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쓰고 그냥 신경안썼더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고
댓글 달아주신지 몰랐어요.
주변에 이야기 하니까 정말 별 수법들이 다 있더라구요.
요새는 진짜 군대 가있는 아들도 군부대에서 다쳤다고
직접 오라는 식으로 전화가 온대요.
아니면 아들 다쳤으니까 이쪽으로 오셔야겠다면서 연락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 그 이후로 집전화 바꾸고 114에 신고 안하고 가족끼리만 번호 알고 지내요.
그 사건 이후 집전화 바꾸기 전에는 집에 전화만 와도 엄마가 너무 놀라시더라구요.
부모님마음은 그런거니까 떨어져 계시는 분들 전화 자주 해드리고,
이런 일도 있으니까 꼭 어떻게 해서든 본인한테 확인전화 꼭 하라고 전해드리세요.
아 글이 길어서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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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보이스 피싱을 오늘 진짜 겪게 되었습니다.
이 글 읽으시고 그냥 넘기지 마시고 모두 부모님께나 주변 아는 분들께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실제로 당해보니 아무생각도 못합니다.
길다고 그냥 넘기지 마시고 한번 읽어보세요.
남의 일만이 아닐 수가 있습니다.
일단 제 동생은 아는 형의 부탁으로 해수욕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일단 동생의 이름을 그냥 oo 이라고 하겠습니다.
휴가를 맞이하여 어제 동생을 보러 가족끼리 다녀왔습니다.
하루종일 얼굴보고 놀다가 밤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밖에 나가있다보니 피곤했는지 가족 모두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8시 30분 쯤에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엄마가 받으시고는 갑자기
"oo이가 다쳤다고요?" 라고 소리치셔서 저와 아빠는 모두 잠에서 깨서
빨리 나가자고 옷을 챙겨입었는데 동생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왔습니다.
"엄마, 나 이상한 형들한테 끌려왔는데 많이 맞았어" 라며 우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당황한 어머니께서 거기가 어디냐며 물었더니 그냥 모르는 창고라고
많이 맞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해준 사람이 다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는 아저씨 제발 살려달라며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사람들이 처음부터
"거기 oo네 집이죠? oo엄마에요?"
이렇게 전화를 했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울고있던 남자의 목소리도 동생의 목소리와 흡사했었습니다.
당연히 저희는 정말 납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더군요.
평소 보이스 피싱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그게 설마 이렇게 나한테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일단 저는 뒷베란다로 가서 경찰서에 전화한다는게 114에 전화를 해서
동생이 납치된거 같다고 막 이야기를 했더니 그 분께서 이런전화는 112에
하셔야 한다고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경찰에 전화를 했는데 이건 뭐...
"그거 100% 보이스 피싱이에요. 당황하지 마시고 인상착의나 학교같은거
물어봐바요. 100% 라니까"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10분이내에 집에 도착하더군요.
그동안 동생과 같이 일하는 형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계속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같이 계시는 삼촌 번호도
알아내서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왜 동생 번호로 전화를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동생 번호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받지 않더군요.
몇 십번을 통화를 시도해도 전화가 되지 않자 점점 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 손발이 떨리고 서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그 사람들은 천만원을 계좌로 붙이라며 엄마를 협박했습니다.
그 때 엄마가 통장에 잔고가 없다고 아는 사람통해서 돈 붙여주겠다고 하시며
전화를 잠깐 끊어야 겠다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아줌마 머리에 x 찼어? 아줌마 아들 안보고 싶어? 잔머리 쓸때마다 아들
손가락 하나씩 잘라버릴거야"
라며 엄마를 협박했습니다.
30분이내로 돈 안보내면 아들 다신 못본다고 했습니다.
경찰들은 와서도 계속 보이스 피싱이니 전화 끊으라고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하도 열받아서 경찰아저씨 눈 똑바로 쳐다보고
"아저씨 만에 하나 이거 진짜면 아저씨 책임질 수 있어요?"
