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난 현모양처가 될거야...

얼둥아기 |2003.07.04 16:38
조회 5,944 |추천 0

예전에 남편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차이를 알아?"

"아니 몰라"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이나 둘다 대가집의 머리 좋은 딸들이었다."

"근데?"

 

"둘다 똑같이 시집을 갔는데, 신사임당은 현모양처로 아직까지 이름을 날리고, 허난설헌은 소박 맞아서 쫓겨났어."

"그래?"

 

"신사임당의 남편은 아내의 현명함을 인정해서, 만나지 말라는 나쁜 친구와의 교우 관계도 끊었고, 부인말을 충언으로 들어 줬거든, 그러니 당연히 자식들도 어머니 말씀을 신뢰했고... 그래서 남편, 아들이 전부 잘됐으니, 현모양처로 알려질 수 밖에..."

"그런건가?"

 

"근데 허난설헌은 부인이 똑똑하다고 소문이 나서 자꾸 비교가 된다고 남편이랑 시어머니가 허난설헌 때문에 남편이 제대로 인정 못받는거라고 구박만 하다고 쫓아냈어... 덕분에 소박댁이란 불명예를 얻고, 그녀에 대해 남은 자료도 별로 없데."

"그렇구나..."

 

"그래서 말인데... 난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거 같애."

"왜?"

 

"우리는 같은 전공인데 내가 좀 더 배웠잖아... 그래서 가끔 내가 당신한테 이것저것 가르쳐주기도 하고..."

"그렇지..."

 

"그럴때면 당신은 그냥 모두 조언으로 듣잖아, 여자 말이라고 무시하지도 않고, 잘난척한다고 기분나빠하지도 않고, 그냥 의견으로 들어 주잖아."

"그렇지."

 

"그래서 좋은 건 받아드리고, 틀린건 그게 아니다 니가 잘못 생각한거다 하면서 고쳐주고..."

"그야 당연하지"

 

"당신이라면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도 그아이에게 너희 엄마는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잘못되는 일이 없을거다. 라고 말해 주겠지?"

"그게 사실이잖아."

 

"그러니까 나는 현모양처가 될 수 있다구..."

"그러니니까 그게 무슨소리냐구?"

 

"현모양처는 혼자 잘나서 되는게 아니거든... 혼자 아무리 잘나도 허난설헌 경우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소용없거든... "

"그렇게 되는건가?"

 

"응, 허난설헌처럼 바탕이 깔려 있어도 그 남편이나 시댁이 끌어내주지 못하면 현모양처 감이라도 소박때기가 되는거구, 신사임당처럼 주위에서 받아드려주면 현모양처가 되는거지..."

"그렇네..."

 

"근데 나는... 당신이 내가 하는말 고깝게 않듣고, 조언으로 다 인정해 주고, 어머님 아버님도 혹여 며느리가 더 배웠다고 아들 무시할거란 생각 않하시고, 그냥 며느리로 받아주시잖아... 그러니 그렇게 대우받는 어머니라면 당연히 아이도 잘 따라줄거 아니야..."

"그렇지..."

 

"그러니까 난 현모양처가 될거야... 나혼자 잘나서가 아니라... 주위 여건이 되니까..."

 

울신랑 한참 나를 쳐다보더니 꼬옥 안아준다.

"장해, 장해..."

 

현모양처는 혼자 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내가 되도록 믿어주는 남편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대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남자 또한 혼자 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우 받는 사람이 되도록 후원해주는 아내가 있어서 가능한 거겠죠.

 

결국 한 가정에서의 화목이나 발전은

한사람의 노력이나 희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애쓸때 가능합니다.

 

아직 신혼인 나와 남편...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 인정해주고, 고마워할 줄 알면서 살았으면 싶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