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뉴스를 읽는 것은 언제나 고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챙겨읽어야 한다는 것은 매일이 고역이라는 말과 같다.
예전에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문 사설 몇 개씩만 읽고 끝냈지만
언젠가부터 신문사마다 각각의 성향 혹은 유착의 냄새가 나는
극과 극의 사설만 쏟아내는 덕분에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본의 아니게 이 뉴스 저 뉴스를 찾아다니는 꼴이 되어버렸는데
요 며칠 사이에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광우병 파동 때에 있었던, 사실 이 사건만 없었다면 묻혀졌을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른 일이 그것이다.
과정을 설명하면 글이 길어질테고, 순서는 이렇다.
1.박창규→2.전여옥→3.정진영→4.변희재,진중권→5.박중훈,유창선
→6.변희재→7.방시혁→8.변희재→9.심상정→...
아래는 각 글의 원문 혹은 뉴스 주소.
1. 박창규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5915&PAGE_CD=S0200
2. 전여옥 http://www.oktalktalk.com/home/headline.html?no=1019
3. 정진영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5494&PAGE_CD=S0200
4. 변희재 http://www.bignews.co.kr/news/article.html?no=230929
4. 진중권 http://blog.daum.net/miraculix/18263710
5. 박중훈 http://sports.hankooki.com/lpage/entv/200908/sp2009081706360396010.htm
5. 유창선 http://blog.ohmynews.com/yuchangseon/293328
6. 변희재 http://www.bignews.co.kr/news/article.html?no=230934
7. 방시혁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205595
8. 변희재 http://www.bignews.co.kr/news/article.html?no=230936
9. 심상정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90817162714§ion=01
보면 알겠지만 변희재가 참 바쁜 사람이다.
한번 나서더니 주구장창 누군가의 한마디에 끝없이 대꾸해준다.
변희재 ⓒ권우성
전여옥이 나설 때부터 변희재의 등장을 대충 예상했지만
(변희재가 나설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상당히 많다.)
이 정도로 진창을 만들어 놓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변희재의 등장이 예상 된 이유는 꽤 심플하다.
언젠가부터 논란의 중심이 되기를 자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언제부터 이렇게 전면에 나섰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에서 이 사람이 등장한 시기는 '여기자 사건 파문'이었고
그 후에 진중권과의 토론 덕분에 제대로 각인이 됐다.
논란과 사건의 한가운데에 서고자 하는 의지가 상당히 강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완고한 의견,
즉 그 장례식에 자신의 세금은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서
더욱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미디어를 아주 잘 이용하는 사람이다.
이번에도 역시 변함없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위의 글들에 담긴 정치적인 성향과 전문 영역 다툼을 떠나서
이번 논쟁은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더럽고 추하다.
그 한가운데에 변희재가 있다.
변희재는 김민선, 정진영, 박중훈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사회적 발언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1주일에 2-3회권 이상의
사회과학서, 인문과학서 책을 읽고, 매일 신문과 잡지의 글을
최소 3시간 이상 읽고, 정부 정책등에 대한 보고서도 주마다
서너편씩 읽어라.'
이미 김민선과 정진영에게는 이런 낙인을 찍은 후다.
'의견 개진을 할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
그 지적 능력 발언 때문인지 모르지만,
방시혁이 자신은 서울대 출신이며 변희재와 같은 과 선후배이고
변희재가 후배인 것이 부끄럽다고 밝힌 글에 대해 반박하면서
'나는 학력으로 지적 수준을 가리는 사람이 아니며, 당신은 내가
싫어하는 학력차별주의자'라고 도장까지 찍어줬다.
마지막으로 '나는 음악 영역에 안들어갈테니 당신은 글 쓰기 영역에
함부로 들어오지 마라'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오만방자한 사람이 또 어디있을까.
도대체 어떤 사회과학서와 인문과학서를 읽으면
이렇게까지 안하무인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적으로 간주한 사람을 어떤 식으로라도 깎아내고 비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의 글들에는 각 포털에 숨어있는 키보드워리어들의
두서없고 수준낮은 댓글들이 가진 단순함이라는 장점조차도 없다.
차라리 한 우물만 파는, 입에 담기도 싫은 지만원보다도 못하다.
변희재는 자신의 반대자들에게 꾸준히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공적인 사과를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 자체로 추락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변희재는 여기자 파문에서 이미 사과를 하는 입장에 서 보았다.
