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도 선촌항 석착장
원산도 오봉산 해변부근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음
아침 일찍 안면도 영목항으로 가기위해 길을 나섰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다.
여행에서 이른아침 바람을 맞으며 또 다른곳으로 길을 떠나지 않으면 지루한 여행이 되기 쉽상이다
여행에서는 남들이 나를 보아 주어야 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보아 주어야 한다.
또한 내가 나 스스로를 격려하며,
어부가 바다의 깊이를 재 보는것처럼 자신의 깊이를 재 볼수 있어야 한다
여행은 그동안 웬수같이 생각 했었던 사람들을 용서하며 이해할수 있게 해주고,
또한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낡은 생각들을 새로운 생각으로 바꾸어 주기도 한다
오봉 해변에서 옥수수 밭길을 따라 10분정도 달려 마지막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서니
어제 한 번 보았던 낮익은 선촌 선착장이 보였다.
어디선가 뚜우 ~ 하는 소리가 들리며 선촌 선착장으로 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원산도 선촌항 선착장
이른아침 일찍부터 배를 타려고 선촌항 선착장에서 잠시 서성 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대천항을 출발한 배가 안면도 영목항으로 가기 위해 선촌항 선착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대천항을 출발한 여객선이 선촌항 선착장에 대기하고 있을때
선착장 옆으로는 이렇게 어선들이 침묵속에 정박해 있었고
부둣가에는 이른 아침부터 갈매기들이 끼룩 끼룩 날아 다니고 있었다
선촌항 부둣가에는 집 앞 마당마다 그물이 널려 있었고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마을집에는 사람의 인기척이 없었다
갯 바람에 어선의 깃발이 펄럭이는 소리와
이따금 지나가는 갈매기들의 소리뿐
집집마다 사람의 소리라고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대기중인 여객선에 올라서니 곧바로 배는 출발
다시 한번 멀어져 가는 선촌항 어촌마을을 바라본다
안면도 영목항으로 가면서 바라본 원산도 선촌항 풍경
이제 배는 원산도 선촌항을 떠나 안면도 영목항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배에서 바라본 선촌항 부둣가 마을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으며
이른 아침부터 몇척의 고깃배들이 깃발을 펄럭이며 항구앞을 오가고 있었다
잘있거라 ! 선촌항 !
나는 이제 간다
언제 또 한번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부디 기체일양 만강하게 잘 있거라
이제 선촌항에는 바닷물이 빠져 나가는 시간이다
피서객들이 밀물처럼 밀려 왔다 썰물처럼 빠져 나가듯이...
배에 실려있는 저눔의 백토마는 여물만 나보다 많이 먹는줄 알았더니,
뱃삯도 나보다 훨씬 더 먹는다.
나는 안면도 영목항까지 뱃삯이 삼천 몇 백원밖에 안 되는데, 저 백토마는 이만원이 넘게 먹는다
저기 멀리 보이는 섬은 안면도 영목항이다
안면도 영목항 !
원산도 선촌항에서는 배로 10분 정도만 가면 되는데, 천안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이상 가야한다
지금은 저렇게 새로운 모텔, 횟집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지만, 9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안면도의 모든길들은 안면읍 중심 도로만 빼놓고 모두 비포장 길이였었다
그리고 버스가 하루 두 세번 정도 다녔었는데, 모두 비포장 길이였었으므로 영목항 부근의 낡은
목조 스레트집들은 버스 한대만 지나가면 흙먼지에 지붕이 온통 뿌옇게 변하곤 했었다
뱃전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안면도 영목항이다
안면도 (安眠島)
편안하게 길게 누워 잠을 자고 있는듯한 섬이란 이야기다
섬의 모양새도 사람이 길게누워 다리 쭉 뻗고 잠을 자듯이
북쪽으로는 태안반도에서 부터 시작해, 남쪽으로는 보령시 오천면까지 길게 뻗어 있는 섬이다
지금은 아스팔트 포장길이 잘 되어 있어서 섬의 북쪽에서 가장 최남쪽인 영목항까지 오려면
자동차로 30분정도 밖에 안 걸리는데, 예전 비포장 길이였을때는 1시간 이상 덜크덩 거리며
와야 했었다
그때는 영목항 마을의 집들은 목조 스라브집이 많았었는데, 집집마다 개들이 꼭 한 마리씩
있었다. 주인이 고기잡이 나가면 개들은 문앞에 앞발을 묻고 늘어지게 한 숨을 자고 있었는
데, 꼭 그 모양새가 안면도를 닮아 있었다
그때 나는 서산, 태안시장에서 장사를 마치고 안면읍시장으로 왔었는데,
기왕 내친길에 영목항까지 달려와서 하룻밤을 보내고 간적도 몇번 있었다
그때는 영목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는 마른 멸치나 마른 새우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는데, 어부들이 말리다가 마을언덕에 흘리고간 멸치나 새우같은것들도 상당히 많았었다
마을 언덕을 잠깐만 돌아다니며 주워보면 금새 한 주먹이 되곤 했었다. 그리고 구멍가게로 가서
두꺼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쐬주 한병 사다가 그놈으로 안주 해먹으면 안주는 남아돌아가고
쐬주는 항상 모자르곤 했었다
두꺼비표 쐬주에 마른멸치나 마른새우 안주해서 쐬주 한병 마시며 바라보던 안면도 영목항은
어떻게 황홀하게 보였던지, 나는 지금도 그때의 그 끈끈한 기억들을 잊지 못한다
마른멸치와 마른새우 한주먹 주워서 두꺼비표 쐬주와 함께 마시며 바라보던 안면도 영목항 !
