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91세셔요.
저희 아버지가 51세이시니까 늦둥이시지요. ㅎ
그런데 할머니께서 5년전인가? 큰집에 계셨는데 (큰집은 완전 시골이에요)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신 이후로 거동을 못하십니다. 하반신과 왼팔이 마비되셨어요...
그래서 지금 움직이시는건 오른쪽 팔과 고개 좌우로 움직이시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치매끼도 없으시고 말씀도 잘 하세요 식사도요^^
원래는 큰집에 계셨는데 저희 큰어머니께서 병원에 다니셔야 하는 일이 생기셔서 올해 3월에 저희집으로 오셨습니다. 할머니 옆에는 하루종일 누군가가 있어야 하거든요...
할머니는 거동도 못하시고 사람이 옆에 없으면 불편한 일이 굉장히 많이 생겨요
매일 누워계시는게 일상입니다...
혼자서는 화장실도 못 가셔요. 몸 뒤척이시는것도 버거워하시니까요...
그래서 안방에는 이동식 좌변기가 하나 있어요. 할머니 침대 옆에 두고 소변이 마려우시면 저나 어머니를 부르십니다. (제가 집에 있을때는 주로 저를요)
그러면 할머니 일으켜드리고 안아서 좌변기에 앉혀드려요.
식사하실때는 앞치마를 하고 음식은 잘게 썰어드려요.
5년째 이런 생활을 하고 계셔요 그래도 할머니께서는.... 언제나 저희 걱정부터 하십니다.
집에 조금 늦게 들어오면 왜 이리 늦게 오냐고... 밥은 먹었는지 꼭 물어보십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 시골에 모시고 저희 가족이 다 같이 갔어요
아버지차가 트럭이어서 할머니까지 5식구가 다 못타서 근처에 사는 친척형님(저희아버지와 연세가 별로 차이가 안나요) 승용차를 빌려서 갔어요
트렁크에는 좌변기와 휠체어를 실어서 갔습니다. 트렁크가 안닫히더라고요. 그래서 끈으로 묶어서 트렁크 반쯤 열린 채로 갔습니다.
솔직히 저는 할머니 힘드실텐데 왜 시골까지 가야 되는지 잘 몰랐어요.
저희집은 경기도고 시골은 경북이라서 제법 거리가 되거든요 할머니가 힘드실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기력이 되시는 한 내려가야 한다고... 할머니가 한평생을 보낸 곳을 보게 해 드려야 한다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시골을 갔어요. 가기 전에 할머니 소변도 보시고 준비 단단히 해서 갔지요 ㅎㅎ
갈때는 두시간 반 정도 걸렸던거 같아요. 가다가 중간에 시골길에 잠깐 내려서 트렁크 풀고 좌변기 설치하고 그래서 할머니 소변도 한번 보시고....
차 못들어가는 언덕길을 휠체어에 태워드리고 밀고 시골에 도착햇습니다 ㅎㅎ
이제 10개월된 제 사촌형님의 아이도 보고 추석음식도 많이 먹고 올라왔습니다.
다시 돌아올때는 그 큰집에 들어가는 언덕을 제가 할머니를 업고 갔어요 큰집에서 차까지 거리야 뭐 30m도 안되니까...
그런데 할머니를 업고 가는데 가장 큰 문제점이 있더라고요... 원래 사람을 업으려면 다리가 벌어져야 하잖아요 업힌 사람이 ㅎㅎ 근데 저희 할머니께서는 그게 안되시는거에요
그래서 - _-;;; 등에 얹어서 가다시피 했습니다. 왼손이 자꾸 풀려서 가다가 멈춰서 다시 올려드리고 ㅎㅎ
올때는... 차가 제법 막히더라고요... 다섯시간? 다섯시간반? 그정도 걸렸습니다. 낮에 올라와서 차 안도 제법 더웠고요
도착해서 집앞에서 할머니를 차에서 내려드렸는데 등에 땀이 어찌나 흥건하시던지....
그런데도 저희 불편할까봐 덥다는 말씀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지금도 안방에 침대에 누워계셔요 침대 옆에 바닥에선 저희 부모님께서 주무시고요
솔직히 말해서 불편한 점도 많이 있어요. 부모님과 동생이 없으면 전 놀러 나가지 못하는 날도 있고요. 이번 추석에 올라올때도 외식이 너무너무 하고 싶었지만... 집으로 바로 오기도 했고요
그래도 할머니께서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결혼하는것도 보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설에도 시골에 모시고 갈거에요 ㅎㅎ
저희 할머니랑 찍은 사진인데요... 제가 버릇이 없어서 저렇게 하고 있는게 아니고 잡아드리지 않으면 뒤로 넘어지셔요. 침대에 걸터앉아서 찍은거거든요ㅋㅋ
할머니 오래오래사세요 그리고 건강해지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