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시간 6시..
진주색 NF소나타 차량한대가 원룸입구에 서있다.
50M도 안되는거리인데 걸어가는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밝게 웃어줘야하나 아님 뭐라고해야하지..
운전자석 차문이 열린다.
헉…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은 정반대이다.. (역시 채팅은 이래서 안좋아 OTL)
나름 샤프하고, 이지적으로 생겼을거라는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사람은 투박해 보였다.
약간 무서운듯한 인상에 덥수룩한 헤어스타일..
약간 작은듯한 키.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신경이 쓰였던건 언밸런스한 의상이었다.
정장바지에 라운드 프린트티를 입은 그를보고 나름 열심히 꾸몄던 내자신이 허무해진다..ㅡㅡ;;
맘같아선 돌아온길을 다시 뛰쳐들어가고싶었지만, 차밖으로나와 내쪽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내가 아닌척 지나쳐야하는것인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 : 안녕하세요? 혹시 바보인걸님?
나 : 아 네^^;;
(이런 바보같으니.. 너무 똑바로 쳐다보며 인사하는 그를보고 아니라고 말을못하겠더라..ㅠㅠ)
그 : 바보인걸님인줄 알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비슷하시네요.
(차문을 열어주며) 타세요.
나 : 네 감사합니다^^ (그래도 인상과는 다르게 매우 친절히 행동하는 그.)
그도 운전자석에 올라탔다.
자신의 외모는 잘 가꿀줄 모르나 차는 엄청 가꿔놓은듯했다.
차에대해서 잘 모르는 나지만 딱봐도 많이 투자했겠구나 싶을정도로 깨끗하면서도
이쁘게 꾸며놓은 실내.
그 : 우리 그러고보니 서로 이름도 모르네요. 걸님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나 : 아 그러고보니 저도 아라미스님이라고 부르기 좀 그랬어요..^^;; 전 최현정 라고 해요.
그 : 현정씨^^ 이름이랑 얼굴이랑 매치가 아주 잘되네요. 전 박효준 이라고 합니다.
나 : 네 효준씨. 반가워요. 근데 우리 어디로가는거죠?
그 : 교외로 나가보려고 하는데.. 또 다른 약속이 있으신건 아니죠? 내일 일요일이기도하구..
좀 늦게 들어가셔도 상관없으시면 바람쐬러가고싶은데요.
나 : 어디로 가시려구요?
그 : 양수리 어때요?
나 : 괜찮아요.. (양수리.. 교외치고는 그리멀지않은 곳이다.. 오늘안에는 오겠지하며..)
차안에서는 때때론 정적이.. 때론 그사람의 말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사람은 내가 맘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 : 현정씨 내 첫인상 어때요? 현정씨가 생각했던 모습과 비슷하나요?
나 : (억지웃음지으며..) 아뇨 비슷한부분도있고 아닌 부분도 있구요.. 약간 무섭게 생기셨어요 T^T
그 : 하하하하… 그런소리 가끔 듣죠. 하지만 겪어보면 틀려요. 첫인상가지고 너무 판단하지마세요.
나 : 네. 그런것같네요.^^;;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다가 어느새 양수리 까페촌에 도착했다.
그사람은 자주와본것마냥 길을 아주 잘알고있었고 능숙하게 나를 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인도했다.
까페촌 사이사이로 분위기있는 조명과 인테리어.. 어느정도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저사람과 함께여서 마음한켠이 찝찝하긴 했지만 나름 분위기있는 곳에 오니
바람도 쐬고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그래.. 이게 집에있는것보단 나은거야~)
우리는 2층으로 자리잡았고. 그사람과 나는 간단한 코스요리와 와인으로 저녁을 즐겼다.
그는 운전을 해야한다며 이따금 와인을 한모금씩 마셨다.
음악과, 분위기에 취해.. 와인한병에 조금은 어질해진나..
그사람과 함께있는 공간도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이러면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험상궂어 보이는 그의 외모가 친근해보이기 시작했다…휴.. 오늘 사단나겠군. ㅡ ㅡ;
나 : 조금 어지럽네요…@.@
그 : 현정씨 주량이 약한가봐요… 와인한병에 어지럽다니..훗
나 : 그냥.. 분위기도 너무좋구 음식도 맛있구요… 사실 그전 남자친구는 이런 분위기보다
시끄럽고 북적북적한 곳을 좋아했거든요.. 와인보다는 소주를 더 좋아한 사람이었어요..
그 : 술마시니까 그사람이 생각나나요?
나 : 아니요 아니요! 절대로.. 그게아니라 오랜만에 느껴보는 분위기라..
(그가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내가 실수한걸지도 모른다는생각과 동시에 저편에서
저사람이 뭔데 내가 이렇게 부정을하지? 라는 의구심이 든다.. 하긴..)
...
술은 마시면 마실수록 자꾸 마시고싶어진다. 마치 나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와인한병을 더 시켰다.
칠레산 와인.. 끝맛이 약간 씁쓸하다..
이 와인맛처럼 내가 했던 사랑들은 항상 이렇게 끝이 씁쓸했다..
갑자기 되도않는 상상을 해본다.
이사람과 나… 이사람과 나.. 이사람과 나는?....
고개를 힘차게 절레절레 흔들어본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 최현정…
그 : 왜 머릴 흔들고 그래요? 하하~ 춤이라고 추고싶어요?
나 : 풋.. 아니예요. 그냥 잡생각이 들어서..
그 : 나랑 있는데 다른사람 생각하면 곤란해요. 그 잡생각이 남자생각이 아니길~
(도대체 이사람은 나에게 무슨소릴 하는걸까? 지금 나에게 작업을?! ㅎㅎ )
시계를 보니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 : 시간 너무 늦은거 아녜요? 이제 들어가봐야죠.
그 : 애도 아니고 지금 뭐가 늦었다고 그래요~ 다른데가서 한잔 더 해요.
나 현정씨랑 같이있으니까 너무 즐거워요~
나 : 어디들렀다가 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은거같아서.. 더 늦으면 집에가기도 불편할것같구..
그 : 그럼 현정씨네 집 구경시켜줄래요?. 현정씨 집까지 제가 지금 바래다드릴 테니까
가서 한잔만 더 하고 나오져. 그럼되잖아요?!
(헉.. 우리집은 지금 개판이다. 개를 키우는건 아니지만 개가 훑고 지나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지저분하거늘.. 맘속 깊은곳에서 안된다고 소리치고있다. ㅡ,.ㅡ)
나 : 아.. 남자를 집에 들이기 좀 그래서. 죄송해요.. 집근처가서 마시던지 하죠뭐.
그 : 음~ 그럼 우리집으로 가요. 어차피 현정씨 집이나 우리집이나 멀지 않잖아요. 네?!
나 : .. 아… 그게… 좀…
그 : 가요가요~ 나도 아무나 우리집에 들이지않아요. 현정씨가 정말 맘에 들고
또 좋은 친구가 될거같아서 그런거예요. 집이 편하잖아요.~ 일어납시다!.
(얼떨결에 따라 일어섰다. 계산은 내가 할까 했지만 한사코 그가 했고.. 운전을 해야한다며
많이 마시지않은덕에 무사히 그의 집까지 도착했다.. 차에서 감빡 졸아버린나… 흠…^^;; )
3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