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 7편
Womanly
|2007.10.09 18:32
조회 1,108 |추천 0
※ 7 편 ※
그 녀석이 걸음 속도를 일부러 늦추는 것 같았다.
날 배려해주는 걸까?
내 발자국 소리와 그 녀석의 발자국 소리가 하나가 되었다.
내가 멈추자, 그 녀석도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었는지,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 녀석이 나에게 말했다.
"빨리와."
"어.. 저기 아까 들은건.."
"못들은걸로 해줄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알아서 하는 지윤환.
"그래.. 고마워."
내가 그 녀석을 보며 활짝 웃자, 그 녀석이 처음으로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내가 얼른 그 녀석의 옆으로 갔다. 그리고 말했다.
"이 과자, 고마워. 그리고... 아까 네가 얼핏 빵얘기를 한 거 같은데...
혹시 양호실에 빵 있던데... 네가 납둔거야?"
내 말에 화들짝 놀래며 아니라고 하는 녀석.
아무래도 수상한데...
내가 그냥 그 녀석의 말을 믿는 척 하며 반을 향해 걸어갔다.
수업을 받던 다른 반 아이들이 나와 이 녀석을 쳐다봤다.
난 창피한 나머지, 얼굴을 과자와 빵으로 가렸다.
그 녀석은 내 옆에 서서 나에게 말했다.
"그래. 그거 내가 갖다놨어."
아마 마음이 무지 찔렸나보다.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장난스레 말했다.
"아휴. 그런줄도 모르고 양호선생님 책상에 올려놨는데...
아깝네. 그 빵 맛있어 보이던데..."
그 녀석이 날 보더니 말했다.
"그 빵 좋아해? 그런줄도 모르고..."
그 녀석의 눈길이 내가 안고 있는 과자와 빵들로 향했다.
보니깐, 이 많은 과자와 빵중에 같은 종류는 없었다.
아마, 내 취향을 몰라서 매점에 있는 걸 다 사왔나보다.
"너.. 설마 이거 매점에 있는것들 다 사온거야?"
"....응.."
"......."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오빠때문에 이렇게 해주는거야...?"
내가 윤환이에게 묻자,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
"이렇게 안해줘도 되는데... 어쨌든 고마워."
"......."
윤환이는 날 보면 할 말을 잃나보다.
어느새 반에 도착하게 되었다. 과자를 잔뜩 안고 들어오는 나와 그 뒤에 따라 들어오는
윤환이 때문에 여러모로 애들과 선생님에게 한마디씩 들었다.
자리에 앉았고, 과자와 빵들을 책상에 올려놓았다.
애들이 부러운 듯 나를 쳐다봤다.
선생님은 수업을 진행하시고, 아진이가 나의 등을 툭 치며 물었다.
"그거 다 어디서 난거야?"
"어..? 이거..?"
"설마..."
라고 하면서 윤환이를 쳐다보는 아진이.
눈치는 빠르다니깐.
하지만 난 거짓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배고파서 다 사버렸어.."
"수업시간엔 매점 문 안 여는데..."
하면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는 아진이.
"쉬는 시간에 샀어..."
그리고 아진이를 보며 살짝 웃은 다음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윤환이가 나를 쳐다봤다.
거짓말을 해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이상한 오해 받는건 싫은데...
그리고 나에게 시선을 거둬 앞을 쳐다보는 윤환이.
자꾸만 마음이 찔린다. 결국 그 녀석에게 쪽지를 적었다.
[거짓말 한 거 미안해..]
내 쪽지를 보고 아무런 답도 안해주는 녀석.
다시 한번 쪽지를 적었다.
[애들이 자꾸만 이상하게 보니깐...]
그제서야 쪽지에 글을 적는 녀석.
[애들이 그렇게 보는게 무슨 상관인데...]
화가 난게 분명한 것 같다.
뭐라 적을까 고민을 하다가 쪽지를 구겨버렸다.
그 녀석은 이런 나의 행동에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5교시 수업이 끝나버렸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녀석.
녀석을 따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녀석. 반을 빠져나갔다.
나도 녀석을 따라 반을 빠져나가려는데 내 앞을 막아버리는 여자아이들.
"너 아까 윤환이랑 뭐하고 왔어?"
나를 막는 아이들 때문에 지윤환을 놓치고 말았다.
"아무것도 안했어. 잠시만 비켜줘."
애들을 밀치고 가려는데, 나를 잡아버리는 여자아이들.
그리고 날 무작정 끌고 반을 나서는 여자 아이들.
"잠시만. 놔봐. 왜 이래."
내 말은 무시하고 대화를 나누는 여자 아이들.
"6교시 뭐야?"
"미술."
"땡땡이 까도 되겠다. 이 년 손 좀 봐주자."
헉. 지금 얘네들이 뭐라고 하는거야?
나를 손 봐주겠다고?
"으악. 이거 놔. 너희 왜 이래."
내가 발악을 하자, 나의 뒷통수를 치는 어떤 한 여자 아이.
으아. 별이 보인다.
이 아이들에게 끌려가다시피해 학교 뒷쪽으로 나왔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누가 좀!!!!!!
이 아이들이 나를 벽 쪽으로 던지다시피 밀었다.
"꺅."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으아. 등 너무 아프다.
한 아이가 손을 들더니 말했다.
"조용히 안해?"
"......."
눈만 동그랗게 뜨고 그 여자아이들을 쳐다봤다.
뭐 이렇게 무서워.
"너 소리지르면 아주 죽을 줄 알아. 소리 지를 때마다 10대씩 늘어난다."
"잠시만. 내가 왜 맞아야되는데!!!!"
내가 이 아이들에게 따지자마자, 손들이 마구 날라오기 시작했다.
발도 가끔씩 날라오고... 그 아이들이 나에게 내가 맞는 이유를 말하면서
날 열심히 때리기 시작했다.
"너는. 지윤환에게. 꼬리 친 죄로."
이 아이들도 힘든가 보다.
으으으. 참자. 참어.
소리도 안지르고 가만히 몸을 웅크리고 맞았다.
온 몸이 쑤시는 구나. 별도 보이고. 우리 엄마, 아빠도 보이고.
오빠도 보이고......
얼마나 맞았을까?
정신이 없었다.
눈이 점점 감겨왔다.
무슨 아이들이 힘이 이렇게 센거야. 천하장사감이네.
"신발. 이 년들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우렁차게 들리는 목소리.
"이 개년들이. 깝치지 말라 했지?"
희미하게 보이는 아진이의 모습.
아진이 한명에게 죽도록 맞는 그 여자 아이들.
그 유쾌한 모습을 봐야되는데, 자꾸만 눈이 감긴다.
이대로 정말 하늘 나라로 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은수야. 연은수. 정신차려."
내 귓가에 들리는 아진이의 목소리.
하지만 아진이의 목소리와는 달리 나의 눈은 점점 감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