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병헌과 장동건 등 한류스타들이 속속 할리우드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지만 하정우만큼 단 시간 내에 해외에서 주목을 받은 배우도 드물다. 그는 충무로의 대표적인 배우로 떠오름과 동시에 아시아 전역의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하정우의 최근 영화 제목이 '국가대표'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만약 영화배우들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만든다면 박지성의 'NO.7' 유니폼은 당연히 송강호에 입혀져야 겠지만 미래의 'NO.7'이 될 기성용이나 이청용의 유니폼은 단연 하정우의 몫이다.
'무릎팍 도사'를 재미있게 봤다. 팬들이 어떤 점을 섭섭해 하던가.
팬카페에 인기척도 없고 글도 안 올리고 대답도 안 해 주니 소통이 안 된다고 하더라. 팬미팅도 안하니 서운해 하고. 아, 그리고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 중고생들이 아르바이트 해서 연예인한테 선물 보내고 요즘 살기도 힘든데 자기 위해 쓰지, 물론 고마운데 책하고 CD 이상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또 섭섭해 하더라. 작품을 통해 나를 보여드리고 싶고 지금은 나를 더 다져야 하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할 시기이기에 팬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주고 같이 늙어가자고 했는데 팬들 마음은 또 다르더라.
12세 관람가는 처음인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조니 뎁이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만들어서 어린 팬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나. 나 역시 '국가대표'를 통해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런 배우가 있다고 다가가고 싶었다.
충무로의 대표적 다작 배우다. 지금도 '국가대표' 홍보를 하면서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촬영중이고 '황해'를 준비중이다.
영화룰 찍고 난 뒤 개봉이 미뤄져 개봉시기가 겹친 점도 있고 촬영할 때는 충분히 여유가 있다. 홍보일정과 겹치면 힘들지만 촬영만 하면 오히려 지루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 충분히 재충전하고 지금처럼 계속 하고 싶다. 지금은 무엇보다 열심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상 템포로 가는 중이다. 농사를 잘 지어놔야 겠다는 생각이다. 인지도나 경험 측면에서.
'용서받지 못한 자'로 칸에 갔을 때 하정우는 상당히 영민하고 계산에 능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행보는 종잡을 수가 없더라. 상업과 독립영화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주문을 받지 않나.
상업영화를 많이 하라는 출연제의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상업과 독립영화 둘 다 힘들기 때문에 관객을 많이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영화를 하라고 한다. 나 역시 앞으로는 분명히 대중들에게 친숙한 배우가 되려는 생각이 있다. 아직까지 나는 크게 소비되지 않았다. '추격자'가 500만을 동원했지만 지방에서는 잘 모르시더라. '국가대표'가 첫 상업영화라고 할 수 있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배우로 부상함과 동시에 아시아에서도 유망주로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해외진출에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겠다.
'보트'의 예를 들어보겠다. 한국과 일본이 180도 다르다. 한국에서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면 일본에서는 환대와 국빈 대접을 받았다. 일본 프로모션에서 200개 매체가 몰렸다. 일본 배급사에서 기자들에게 감상문을 제출하라 해서 우선순위에 든 60개 매체의 인터뷰를 하고 왔다. 일본 사람들이 '추격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보트'의 원안자인 와타나베 아야와 동료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보트'가 일본 진출의 궁극적인 시발점이 됐다.
김기덕 감독 덕을 많이 본 것도 있지 않나.
해외에 가면 내 영화 3편은 거의 다 안다. '추격자'와 김기덕 감독님의 '시간'과 '숨'이다. 김기덕 감독님 작품은 너무나 감사한 프로필이다. 마틴 스콜세지도 나를 알던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두번째 사랑'에서 함께 연기한 여배우 베라 파미의 소개로 김진아 감독님과 함께 만났다. 너무 좋아하는 팬이라고 했더니 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와 '두번째 사랑'을 보고 나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스콜세지 감독이 롤링스톤즈를 다룬 '샤인 어 라이트'를 마친 직후였는데 17세기 아시아를 배경으로 네덜란드인이 일본에 쳐 들어와 사무라이와 전쟁을 벌이는 영화를 몇 년 후에 돌입할 예정이고 아시아 배우를 캐스팅할 예정이니 알고 있으라고 말했다.
'국가대표'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많이 밝아졌다. 위로를 많이 받았고 숨가쁘게 살아왔던 걸 7개월의 시간동안 촬영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추억을 통해 가다듬을 수 있었다. 작품을 할 때 캐릭터의 색깔에 따라 실생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다. '추격자' 때는 아무도 안 만났고 공식 행사때는 꼭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보여주지 않았다. 관객들이 지영민으로만 온전히 느끼도록 말이다.
여자친구를 이야기할 때 스스럼이 없어 보기 좋다. 연예인이 아니라서 일종의 보호하려고 숨기는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건강하게 우리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숨길래야 숨길 수도 없는 세상 아닌가. 요즘은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
김기덕-윤종빈-나홍진-이윤기 등 같은 감독과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 그렇다. 아무래도 한 번 했던 감독님들과 두번째 호흡을 맞춘다면 더 좋은 작품을 할 여지가 있다. 워낙좋은 사람들이고 기대감이 있다. 전작보다 나은 걸 뽑을 수 있다는.
'무릎팍 도사' 같은 마지막 질문이 되겠다. 꿈을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세계적인 영화인이 될 거다.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배우말이다.
'국가대표' 배우 말인가.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