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연락을 해서 저를 너무 흔들어 놓네요.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잠시 다니다가 아무런 계획없이 귀국을 하게 됬었죠.
그리고 한국에서의 대학 입학을 준비하며 회화학원의 강사로 일을 하다가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저와 동갑이었고 학원의 경리로 일을 하고 있었죠.
아마도 제가 첫 눈에 반했나 봅니다.
그녀에게 잘 보이기위해, 좋은 시 구절을 외웠다가 출근해서 만나면 틈틈히 들려주었어요.
폼 좀 잴려고, 미국인 강사와 그녀 앞에서 솰라~솰라~ 말도 많이 했지요.
제가 그녀의 마음을 잡기위해 할 수 있는게 얼마 없었기에 많이 노력했어요.
결국 그녀는 저의 여자가 되었고 21살 나이에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천사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였기에 한시도 방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군대 문제가 걸려있던 저는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녀와 매일 만나며 같이 도서관을 다니고, 한번도 공부한적 없는 국사를 외우며 수능을 치뤘고
겨우 4년제 지방대에 합격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저는 여러가지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과외, 데이트, 학원..
제가 과외와 학원을 한 이유는 단지 그녀의 발이 되어줄 수 있는 차가 필요해서 였습니다.
데이트를 끝내고 그녀의 집까지 데려다주며 버스에서 시달리는 그녀가 안타까웠고,
데려다 줄 수 없을때 그녀를 혼자 보내는 것이 마음 아팠기 때문입니다.
한푼 두푼 모아, 낡은 중고차를 사게 되었고 그 차는 우리의 발이 되었습니다.
낡은 중고차였지만 그 어떤 고급차가 부럽지 않았죠.
일찍이 전문대를 졸업한 그녀는 특별한 직장을 갖지 못하며 이 일, 저 일을 하고 있었죠.
아침에 30분 빨리 일어나서 그녀를 출근 시키고, 저는 학교로 가고
방과후엔 그녀의 회사 앞에서 기다리다 그녀를 퇴근 시키고..
저는 얼마나 마음이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나 때문에 그녀가 편해진다면... 나 때문에 그녀가 힘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녀가 일을 그만뒀을땐, 매일 도시락을 싸서 그녀의 집으로 갔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언니들과 자취를 하는 그녀는 언니들이 출근하고 나면 밥도 혼자 안챙겨먹더라구요.
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했기에, 저는 더욱 그녀를 챙겼습니다.
그녀에게, 지방대 다니는 애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서울의 ㅇㅇ대학교에 다니는 애인이라는 타이틀을 쥐어주고 싶어서 또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수도권의 한 대학에 편입하는데 성공을 했죠.
3년이란 시간을 같이 보냈었기에 잠시 떨어져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편입을 한 후, 그녀도 무엇인가 열심히 해 볼 생각이었는지, 곧 괜찮은 직장을 구하더군요.
편입을 하고 약속을 했습니다.
술에 취하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주사가 심한 그녀였기에... 술 마시지 않기로...
떨어져 지낸지 한 달... 그리고 어느날...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겨우 연락이 된 그녀는... 목소리만으로도 만취 상태...
술을 왜 마셨냐고 화를 내는 순간 전화가 끊겼고.. 다음 날 아침까지 연락이 두절되었죠..
한 숨도 잠을 못자고 다음날 겨우 통화가 되었습니다.
저는 불같이 화를 냈고, 그녀는 미안하다고, 아무일도 없었다고, 단지 회사 회식이었다고 핑계를 댔죠.
'그래, 넌 안마시려 했는데, 회사 사람들이 먹였을거야! 그렇지? 어떤놈들 이었어?'
그녀는 답답하다며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한참 후, 다시 걸려온 전화..
그녀가 그러더군요.
"난 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넌 날 너무 구속시켜. 니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우리 그만 헤어져!"
제가 잘못했다며 빌고 또 빌었습니다.
너무 화가나서 망발을 했다고 빌었습니다. 연락만 되었어도 안그랬을 것이라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고..
우리의 발이 되주었던 중고차를 처리하고..
저는 2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군입대를 했습니다.
저와 헤어지고 한 달후, 회사 동료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 한마디도 듣게 되었습니다.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게 너무 힘들었어. 난 내 옆에 누군가가 필요했어"
2006년 봄에 제대를 하였고, 얼마 후 10월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겨우.. 그녀를 차츰 잊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뭐해? 잘 지내지?"
뭔가 옛 친구에게 말하는 듯한 그녀의 말투..
견디기 힘들었지만 잘 대꾸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녀의 생각에 사로잡혀 며칠을 고생했지요.
첫 전화 후, 부쩍 전화가 많이 옵니다.
그녀의 남편이 늦는 날.. 그녀는 항상 저에게 그녀 남편의 흉을 봅니다.
"넌 이랬는데.. 내 남편은 안 그래.."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참아봐야지.. 하지만 더 힘들어지면 이혼할지도..."
지금은 졸업반이어서, 기업 인턴십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제가.. 또 흔들립니다.
도대체 왜 저에게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요?
여자들의 심리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저도 잘못이겠지만...
많이 힘이 듭니다.
긴~ 이야기 끝까지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우리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