 전설
Y대에는 숲이 있다.이름 그대로 과거엔 울창한 숲이었지만 지금은 나무가 듬성듬성할 정도로 반민둥산이 됐다.이 숲에는 한 커플의 괴담이 전해내려온다.벤치에 앉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커플 앞에 괴한이 나타나 남자의 얼굴에 염산을 붓고 여자의 몸을 흉기로 난자해 죽였다는 이야기다.그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나무를 일부러 많이 잘랐다는 해석이 더해지면서 괴담은 마치 사실인 양 자리잡게 됐다.이와 관련된 소문은 이를 골격으로 조금씩 변형된 이야기가 나돌 만큼 Y대생사이에서 유명하다.
▲죽음을 부르는 목소리
K대 내에 있는 호수에서는 유난히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이 때문인지 홀로 술에 취해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호수 속으로 걸어들어가 죽는다는 괴담이 전해지고 있다.2001년 겨울에도 기묘한 이야기가 더해졌다.당시 밤새 수북하게 쌓인 눈위로 호수로 들어간 듯한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는 것.이 타이어 자국을 실제로 목격한 학생들도 많다.
▲물 위를 걷는 흰 그림자
S대 캠퍼스에는 한 연못이 있다.지난해 여름 장마철 연못물이 불어 익사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이 연못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그래서인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스산한 기운을 느낀다고 증언하는 학생들이 많다.특히 늦은 밤에 지날 때면 등꼴이 오싹해진다는 것.그래서 밤중엔 인적까지 뜸하다.밤마다 연못 위를 걸어다니는 흰 그림자가 나타난다는 소문도 떠돌았다.올봄 오작교가 공사로 허물어지며 전설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약학과 김종일군(19)은 “밤 늦게 이곳을 지나가면 오싹해서 일부러 피해 돌아간다”며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수미(숙명여대) 최동선(서울대)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