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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대의 며느리 입니다..

어른아이 |2007.09.04 18:24
조회 273 |추천 0

제목 그대로 저는 이 시대의 며느리 입니다...

그것도 조금은 미련한 며느리이기에 이곳에 주절이 주절이 떠들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결혼을 한지 1년이 막 넘어서는 아직은 초보아줌마입니다..

근데 사실 걱정입니다..초보딱지를 떼면 제가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제나이 27, 제작년 12월에 34살의 신랑을 만나 한눈에 폭빠져서 결혼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안보이고 그냥 결혼이라는 골인을 향해 달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게 친정부모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해드렸네요...

처음엔 저희집에서 반대가 참 심했었습니다...아버지가 좀 고지식하시고 또 엄하셔서 더 그랬던것 같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첫째로 나이가 너무 많으며....둘째로 가정이 불완전하며...(시아버지가 재혼을 하셔서 시어머니 홀몸으로 3형제를 키우셨습니다.) 셋째로 고졸이라는 이유와 마지막으로 직장이 불안정하다.....였습니다

지금까지도 제가 생각하는 신랑은 이렇습니다...책임감있고 자상하고 남을 배려할줄알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친정아버지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피같은 딸을 조금은 더 낳은 조건으로 보내고 싶으셨음을 그때도 지금도 많이 모자라지만 이해가 됩니다...

저...그 동안 참 못나게 살았습니다...부유하게 키워주신 부모님덕에 가지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하나도 놓치고 살아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덕에 공부에 재미 없는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까지 가서 대학을 졸업했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공부가 뭔지를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나에게 알려주고자 하셨고 비록 부모님의 그늘은 벗어날수 없었지만 혼자살면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라는 것도 해봤습니다...

그때 조금은 느꼈던것 같습니다...내가 너무 많이 잘못되있었구나 라는걸요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9시를 넘겨서 집에 들어가본적이 없습니다....주말에는 항상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썼고, 내가 이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변했다라는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개월의 설득으로 결혼을 하게되었고 상견례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집을 하나 더 가지고 계셨던지라 그 집으로 들어가게 되있었지만 세입자가 빠지지 않아 일단 작은 오피스텔을 얻어 조금만 살고 그쪽으로 옮기자...라고

그래서 사실 혼수는 아직 미완성입니다^^ 부모님이 이사갈 집에 맞춰서 싹 해야 이쁘고 또 지금은 공간도 너무 좁으니까 꼭 필요한것만 해서 했지요~

하지만 일이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신랑의 누님..즉 형님께서 이민을 간다고 집도 팔고 다 버리다시피하고 나가셨는데 6개월만에 돌아오신거죠..물론 결혼도 하고 예쁜아가도 있으시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돌아오시는 비행기표값도 없으셔서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 집에 들어갈수 없게 되었습니다..

친정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결국 여기서 더 살면서 돈 잘 모아서 늘려봐라...

나중에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고 그때쯤 회사근처에 집마련하는걸 도와주시겠다고...

당장 다 때려치우라고 하셨지만 신랑 자존심도 다칠것 같고 해서 조금더 고생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처음엔 아무 대책도 말씀해주시지 않는 시어머니와 너무 철이 없으신거 아닌가 생각하는 형님께 서운하고 속이 상해서 2주정도를 앓아 누웠었습니다...

그래...일어나자 다 털어버리고 열심히 살자...그런상황에서도 빚을져서라도 해외여행을 다니시고 꼭 자가용을 다시 사셔야하고 남의 밑에서는 일할수 없고 200도 안되는돈도 돈이냐며 사업을 하시겠다는 형님이 더 없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것 하나 내색할수 없는 그래서는 안되는 저는 가족이면서 가족이 아닌 며느리 입니다..생글생글 웃으며 전화드리고 놀러가고 아기랑 놀아주고....

참 성격 더럽기로 라면 둘째가 서러운데 저 역시 제가 이렇게 변할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나는 며느리가 아닙니까...신랑한테 화풀이 하면 뭘합니까

저도 이런데 본인 속은 오죽하겠나...싶고..그래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집에서 까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좀 많이 짠순입니다...집문제때문에 더 독하게 사는지도 모르겠지만 참 쓸데없는거 안하고 삽니다...제가 가진 좋은가방 악세사리 드레스...이런거 왜 샀었나....

팔아버릴까도 생각해봤습니다..사람은 환경에 맞춰서 변하는 동물이 맞긴 맞나봅니다..^^

그래도 신랑한테는 다 해주고싶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뭐든 아깝지 않다는게 다 그런거 같습니다...그 사람이 좀 오버해서 지출을 하면 내가 그만큼 안쓰면 되는거지..

간단하게 생각합니다...저희는 부부싸움을 하면 서로 하루동안을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감정이 격해져있을때는 막말이 나갈수가 있으니 상처를 주지 않기위해서 둘다 입을 꽉붙이고 다음날 차근차근 얘기하고 풀어버립니다....

그래도 다혈질이고 성격 더러운 마누라를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신랑이 나는 참 고맙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이 오피스텔도 주인이 다음달까지 비워달라고 하지만, 나는 더이상 마음아프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생전 처음겪는 일이지만 이 사람과 함께이기 때문이고,

또 나는 이시대의 며느리 이자 한 사람의 아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적고 있는 이말에 얼마나 많은 악플이 생길지는 모르겠습니다..또 그걸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어떤 일에도 꿋꿋하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며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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