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일 모레 서른인 처자 입니다.
얼마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울면서 잠깐만 만나자고.
10시넘어서 여자가 집에서 나가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부모님 눈을 피해 집앞으로 나갔습니다.
집앞 초등학교 계단에 앉아 있는 친구를 본순간 뭔일있구나 싶었습니다.
울고 있더라구요. 늘 웃는 얼굴밖에 본적없는 친구여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겨우 우는 걸 달래고 물으니 애를 가졌다 더라구요.
제가 그랬죠.
니가 어린 나이도 아니고 모르는 남자 애밴것도 아니고 결혼하면 되지 무슨 걱정이냐고.
그랬더니 친구가 맣라더군요.
오빠가 지우라고 했다고. 그후론 연락도 안된다고.
그 오빠 저도 아는 사람입니다. 아주 잘은 아니지만 같이 몇번 만난 적도 있고,
가끔 친구 일때문에 통화한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눈물이 나더 라구요.
한참을 같이 울다가 넌 어떻게 하고 싶으냐니까 자기도 지우고 싶은데 돈이 없답니다.
제 통장 잔액을 조회하니 저도 20만원 밖에 없더군요.
돈이 얼마나 드는지는 모르지만 가진게 그게 전부니 별수 없이 그걸 주고
내일 간다길래 같이 가주냐고 물으니 혼자가겠다더라고요.
그런모습까지 보이고 싶지 않다고.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슬슬 부아가 치밀더군요.
애 만들땐 같이 만들고 생긴거 알고는 나몰라라 하고.
시간이 늦어서 전화도 못하고 핸드폰을 쥐고 전전긍긍하다가 한숨도 못자고.
아침이 되어 9시가 되자 마자 오빠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연락이 안된다고 들어서 그다지 기대는 안했는데 두세번울리니 받더군요.
받자마자 퍼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듣기만 하더니 그러더군요.
무슨 말이냐고.
걔랑은 두달전에 헤어졌다고.
멍해졌습니다. 뭔가 이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친구가 헤어지고 나서야 애가진걸 알았구나.
친구한테 전화하니 핸드폰이 꺼져있고 그애랑 늘 붙어다니던 친구랑 통화를 했습니다.
친구 얘기를 낱낱이 하면 안될거 같아서 걔랑 연락되냐고 물었습니다.
그친구가 그러더군요. 삼일전에 애지운다고 돈빌려가고는 연락안된다고.
자긴 삼십만원 빌려줬다고.
한마디도 더 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서로 바쁜 탓에 한달에 한번도 잘 못만나지만.
그래서 개한테 어떤 절박한 일이 있고 그래서 친구까지 속이게 되었는지 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어디가 거짓이고 어디가 진실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하지만 세상엔 해도 되는 거짓말이 있고 하면 안되는 거짓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그러더군요. 톡을 보면 특이한 사람얘기가 정말 많다고, 자긴 자주 본다고.
그래서 글을 남깁니다.
생명을 가지고 거짓말을 한건 어디서도 다시는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애기해주고 싶습니다.
다른 친구에겐 니가 맡겼다고 하고 내가 돈을 부쳐줬고,
니가 그날 그렇게 운게 연기라고 난 생각지 않아.
그만큼 절박했을거라고 난 믿고 싶다.
전화로 사정을 듣고 싶은 건 아니고 니가 너무 힘들어서 털어놓고 싶다면 언제든 문자나 메일해라.
내가 예전 만큼 너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는 못할지 모르더라도.
지금 이 글을 다시 보고 보면서 내가 널 이해하도록 노력할께.
잘 지내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