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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한테 자리 양보 하라던 아주머니..

꾸임 |2009.08.14 15:10
조회 75,851 |추천 26

안녕하세요.

판에 글 몇 번 썼었는데 오늘은 또 억울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글 쓰네요.

 

지금 직장 다니는 임신 5개월째 20대 중반 예비맘입니다.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해서..

 

회사 다니랴~ 집에 가면 집안 일 하랴.. 입덧은 아직도 안끝났고..ㅠㅠ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입니다.

 

 

 

회사에서 버스 한 번만 타면 집에 갈 수 있는데다가

제가 타는 정류장에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항상 앉아갈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사실 제가 임신 전에는 버스건 지하철이건 노약자석엔 절대 앉지도 않고

왠만큼 복잡하지 않으면 그 앞에 잘 서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임신 후엔 몸이 힘들어서 노약자석이라도 찾게 되더라구요.

 

 

대략 일 주일 전 쯤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비슷한 시간에 같은 버스를 탔죠.

 

버스를 탔는데 뒷자리는 거의 다 차있어서 그냥 비어있는 노약자 석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창밖을 구경했죠.

(왠만한 소리는 다 들릴만큼 노래를 크게 안듣습니다.)

 

 

가다보면 지하철 역 근처에 사람이 엄청 많이 타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타는데,

 

어떤 30대 초,중반의 여자분이 어린 아이는 팔에 안고 조금 큰 아이는 손을 잡고 버스를 타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힘드시겠네. 비켜드릴까- 생각하는 찰나 타시면서 큰 아이한테

 

"금방 내릴꺼니까 여기 꼭 잡고 서있어~"

 

이러시더라구요.

 

그러고는 제 바로 뒷자석 앞에 아이와 함께 서셨습니다.

 

 

그래서 금방 내리신다니..

제가 또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자리 양보해 드렸다가 되려 거절당하면 뻘쭘할까봐

그냥 앉아서 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제 옆에 서계시던 50대 중반 정도?의 아주머니께서 불만 가득한 말투로,

 

"여기 노약자석인데 뒤에 애기 엄마한테 자리 좀 비켜주지~~"

 

이러시는 겁니다.

(그 아주머니는 애기 엄마랑 같은 정류장에서 좀 더 늦게 타셨어요.)

 

갑자기 당황해서 이어폰을 빼면서 "네??" 했더니

 

"아니.. 여기 노약자석인데 아가씨가 앉아가지고.. 어쩌고저쩌고~~~"

 

하시더라구요..

 

그냥 말씀하시는게 아니라 정말 상당히 기분 나쁜 투로 말씀하시는겁니다.

 

 

순식간에 개념없는 여자가 돼버리더군요.-_-

 

 

 

아직은 배가 많이 안나와서 앉아있는거 보면 임산부인지 모를수도 있으니까..

 

"저기, 저도..."

 

라고 말하는 찰나 그 애기 엄마께서

 

"아니에요~ 금방 내릴꺼에요." 라고 제 말을 짜르시더라구요;;

 

 

그러고 말꺼낸 아주머니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서계시고...

 

 

 

 

아... 정말 이럴때 난감하더라구요.

 

둘이서 말 다 끝났는데 제가 나중에 "근데 저 임산분데요.." 이러고 말하기도 참..

뭐시기한 상황이고;;;;

 

 

그리고 그 아주머니 말씀하시는 투가 성격 보통 아니신거 같던데

 

오히려 그런 말 했다간 "배도 많이 안나왔는데 뭐가 힘들어"  등등의 좋지 않은 말이 나올꺼 같더라구요.;;

그냥 제 생각이긴하지만...

 

 

저도 생각없이 그런 것도 아니고..

금방 내린다는 말을 들어서 앉아있는건데, 화도 나고 정말..ㅠㅠㅠㅠㅠ

 

임신하면 감정 변화가 심하다던데 정말 별거 아닌 일인데 너무너무 서럽더라구요.

 

 

물론 아주머니도 잘 몰랐으니까 그러신거고, 좋은 일 하시려다 그런거지만..

 

이런 경우 너무 난감하네요.

 

 

나만 나쁜x되고..

 

 

 

그래서 그 일 이후론 몸이 힘들어도, 타기 힘든 자리여도 노약자석엔 잘 안앉습니다.

 

배 남산만해지기 전까진 노약자석 근처도 안가려구요..

 

 

끝까지 자리 양보안한 제가 나빴던 걸까요..?ㅠㅠ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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컹~ 리플들이 갑자기 왜케 많이 올라왔나 했더니 웬 헤드라인에^^;;

시간대가 이상할 때 헤드라인이 되네요..

 

리플들은 79개인 시점까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좀.. 많이 소심해요^^;;

신랑한테도 찍소리 못하고 사는 스탈입니다~ 성격이 좀 곰같애서..

 

그나마 이게 2년 정도 서비스직에 종사한 적이 있어서 많이 나아진거랍니다.ㅠㅠ

 

 

리플들 다 읽어보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는 부분들도 있네요~

무엇이 옳은 것인지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아요.

 

리플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날이 정말 많이 덥네요.

더위 조심하시구요~

김연아 아이스쇼 재밌네요~ㅎㅎㅎㅎ^^ 넘 이뻐요~~

추천수26
반대수0
베플마녀하늘을...|2009.08.14 18:53
도대체 우리 나라는 왜 내 돈 내고 대중교통 이용하는데....자리에 앉아서 눈치 봐야 하는지..... 짜증난다는....-_-
베플아쿠|2009.08.14 19:13
나도 2년전에 다리다쳐가지고 목발짚고 학교다녔었는데, 수원역에서 학교가는 버스로 환승하고 자리있어서 앉았는데, 어떤아저씨가 멀쩡한애가 왜 목발짚고 다니냐고 발로깁스한발 차면서 넌 나보다 상태 좋아보이니까 일어나라고 했던게 기억나네 ㅡㅡ 참 어이없던 아저씨.. 목발짚고 앉아있는데 상태가 좋아보인다니... 하...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일어나서 목발짚고 서있으니까 잘서있네~ 왜앉았어? 이렇게 묻던 아저씨가 생각나네 ㅡㅡ 정말 참 우리나라 웃긴나라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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