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자고 있는 나를 발로 차며 깨우는, 영화 보여 달라는 엄니의 아우성.
모처럼 하릴없는 휴일을 얻는 나로써는 귀차니즘의 압박이었죠.
"에~ 엄마. 나중에 보자. 나 간밤에 숙성된 보리차에 맛탱이가 갔어."
일부러 얼음물에 손을 담가 와서 보채시는 엄니의 간곡함에
엉기적거리며 옷을 대충 주워 입고 차키를 집었습니다.
(아버지는 동네 친구분들과 멍멍이 때려잡으러 가셨답디다.)
아주 어릴 적 흑백TV 시절, 지금은 사라진 TBS방송(지금의 KBS2)을 통해 보던
광주민주항쟁, 당시에는 북괴간첩이 광주에 몰래 침입해 난동의 주모자로 있다며
연신 몇날 며칠을 떠들어댔을 그때를 난 아직도 확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연합고사, 고등학교 시절 학력고사 준비가 전부였던
저에게는 광주항쟁이 아니라,
그저 <때려잡자, 반공괴뢰>로 이미 진압된 폭도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었죠.
그리고는 어느새 89학번으로 대학을 입학하고나서야, 대학선배(학보사)들을 통해
어릴 적 봤던 그것(광주항쟁)이 새빨간 거짓이었음을 인지하게 됐죠.
여담입니다만, 대학시절 데모도 참 많이 했죠. 닭장에도 들어가보고 ..., ^^
1987년, 박종철사건 아시죠? 그게 89년 입학당시까지도 시끄러워었죠.
위의 사건이 도화선이 되서는 전국 각 대학들이 들고 일어섰고,
대통력직선제로 이어졌으니까요. (언론의 허위적 보도로 와전되기도 했었죠)
저로써는 젊음의 혈기로 군대가기 전까지 쌩난리를 쳤었죠. 기억이 많이 나더이다.
아무튼 엄니가 "화려한 휴가"를 보고 나서 하시는 말씀,
"네가 대학 다니면서 왜 그랬는지 이제 조금 알겠구나. 장하다. 내 아들~"
난 엄니한테 한 마디의 대꾸도 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 정말이지 잘 만들었대요.
아직 못 보신 분들 계시면 꼭 보세요. 감히 제가 강추합니다.
돗데리아에서 세트를 먹고 이제 들어왔습니다. 다시 자야지.
(사실 이 영화 어리버리랑 보려고 벼르고 있던 건데. 엄니랑 보길 잘 했네요.)
다시 잘랍니다.
zzz ....
제발 깨우지 말아 달라규~ ㅋㅋㅋㅋ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