했더니 아래위로 뭐 이런게 있나 하고 쳐다보시더니 그 해수욕장 파출소에
연결해서 알아봐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가르쳐준 번호가 틀려서 돈이 안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인께서 돈을 붙이러 가셨는데 번호가 안맞아서 안들어간다고 했더니
또 아들 손가락 하나 자른다고 협박을 해왔습니다.
결국 두 번째 통장도 안되더군요.
그때 엄마도 뭔가 이상했던지 지인분께 돈 붙이지 말라고 해달라며
쪽지를 적어주셨습니다.
지인분께서는 집으로 찾아오셨고 은행에는 아는 분을 통해 돈을 붙일 수 있게
대기하고 계시던 중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계속 되는대로 동생과 그 형과 삼촌에게 계속 돌아가면서
전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같이 계시던 그 형의 어머니가 생각이 났고 그 아주머니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잠깐 밖에 나와 계신다고 알아보고 전화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 까지도 경찰들은 그 쪽 해수욕장 파출소랑 연락하고 있더라구요.
아주머니께 전화 오기까지 5분도 안됐지만 정말 5시간 같았습니다.
결국 동생 자고 있다는데 무슨소리냐며 동생이 바로 전화할꺼라고 하셨습니다.
그 때가 마지막으로 계좌번호를 받은 타이밍이었습니다.
마지막 계좌번호를 지인께 알려드렸는데 제게 동생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뭔 일이야. 나 자고 있었는데."
확인되자마자 엄마한테 바로 통화시켜드렸더니 평소에 욕도 한마디 안하시는 분이
정말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보이스 피싱임을 확인하고 경찰을 바로 돌아가 버리더군요.
엄마는 거의 실신 직전이셨습니다.
아들이 정말 그렇게 됐다고 믿는데 안그럴 부모가 몇 이나 될까요.
그런데 경찰이 가고 다시 한번 더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가 받으시고는 "나 경찰인데" 하셨더니 그 자식들이
"xx새끼가 뭐 어쩔껀데?"
이렇게 대답하더랍니다.
한 참 정신을 추스르고 생각해보니 동생의 신상정보 유출로 인해
처음부터 "oo네 집이죠?" 라고 전화를 걸어온 것 같습니다.
진짜 그런데 그런 말로 시작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더 믿을 수 밖에 없었구요.
어차피 대포통장인걸 아는지 통장번호가 적힌 종이고 뭐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아직까지 연락 한번 없네요.
뭐 수사 종결된 건가요?
전화국 가봤더니 알아볼 수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중국에서는 보이스 피싱 백과사전도 있다고 합니다.
정말 부모마음 이용해서 이딴짓 하는 나쁜 사람들 어떻게 처벌받을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 까요.
정말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피가마르고 지옥같은 1시간 이었습니다.
보이스 피싱이네... 한마디면 끝나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 계좌번호는 맞는 번호임이 확인되고 바로 동생한테 연락이 와서 망정이지
천만원 고스란히 보내줄뻔 했습니다.
정말 저도 우리 가족한테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진짜 밖에 나가있거나 하신 분들은
부모님께 연락 자주 하시고 꼭 이런일 있을 수도 있으니까 당황하지 말고
어떻게든 전화먼저 하라고 알려주세요.
경찰이 연락해서 확인하기 전에 제가 먼저 번호알아내서 연락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들 느긋하시더라구요. 백프로 사기라면서...
하루에 10번 그런 신고가 들어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백프로 사기라고 돈 보내지 말라고, 결국 사기는 맞았지만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만일 진짜 1%라도 진짜면 그때는 어쩔 뻔 했습니까?
생각만해도 정말 아직도 손이 떨립니다.
휴가철 이용해서 이런전화도 극성인거 같은데, 정말 조심하세요.
내가 직접 당하게 되면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납니다.
절대 침착할 수 없더라구요.
모두 이런일도 있다는걸 아셨으면 해서 이렇게 글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