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혀도 한두 번입니다.
올 초에 선풍적으로 많이 팔린 일본 펀드 얘기입니다.
올 들어 ‘10년 불황 탈출’ ‘수익률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일본 펀드는 올해 들어 대부분 5~10% 사이에서 원금을 까먹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해외 펀드가 평균 18%의 수익률을 내는 것에 비하면, 민망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지요.
도대체 올 초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일본 증시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지금이라도 과감히 손절매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묵혀 둬야 할까 ㅜ.ㅜ
◆일본 증시가 오르지 않는 이유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전 세계 증시를 휩쓴, 최근 2달 동안 일본 닛케이 평균은 무려
11.5% 빠졌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다우지수는 3.3% 떨어졌고, 한국 코스피지수는 2.1% 빠졌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떨어진 것이 이해가 되지만,
일본 증시는 그동안 오르지도 못했는데도 평균보다 더 떨어졌으니 난감합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최근 일본 증시의 약세 현상을 2가지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첫째는 신흥시장의 활황이 너무 강해, 일본의 국내 투자자들이 모두 중국 등 해외로 몰려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일본 투신 잔고의 약 3분의 1이 해외 주식에 투자될 정도이며,
특히 올해 들어 일본의 국내 주식 투신 잔고는 오히려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금리 인상 압박’입니다.
지난해 드디어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일본이 지난 2월에는 실제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언제 금리를 또 올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는 것.
또 이 밖에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실적 전망도 ‘약세 증시’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 일본 법인의 오하라 도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기업에 비해서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기 때문에, 외국 자금을 일본 시장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1분기 실적 지표들도 기업들이 전망한 숫자보다 훨씬 높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투자자금) 청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수출기업의 실적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 내년을 노리되, 환(換) 노출형 고려해 볼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본 펀드에 대한 대응 전략은 나뉩니다.
과감하게 손절매 하라는 의견과 좀 더 두고 보라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묵혀두길’ 권유하는 전문가들도 당장 나아질 것이라는 논리보다는 지금이 저점인데다
엔화도 강세에 올라 탄 만큼, 내년을 보고 인내하라는 쪽이 많습니다.
국내 중형 자산운용사의 부장급 펀드매니저는 “일본 증시는 2005년에 40% 상승률을 보였을 때도
있었던 만큼 장기적으로 참고 기다리면 좋다”며 “하지만 ‘장기투자’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만큼 단기 전망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1년 이상 기다릴 자신이 있다면 묵혀두고, 아니면 주식처럼 과감히 손절매하고 빠져 나가라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