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시오
왜 가시오
형님
왜 가십니까
삼촌
왜 가십니까
아버지
왜 가십니까
내 손 한 번 잡아주시오
내 어깨 한 번 두드려주시오
그 너른 품에 한 번만 딱 한 번만 안아주시오
흰 꽃을 든 손을 마주 잡아
그 날처럼, 미소가 벅차올랐던 그 날처럼
번쩍하고 들어올려 주시오
반 백년을 살아오면서
이리도 슬픈 한 해가 오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눈 감는 날도 이리 슬프지는 않겠지요
아니오
그 날은 오히려 기쁠 것입니다.
가슴으로 품었던 형님 두 분을 뵈러 가는 날이니
그 어느 날보다 기쁘겠지요
느린 타자로나마 당신을 애도하고 싶어 딸에게 부탁해 글을 씁니다.
형님, 잘가십시오.
잘가십시오 형님
웃는 낯만 기억하겠습니다.
잘가시오
잘가시오 형님
잘가시오
가지마시오 라는 말은
품겠습니다.
잘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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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가 쓰신 글입니다.
애도하시고는 싶으신데, 어디에 쓸 곳이 없다고 그냥 여기저기 써달라고 하시네요
故김대중 前대통령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