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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하나면 life is wonderful

석정완 |2009.08.24 19:31
조회 183 |추천 0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는 여자의 질문에

마주 앉은 남자는 수줍게 대답하길

"텔레비전에서 해 주는 영화요."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남자는

"아무거나 뭐, 없어서 못 먹죠."

 

그럴 때마다 여자는

"아, 그러시구나."  그러곤 작은 한숨을 내쉽니다.

 

이 여자의 예전 남자친구는 참 멋있고 참 똑똑하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한순간도 그녀를 심심하게 하는 법이 없었죠.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스스로도 지루함을 견디지 못했다는 것.

 

잘해주고 웃겨주고 멋있는 남자친구 옆에서 여자의 행복이 깊어 갈 무렵

이미 혼자 지루해진 그는

'우린 여기까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 버렸습니다.

아마도 또 다른 여자를 딱 그녀만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그 후에 옛 남자친구를 닮은 거라면 길가의 돌멩이도 보기 싫었던 여자.

친구들은 그녀에게 '전혀 다른 남자, 순도 100%의 청년'이라는 수식어로

지금 이 남자를 소개해 줬죠.

 

'그래, 애들 말대로 착해 보이기는 해. 하지만 정말 재미없구나.

내가 이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외로워서 내가 사랑을 하겠다는데, 남자가 착한 게 무슨 소용이람..'

 

여자는 다소 노골적으로 손목시계를 쳐다보고

내내 커피가 담긴 머그잔만 만지작만지작.

그러면서 마지못해 몇 마디,

"컵이 참 예쁘네요. 음악이 참 좋네요."

 

그러다 한 시간의 지루함을 견디고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저기, 먼저 나가 계시면..."

남자는 여자에게 머뭇거리며 제안하고

여자는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 순순히 카페 밖으로 나와 기다리죠.

 

잠시후 계산을 끝낸 남자가 걸어 나왔을 때 여자는 내심 걱정이 됐습니다.

'이 남자가 연락처를 물어보면 어떡하지..'

 

그 순간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이 남자, 여자는 긴장했겠지요.

'올 것이 왔구나.'

하지만 남자가 꺼내 든 것은 전화기가 아니라

방금 전까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머그잔.

 

"이거요, 아까부터 하도 예쁘다고 하셔서.

계산할 때 주인 아저씨한테 좀 팔면 안 되냐고 했더니

비싼 거 아니라고 그냥 주시더라고요.

그게.. 오늘 제가 너무 재미없게 해 드린 것 같아서..

아, 이거 제가 마시던 거라 좀 그러면, 어디 가서 얼른 씻어 드릴까요?"

 

재미있는 사람을 찾지 마세요,

그 사람은 남들에게도 재미있는 사람일 테니.

예쁜 사람도 찾지 마세요,

그 사람은 남들에게도 예쁜 사람일 테니.

 

나에게 착한, 나에게만 예쁜, 나에게만 재미있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면, life is wonderful.  

 

 

- 사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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