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가끔씩 머리속이 하얗게
비어버릴 정도의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예전에 학교에서 M.T를 간적이 있었다.
그 때 교수님 한 분도 오셨었다.
비교적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으신 젊은 분이셨다.
첫 날, 늘 그렇듯 술판을 벌이다
쓰러진 인간들을 수습하고 나니 시간은 새벽으로 가고 있었다.
그 때까지 살아남은 인간은 7~8명.
교수님도 계셨다.
그래서 작은 방에 모여 조용히 술 잔을 기울였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여학생들이 첫사랑 얘길 해 달라고
교수님을 졸랐다.
이어, "아내가 첫사랑 이다." 고 얘기하고
"아우~ 거짓말!" 하는 상투적인 얘기가 잠시 오가다
사실은 대학 때 어쩌구 저쩌구 하며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갔을 때였다.
갑자기
"뿌우우~~"
하고 나팔을 부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어 마무리로
"뽁, 뽁, 뽁"
하고 짧은 파열음이 들렸다.
"...............!!!"![]()
교수님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학생에게서 나온 소리 였다....
그 아이의 자세는 무릎을 세우고 두 팔로 무릎을 감싸안은 상태였다.
아무래도 힘조절 하기에는 적절치 못하고
또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기습적인 가스누출에도 취약한 자세였다.
아주 짧은 순간.....
어색한 적막이 우릴 후려쳤다.
1초 내지는 2초가 안되는 순간이었지만
뿌~~ 소리가 나는 순간부터, 내 머리는 그 어떤 슈퍼 컴퓨터 보다도
빠른 연산을 하고 있었다.
우선, 내가 왜 이번 M.T를 따라왔을까 부터 시작해서
아까 잘 걸 왜 이 자리에 끼어 들었을까.
쟤는 저땠구나....
평소 공주인척 하더니 꼴좋다.![]()
그리고 저 아이의 앞으로의 학교생활까지.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당장의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었다.
....차라리 웃어 버릴까.
그럼 너무 상처 받겠지...
아님 맞불 작전으로 나는 트림을 해 버릴까......
그러나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도 역시 교수님이 침착했다.
"어~ 그래서 말이지. 내가 한참을 쫓아 다녔거든.."
하면서
잠시 끊겼던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잠시 후 교수님이 마치 풍 맞은 사람처럼
코와 입을 씰룩 거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문제는 냄새였다......!!!![]()
곧 나에게도 소리없이 밀려 들었다.
갑자기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암울했던 가스실에서의 고된 훈련을 여기 와서 다시 받다니....
그 방은 정말 작은 방이었다.....
큰 방 두개 잡았더니 그냥 끼워준 쪽방 이었다.....
점점 사고가 마비되어 가면서
저녁 때 채 익지도 않은 삼겹살을 마구 입 안에 우겨넣던
그애의 모습이 떠올랐다...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저, 선생님, 저 밖에서 담배 한 대만 피고 오겠습니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섰다.
분위기를 반전 시키고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수 있는
일거양득 전법이었다.![]()
교수님의 얼굴에 고마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아니 왜? 그냥 여기서 피우지."
그렇게 얘기 하면서도 눈으로는
"빨리 문을 열란 말야 이 새끼야!!!"
라고 외치고 있었다.
"아닙니다."
하며 돌아서 문을 열고 나왔다.
상큼한 새벽 공기가 어색함과 가스를 동시에
날려 주었다.....![]()
근데 문을 살짝 열어 두려 했는데
그만 철컥 하고 닫혀 버렸다......![]()
안에서 절규하고 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다시 문을 열어둘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무책임하게 그냥 자 버리기로 했다....
더 이상 그 곳으로 돌아가기는 싫었다.
다음 날...........
역시 예상대로 그 애는 동이 트기전 집으로 가버렸다......
그 후......... 그 아이는 뽕녀로 불리워졌다
---written by 구영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