그때는 아침에 마을 민가에서 일어나 영목항 선착장에서 하루종일 놀아도 심심치 않았었다
선착장에는 바닷지네들이 부둣가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고, 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들도
참 많이 찾아 왔었다
남자들이 새우나 멸치같은것을 잡아 올때쯤이면 선착장은 마을 아지매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온 동네 아지매들은 물을 길어와 멸치나 까나리같은것을 솥에다 집어넣고 자글 자글 끓였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멸치 액젓이나 까나리 액젓을 만들곤 했었다
그 부근에서 조금 어슬렁 거리다 보면 마을언덕에 흘리고간 멸치나 새우같은것들이
상당히 많았었는데, 햇볕 좋은날은 잠깐이면 꼬들 꼬들하게하게 말라버린다
그러면 그놈을 한 주먹씩 주워 가지고 또 두꺼비표 쐬주하고 먹다보면, 구멍가게 쐬주는 항상
불이나곤 했었는데 지금은 안면도 영목항에 와봐도 예전의 그런 맛을 볼수가 없다
예전에 멸치나 새우등을 말리던 마을 언덕엔 모텔과 횟집, 그리고 펜션식 모텔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아기자기했던 영목항 언덕을 몽당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면도 영목항도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정책에 맞추어
섬 자체가 급속도로 관광 유원지화 되어 가고 있는것이다
영목항에서 마을 주민들을 내려주고 다시 대천항으로 회항하고 있는 여객선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영목항에서 원산도를 거쳐 대천항으로 가는배는 이틀에 한 번꼴로
다녔던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요즘은 피서철이 아니라도 하루에 네 다섯차례는 왕복하고 있다
여름 피서철만 되면 이곳 영목항도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온 수도권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 마치 도회지의 수산물 시장을 방불케 할때도 있다
그래서 이곳 원산도나 안면도는 피서철이 끝난 계절이나 겨울철에 찾아오면
아주 호젓한 바다정취를 느낄수 있다
영목항 부둣가의 우럭 색껭이떼
부두 가장자리에는 우럭 색껭이들이 와글 와글...
50Cm 정도의 아빠 엄마 우럭들은 몽땅 워디로가고 색껭들만 물가에서 놀게 만드나 ?
또 한쪽에서는 바다의 무법자 해파리가 유유히 돌아 다니고 있었다
저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저렇게 표류를 하고 있나 싶어
가까이 가서 자세히 딜다 봤더니 정처없이 떠도는 바다의 방랑자 해파리였다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떠도는 일에도 두리둥실 걸림이 없고,
제자리에 멈추어 있다해도 걸릴것이 없는 무심지경의 해파리 삿갓 아닌가 ?
파도가 치면 파도에 흔들리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온 마음을 다 비워,
온 몸둥이가 투명하고 마음조차도 모두 비웠는지, 온 바다는 갑자기 투명해져 오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해파리떼가 밀려오면, 득 되는것 보다 손해 보는것이 크기 때문에
해파리는 부둣가에서 어슬렁 거리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러니 해파리 너 ?
존 말할때 먼 바다로 나가 놀아라 !
확 잡아서 해파리 냉채 맹글어 먹기 전에...
좀전에 나와 나의 백토마를 영목항에 내려준 여객선이
다시 대천항쪽으로 되돌아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안면도 부둣가에서 바라본 바다
날씨는 잔뜩 흐려 있었고 비는 오락 가락 하고 있는 중이다
*나먹통아님 블로그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