그래서 더욱 사과를 받아내려고 노력하는건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고소해버리면 그만이다. 실제로 고소 참 잘한다.
게다가 이미 위의 논란은 변희재가 그토록 강조하는 '논점'에서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버렸고, 그 주범은 다름아닌 변희재다.
정진영의 뒷조사를 안하고 글을 썼는지 변희재의 글 덕분에
정진영이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는게 화제가 되었다.
같은 과까지는 아니지만 졸지에 선배도 못알아보는 사람이 되버린
변희재는 같은 과 출신의 방시혁의 글에 대한 반박에서는 대놓고
'같은 학과 같은 과 출신이 선후배 관계라는 악습을 없애겠다'며
기본적인 상식까지 거부하였고 뜬금없이 대중문화를 표적삼았다.
김민선을 고소하는 사건에 대한 논쟁은 이제 그것과는 전혀 다른,
논점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어처구니없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반박과 비난에만 열중하다보니 논쟁이 왜 시작됐는지 깜박했는가.
그러면서도 쓰는 글마다 상대방에게 논점을 확실히 하란다.
그 확실한 논점을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얼마나 확장을 했는지,
이젠 연예 기획사를 문제삼는데 변희재를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이슈에 목을 매고 달려드는 그 동안의 행태를 생각해 봤을 때
남규리와 동방신기에서 불거져나온 문제를 염두한게 아닌가 싶다.
사실 그가 '우매한 네티즌'이라고 표현한 대중의 입맛을 맞추기에
이번 기회는 인지도를 높일 호기이면서 좋은 먹잇감일테지만
내심으로는 변희재가 이 예상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어떤 쪽으로 그 잘난 '논점'이 바뀔지는 알 수가 없다.
사건의 발단이었던 에이마트의 박창규는 김민선을 고소하면서
'연예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기 위해서'를 이유로 밝혔다.
변희재 역시 방시혁의 글에 '부당한 연예권력들이 판치는
더러운 대중문화 영역에 칼을 들겠다'고 작심했음을 알렸다.
애초에 목적이 같았기 때문에 두 팔 걷고 이 일에 나섰다면
대중문화 영역을 개선하려고 악을 쓰고 달려들기 이전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문화 영역부터 잘 추스렸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더러운 분야가 시사평론을 앞세운 사람들이
다른 모든 문화를 경시하고 억압하는 정치와 사회문화판이다.
누군가 변희재에게 나와 같은 생각을 말한다면
그 어설픈 논리를 이렇게 비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미 밝힌 것처럼 5년전부터 연예산업을 개혁하려고 했고
남들이 보수 논객이라고 말하는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사건은 내가 관심있어하는 모든 것이 총 망라되어 있다.'
이런 대답에는 개소리 그만하고 지랄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상대방의 언급 하나에 진지한척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다가
아다리가 맞아서 지금까지의 경과처럼 진행된게 뻔히 보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인격 모독과 인신 공격을 서슴치 않는 작자가
도대체 무슨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의견 개진'을 하고 있는가.
자신을 '듣보잡'이라고 칭한 와이텐의 전유경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좋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듣보라는 별명은 감사한 줄 알아라.
희재라는 이름은 내가 참 좋아하는 곡의 제목과 같아서 꺼려지고
듣보라는 별명은 이제 조금 생계형 아이돌을 넘어서는 것 같은,
귀여운 햄촤와 같기 때문에 변씨의 별명으로 용납할 수 없다.
하긴 뭐, 그 별명 싫어했으니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 좋아라하겠지.
누가 이 사람에게 시사평론가라는 직함을 붙여줬는지 몰라도
시사평론이란 극단적인 호의와 악랄한 비난만을 넘나드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서
그 직함은 그만 떼고, 정치인으로 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정치적인 입지는 이미 잘 닦아놓았으니 문제 없을거 아냐.
거긴 당신과 똑같거나 당신보다 조금 잘난 사람들만 있단다.
오타쿠같은 생김새 하나만으로 적들의 전의를 잠재울 수 있을거야.
그리고 언론의 사회면에서도 가끔씩만 그 이름을 봤으면 좋겠어.
아주 가끔씩, 무슨 기부를 했다는 이런 내용으로만.
무슨 대단한 능력을 가졌길래 남들 지적 능력 운운하면서
안되는 놈들은 접근도 하지 말라고 엄포질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