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지?"
"저는 별이에요." 그는 여전히 자신을 별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들이 너를 누구라고 하지?"
한참을 서글픔에 잠겨 있던 그가 입을 서서히 떼며 말했다.
"...별물고기...불가사리..."
그리고 왜 그가 하늘에서 이 깊은 바다 속에 빠지게 되었는지 말해주었다.
"교만 때문이었어요."
그들은 별들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빛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탄이 그들을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 바다 세계에는 이 하늘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행복이 있지.
만약 너희들이 그곳으로 간다면 성대하게 환영해 줄 거야.
너희처럼 아름다운 빛을 소유한 별들은
이 차가운 밤하늘에서 더 이상 고생할 필요가 없어.'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모두 우리의 아름다움을 시샘해서 지어낸 사탄의 거짓말이었어요.
저 하늘을 떠나 이 바다에 내려오자
우리 몸에 있던 아름다운 빛이 사라져 버리는 거에요.
그리고 우리를 반기기는 커녕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거에요.
뒤늦게 후회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려 했지만,
빛을 잃어버린 우리들은 올라갈 수가 없었어요."...그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젠 알아요. 가장 아름다운 곳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었던 곳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빛을 비출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이거 아세요?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건지.
지금 저는 저 그리운 하늘의 아름다운 빛도, 나의 이름도, 다 뺐앗겼지요."
그리고 그는 쓸쓸히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오늘도 바다의 별들은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바닷속을 떠돌고 있다...
- 정원준, 호주에서 보내온 희망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