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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성 없이 문을 열어 줬어요

얼빠진아이 |2007.08.22 15:45
조회 1,704 |추천 0

방금 톡톡에서 택배 사기 당할 뻔 한 글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제가 학교 근처에서 원룸에서 자취를 하거든요.

하루는 혼자 컴터를 막 하면서 딩굴딩굴 하고 있었어요.

(사실 늘..이럽니다 ㅠㅅㅠ그때도 톡을 보고있었겠죠...)

 

복도에 다른 방에 벨을 누르는 소리가 한참 나는겁니다..

이집저집 계속 누르고..기다리는 뭐..그정도의 시간이 흐른뒤

 

이윽고 그 발자국이 저희집앞으로 오는 소리가 나더군요,

벨도 고장 난지라 누가 문을 툭툭 막 두들기는 겁니다.

'뭐 물건 팔러 왔나..' 싶은 생각에

안전바 채우고는 문을 빼꼼이 열었어요.

 

그랬더니 왠 남잔데 나이는 별로 안만나보이고 20대 중후반?

성경책을 끼고서는 서있더라구요

 

전 교회도 안다니고 딱히 그런거 관심없는지라

"죄송한데 딴 집으로 가보시면 안될까요?" 했습니다.

 

그랬더니 무지무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성경 설명 드리고 뭐 조사를 해야하는데 아무도 안계신건지 문을 안열어준다며

(날도 더웠어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있는거예요.

저 역시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있는데 약간 안됐기도 한 마음이 드는 찰라!

 

"그럼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러는데 물 한잔만 주시면 안될까요?"

 

 

물한잔이야 뭐..

야박하게 물 쫌 달라는데 " 안돼욧!!! " 하고 문닫기가 너무 쫌 그래서

물 냉큼 따라서 줄려는데

머그컴 도톰한거라 안전바 걸고는 줄 수가 없는거예요.

 

쫌 그렇긴 하지만 어쩔수 없어서 안전바 풀고 컵을 전해주려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들어오더니 저희 집에 신발 갈아 신는 곳에 걸터 앉는겁니다.

 

약간 놀랬죠. 뭐야 이사람..

그랬더니 마시고는 신발을 벗고 막 들어오는 겁니다.

 

전 완전 질려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서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성경을 펴더니 뭐 읽어라 여기 따라 해봐라 어째라 저째라

막 하는겁니다.

 

머릿속에는 아 진짜 미치겠네 뭐야 진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기도 해서 당장 나가요!!!! 하기엔 뭔가 오바하는거 같기도 하고..

근데 기분은 나쁘고..

 

아무튼 전 ㅠ ㅡㅠ 따라읽으라는대로 읽고 보라는 대로 보고

설문조사까지 응답해줬습니다.

 

그러고는 영 마음이 안좋아서

마지막에 한마디 하긴 했습니다.소심하게..

 

"그래도 여자혼자사는 집에 막 들어오시고 그러시면 안되죠.. "

 

그랬더니

"아, 죄송합니다~ 아무도 문을 안열어 주시길래요.."

 

기분은 안좋지만 어쨋든 나쁜 짓한건 아니니까 쫌 냉랭한 말투로

"요즘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아무튼 안녕히 가세요"

하고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고는 한참 멍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난 왜이렇게 세상을 모를까..

나쁜 사람만 있는건 아니지만 얼마나 세상이 험한데

가끔은 매정하게 문을 닫아버리거나 애초에 인기척을 내지 말았어야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아 난 진짜 바보짓 한거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렇게 자책의 시간을 가진후.

앞으로는 쫌 똑똑해 지리라 마음먹은 며칠뒤.

.

.

.

.

 

과외하고는 집에 왔는데 복도에 그 때 그 아저씨가 다른집 벨을 누르고 있는거예요

순간 너무 놀래서 흠칫했는데

그아저시 너무도 환하게 웃으며~ "시간 쫌 있으세요^ ^?" 라며 또 성경책을 들이미는 겁니다.

 

전 똑똑해지리라 마음먹은 그 느낌을 실어

"없는데요" 하고 문을 냉큼 닫았습니다.

 

 

그 아저씨는 뭐.. 나쁜 사람이 아니었더라도

세상일 모르는 거 잖아요.

원룸에 혼자사는 여자 변사체로 발견 되다 이런 기사 뜨는거 보면 섬뜩하고..ㄷㄷ

 

그때 아무일 없어서 다행이지 이건뭐 ..

 

아무튼 미리미리 조심해야겠어요.

 

여러분도 조~~~~~~~심..ㅠ 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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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07.08.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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