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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A/S기사 VS 국밥집 할머니

점심시간 |2007.09.18 15:06
조회 267 |추천 0

12시~

업무를 중단하고 여럿 때를지어 간곳은

회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당골이 되어버린 국밥집..

TV앞 지정석이 되어버린 자리에 걸터 앉으니 할머니 절레절레 손을 흔들며

 

"오늘 테레비가 이상해서 수리하러 오기로했소 옆으로 앉아 처녀들~"

 

아무이상이 없어보이는데 싶어 어쭈어보니

밥먹으러오는 총각들이 화면 왼쪽에 여러칼라가 겹친다고 A/S 받아보라고했다며

"오늘은 꼭 받아야지~" 하신다.

 

잠시후 국밥이나오고 몇분 지나지 않아 기사님께서 오셨다

약간 마른체격 지저분한 장비를 가득든 깐깐할것같은 인상...

내엉덩이에 무언가가부딪힌다 ...

기사분이 들고있던 공구하나가 내 엉덩이를 찌르고있다

' 이런 젠장할....ㅡ.ㅡ;;'

 

할머니 : 보이소 이거 화면이 이상하다꼬 총각들이 그카네

             산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 허허

기사님 : 보입시다. 이거 자..(잘기억이나지않는다 전문용어인것같다) 때문에 그런가 같은데요

            산지 2년넘었구만 얼마안됬기는... 이거 교환해야합니다

할머니 : 이거 산지 얼마안됬는데 교환해야합니꺼? 공짭니꺼?

 

기사분 한5분정도 TV를 이래저래 옮기고 설정도 다시 해보시더니...

 

기사님 : 이거 자.. (전문용어) 때문에 그런데요

할머니 : 자... 뭐라꼬요? 내는 잘모르겠다 허허허

기사님 : 자.. 라고 있어요

 

옆에서 밥먹고 있던 우리도 모르겠드만..할머니는 어째 알까...참...

 

기사님 우릴 한번 쳐다보더니 양반다리로 아예 자리를 잡으시더니 말한다

 

기사님 : 이거 브라운관은 4년무상이라서 공짜로 교환하주는데요

             브라운관을 교환할때 같이 들어가는게있거든요

             그부품은 10만원정도 합니다.

할머니 : 뭐라꼬요? 그럼 공짜도 아니구만..... 아이고 안할랍니다.

기사님 : 그건 할머니 마음이시고요 암튼 교환할라면 10만원 듭니다.

할머니 : 공짜도 아니구만 총각은 공짜라 카고 허허허

기사님 : 브라운관은 공짜라니깐요 근데 거기에 같이교환되는게10만원이라고요

할머니 : 그럼 브라운관만 교환해주이소

기사님 : 할머니 브라운관만 교환이안되고 할라면 10만원짜리도 같이 교환해야한다고요...

할머니 : ... ...

기사님 : 교환안하면 계속 더 고장나요 그냥 교환하세요

할머니 : ... ...

기사님 : 요즘 가전들 원래 서비스기간때 다들 한번씩은 받아야 오래써요 할머닌 그때 안받아서

           지났으니깐 돈이들죠 참 ~

할머니 : 그냥 브라 머시기만 교환해주이소.....

 

아무래도 할머닌 전문용어를 써가며 설명하는 기사님 말을 잘 이해하시지 못하시고 우선 공짜로 교환만 하면 되니 그건만 생각하셨나보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기사님의 "전문용어"와 몰아부치는듯한 설명해 기죽은신듯 한참을 말하지못하셨다

그냥봐도 70은 족히 넘으신듯한 할머니가 나도 알아먹지 못하는 괴상한 용어들을 어째 이해하실고..

나도 참 오지랖하난 끝내준다... 속에서 천불이나서 못참겠다 싶어 한마디 했다

나 : 기사님 자.. 머라고요? 그게 대체먼데요? 나도 모르겠구만 할머니가 아시겠어요?

기사님 : 전자제품옆에 자석같은거 놔두면 생기는거예요

            예전에는 문구에 적혀있는데 요즘은 안적혀있어요 다들 아시는 상식이라..

 

이제야 자.. 머시기를 설명해준다 할머니한테는 설명도 안해주더니..

나 : 삼성은 좋다좋다 광고만하고 A/S되는건 별로 없네요

      그리고 처음부터 할머니한테 그렇게 설명하시면되지 뭐하나 팔아먹을 사람마냥 전문용어

     써가며 닥닥할 필요가 뭐있어요? 참 웃기네 진짜

      그리고 상식도 모르는 사람은 가전제품 사용못하나요? 금시초문이네 자석놔두면

      화면나가는건.. 이거 꼭 10만원주고 수리할필요없잖아요?

기사님 : 지금이야 뭐 ..별...큰....이상은 없지만 나중엔 더 심해지죠...

나 : 그럼 지금 돈안들고 화면 조정만 좀해주면되겠네 설마 터지겟어?

기사님 : 그래도 되죠 그럼 조정만 좀 하고 갈께요

 

이렇게 간단할걸 국밥팔아 힘들게 사시는 할머니 꼬셔서 머라도 할라는 사람마냥....

계산하려 가니 할머니 웃으시면서 말씀하신다

" 아이고 고맙소 나는 통장도 못만드오

 머시기 적으라는것도 많고 .... 나이들면 못살 세상이네 처자아니였음 10만원 그냥 줬지 않큰나.."

 

가슴이 뭉클하다.. 아직도 할머니 얼굴에 깊힌패인 주름살과 아무렇게나 묶인 하얀머리칼이

젋은 나이라는 이유하나로 날 죄인으로 만든다...

 

우리엄마도 살아계시면 72.. 막둥이 낳아 공부 가르칠때 바보라고 엄말 놀리곤했는데....

그속은 오죽했으랴

내딸 공부시킬때도 좀 배웠다는 나조차 갸우뚱 하는 문제들이 수두룩한데

눈침침한 엄마 막둥이 어떻게든 가르치려 얼마나 애쓰셨을꼬...

돌아가시기전 일이 생각난다

우리엄마 큰마트 구경하는게 너무 좋다며 항상 가자고 보채셨지만

지지리 궁상떤다 못난딸은 항상 구박주고

에스컬레이터 못타시고 주저앉는 엄마 시간없다 억지로 잡아당겨 태우던 못난딸

 

오늘이야 세삼 느낀다

내가 안다고 모두가 아는게 아니라는거..

조금만 더 남을 배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난 통장도 못만드오....."  우리엄마도 살아생전 그러셨을까?

 

나도 나이들면 .... 기계화된 모든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에게 치여 힘든 나날을 보내진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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