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이디로 글올립니다. 여자분들만의 공간인데 반칙 한번 하겠씸다. 도저히 답이 안나오네요. 제 얘기좀 들어주시고 좋은 의견 부탁 드려요. 저희는 9월 어느 토요일에 날짜 잡았거든요. 슬슬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여러 문제에 부딛히네요.
1. 처가집에서...
저를 별로 안좋아합니다. 싫어하거나 무시하거나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제 직업에 '사(士)'자가 안들어갔다는게 이유에요. 제 생각엔 이게 단지 하나의 이유인 것 같습니다. 저 나름대로 싹싹하고 상냥하고 처가집 갈때마다 용돈도 생각해서 많이 드렸다고 생각 하거든요. 처음 뵙자마자 얼굴 빨개짐 무릅쓰고 '아버님~' '어머님~'소리 다 했습니다. 저에게 누나가 있어서 딸 가진 부모님들 심정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쫌 심합니다. 제 예비 처제는 이리저리 선 보고 다니면서 '사'자 달린 사람들만 만나고 다니나봐요. 그래서 제가 조금 못나 보이겠죠. 결혼 허락 받는 얘기 하자면 게시판 도배도 할 수 있지만...제 얼굴에 침뱉기고 그냥 넘어가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참고로 저도...'사'가 들어가긴 합니다. 박사거든요. 연구소에 근무하긴 하지만 같은 '사'인데 의사, 판검사에 비하면 왤케 초라해 지는지 모르겠습니다.
2. 울집 상황
아버지는 3년쯤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랑 둘이 삽니다. 엄마는 전업 주부에요. 다행히 아빠가 받으시던 연금 같은게 있어서 엄마 혼자의 생활비는 큰 걱정 없습니다. 누나는 결혼 했구요.
울 여친네 집은 일산이구요. 장인어른, 장모님, 처제랑 같이 살아요. 장인어른이 카센터 사업하시는데 갑부는 아니지만 생활을 걱정해야 할 처지는 아닙니다. 처제는 선생님, 제 여친은 회사원입니다.
3. 결혼을 준비하며....
여친 직장이 테헤란로 쪽입니다. IT회사죠. 일산에서 테헤란로까지 출퇴근하기 너무 힘들다면서 현재는 원룸에 살죠. 회사 친구랑 둘이 돈 보태서 얻었습니다. 근데 결혼하면 자기는...죽어도 강남쪽에 살아야 한답니다. 울집(본가)는 마포입니다. 우리 엄마 그래도 아들넘 하나 장가보낸다고 이리저리 아껴서 한 1억 5천 준비하셨답니다. 그 돈으로 엄마 사고싶은거 사고..드시고 싶은거 드시라해도 아들 장가 잘 보내야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께 미안하지 않다 하시면서 구지 집을 해주시겠답니다. 미련한 돼지아빠 그냥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 아시죠? 강남에서 1억 5천이면 20평대 아파트 전세도 모자랍니다. 다른 지역이면 집 살수도 있고 강남에서도 아파트 아니면 작은 빌라 정도는 살 수 있습니다. 울 여친...강남 아파트 노래를 불러서 엄마가 5000만원 더 보태 주시고 6000만원 대출 받아서 끝내 전세계약 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울 엄마께 죄송해서 고갤 들 수가 없습니다. 집은 나중에 다 우리 부부 재산이니까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구요? 맞습니다. 하지만...지금 제 형편에 2억 육천짜리 전세 아파트는 생애 최대의 사치입니다. 저 그동안 공부하느라구 벌어논 돈도 없어서...아직 차도 못사고 있는 실정입니다. 40분 전철타고 가서 통근버스 타고 회사 다녀도 그러려니..하고 살았습니다. 데이트할 때 울 여친 차 한번 못태워준게 쫌 미안하긴 합니다. (울 여친도 차 없습니다...TT)
4. 그런데...
예단 300 보낸답니다. 200 돌려받고 싶답니다. 다야 한셋트랑 유색 2개는 기본이랍니다. 시계, 선그라스, 핸드백, 구두같은 거는 당근 명품이어야 한답니다. 다야 끼고다니기 부담스러우니까 티파니 커플링 보러 가자고 합니다. (물론 제가 사주는 걸루요) 지금까지 안하고 다니던 금목걸이도 결혼하면 하고 다닐 거랍니다. 호텔에서 결혼하고 싶다고...L 호텔 예식장 예약했습니다. 결혼식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어간다는거 예약하면서 알았습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울 장모님 '결혼 비용은 신랑측에서 전부 부담하는거 아닌가?' 하시더군요. 결국 제가 겨우겨우 설득시켜 반반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안마기 좋아하셔서 (목욕탕 같은데 있는 안마기 있잖아요. 전신 의자 안마기) 이불 대신 그 안마기 해달라고 했다가 저 장모님께 또 한소리 들었습니다. 속된 말로 저희 엄말 돈에 환장한 아줌마 취급하더군요. 그런건 직접 사시지...시집가는 울 딸한테 그런 부담을 준다면서요....
혼수요? 목록이랑 견적을 여친이 보여줬는데...1000만원 정도 밖에 안되더군요. 1000만원이라는 돈이 작다는 거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뉴스에 나오는 '혼수 작다고 마누라 구박하는' 그런 옹졸한 넘 아니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요...울 여친이 이억 육천이나 되는 (저에게는 너무나 사치스런) 집을 요구했음에도 정작 자신은 최대한 아껴서 해온다는게 어쩔 수 없이 얄밉기만 합니다. 만일 저에게 왠만한 집을 요구했다면...저 그렇게 섭섭해 하지 않을 겁니다. 직장 사정상 강남쪽에 집을 원한다해도 사당동쯤이나 송파쪽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집 구할 수 있을 텐데...덤으로 차라도 한대 해오면 안되나? 울 장모님은 내가 '사'자 신랑이 아니라서 차 못해주시는 건가?
5. 혼란
저도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봉'이 되는거 좋아하는 사람 어딨습니까. 오늘 여친이랑 저녁 같이 먹는데 장모님 전화 하셔서는 같이 있냐고....그렇게 좋냐고...결혼정보회사에서 전화았다고 하십니다. 치과의사라는 말에 또 한번 기가 죽는군요. 날짜까지 잡아놓고도 아직도 미련이 남으신건지
제가 조은거 바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단지 형편에 맞게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단칸방에서 빗물 뚝뚝 떨이지는 그런 집에 살아도 맘이 편하고 통장 잔고 늘어가는 그런 재미에 살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과대포장되어 빛좋은 개살구 되는게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명품이나 사치...이런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우리 여친이 결혼이라는 대사 앞에서 너무 허영을 부리는 건 아닌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리플 부탁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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