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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난 박미화였다"

이지원 |2003.06.17 11:43
조회 2,750 |추천 0

김미화 "난 박미화였다" 등록일 : 2003년 06월 17일 [일간스포츠] 김범석 기자 kbs@dailysports.co.kr


호주제 폐지 '전사'로 변신

“나는 김 씨가 아니라 박 씨, 박미화였다.”

개그우먼 김미화(39)가 가슴 아픈 과거사를 털어 놓으면서까지 호주제 폐지 운동의 ‘전사’로 나섰다. 김미화는 “친아버지가 박 씨였고, 초등학교 2년 때까지 호적에 박미화로 등재돼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에 어머니 성을 따서 김 씨로 바뀌었다. 부모님이 법적으로 결혼으로 사이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였던 탓이었다”고 고백했다.

김미화(완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15일 서울 인사동 문화마당에서 펼쳐진 '호주제 폐지를 위한 문화예술인 선언'에 참석한 모습. 왼쪽은 배우 권해효, 맨오른 쪽은 배우 문소리/연합
김미화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호주제 폐지를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선언’ 참석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 동안 감춰왔던 가족사를 털어 놓았다.

“호주제 폐지 운동에 동참하는 건 내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호주제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없어져야 된다”고 말문을 연 김미화는 자신이 사실혼 관계였던 부모로부터 64년에 태어났다고 입을 뗐다.

그는 “어머니와 결혼할 당시 아버지는 이미 다른 여자와 혼인 신고가 돼 있는 상태였고, 어머니는 이를 모른 채 결혼했다”고 말을 이었다.

김미화는 친어머니 여동생 등과 함께 살았지만 호적에는 ‘박미화’라는 이름으로 등재됐고 호적상 어머니가 따로 존재했다. 그는 “엄연히 생부 생모가 있었지만 호적에는 마치 고아처럼 이름이 올라갔다”며 씁쓸해 했다.

김미화는 생부와 호적상 어머니가 모두 사망한 뒤인 초등학교 2학년 때 친어머니의 호적으로 옮겼다. 이때 성씨를 박 씨에서 어머니의 성인 김 씨로 바꿨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미화는 중학생일 때 어머니가 지금의 남편과 재혼, 새 아버지와 성이 달라 또 다시 마음 고생을 겪었다고 했다.

“혼란스러웠지만 커가며 엄마의 기구한 운명을 이해하게 됐다”는 김미화는 “지금도 친정 어머니는 내 생부와 그의 호적상 아내, 두 분의 제사를 함께 지내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가족은 평화롭고 행복하다. 하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새 아버지와 성이 달라 상처 받는 아이와 그들의 엄마들이 많다”며 “이런 내 과거사를 털어놓는 것은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호주제가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화는 호주제 피해를 겪고 있는 동료 방송인 백지연에 이어 호주제 폐지 운동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 호주제 폐지의 필요성 때문에 밝히게 돼

[일간스포츠] 김범석 기자 kbs@dailysports.co.kr

호주제 폐지는 남녀상호평등의 목소리

김미화가 숨기고픈 자신의 과거사를 밝힌 이유는 다름 아닌 호주제 폐지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여성운동연합 홍보대사인 김미화는 호주제 폐해에 공감한 후 줄곧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펼쳐왔다. 과거사를 밝힌 15일에도 그는 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호주제 철폐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 자리'에 권해효 홍석천 등과 함께 참석했으며,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난 비밀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김미화는 이 자리에서 "이혼과 교통사고는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호주제의 불합리한 사례를 접하다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더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이혼한 여성의 경우 재혼하더라도 자녀들을 전 남편 성의 아이로 키워야 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자녀들은 부모의 피를 반반씩 받아서 태어나는데 현재 호주제는 일방적으로 부계 쪽에 치우쳐 있다"며 "외국의 경우 부모가 이혼할 경우 자녀에게 부모 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김미화는 "나도 어릴 때 아버지와 호적상 어머니 등 두 분이 돌아가신 뒤 생모가 살아 있음에도 호적상 고아 신세가 됐다"며 "초등학생일 때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받고 한 동안 방황했다"고 고백했다.

김미화는 여성운동연합 외에도 유니세프와 녹색연합 등 시민 운동에 앞장서 온 모범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일문일답

-아버지가 혼인신고 사실을 숨긴 채 어머니를 만났는데.

▲원망한 적 없다. 아버지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으셨을 거다. 호적상 어머니가 본처로 등재된 상태에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우리 어머니가 아버지 호적에 오르지 못했다.

-호적상 부모가 돌아가신 후 생모 호적으로 옮겨졌다는데.

▲두 분이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살아있음에도 나와 여동생은 졸지에 고아가 됐다. 당연히 어머니가 우리를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

-그게 가능한가.

▲당시나 지금이나 남편 없이 아이를 낳았을 경우 어머니 호적에 자신의 성으로 아이를 입적할 수 있다. 처녀가 아이를 낳은 경우가 바로 이런 케이스다. 당시 어머니가 벌금을 내고 늦게 출생 신고한 것처럼 처리해 호적에 올렸다고 들었다. 박 씨에서 어머니 성인 김 씨로 바뀐 것은 바로 이 때였다.

-호주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

▲여성의 주체성 상실이다. 호주제 하의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본적도 바뀌는 등 여성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결국 호주제는 남아 선호사상을 조장할 뿐 아니라 낙태율을 높인다.

-호주제 철폐를 대 남성 투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물론 페미니즘 운동의 일환이지만 그런 극단적인 시각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남녀 상호 평등을 바라는 목소리다.

-결혼할 때 과거사에 대해 남편에게 말했나.

▲남편이 모든 사실을 듣고 날 감싸줬다. 그래서 남편과 결혼했다.

-현재 친정 식구들 반응은.

▲친정 어머니께 놀라지 말라고 귀띔해드렸다. 지금은 건강하시지만 작년 투병 생활을 하셔서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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