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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RAMA 인터뷰 (음악웹진 IZM)

유희재 |2009.08.28 22:30
조회 254 |추천 0
 

 

http://izm.co.kr/contentRead.asp?idx=20646&bigcateidx=11&width=250

 

뮤지션이 말하는 나의 앨범-라마(RAMA)라마(RAMA)는 1990년대 후반부터 러프 스터프(Rough Stuff)라는 팀으로 클럽 공연을 해 오다가 2005년 군 제대 후 자체 제작한 앨범 < 전형적인... >을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힙합 신에 첫발을 내디딘 래퍼다. 이후, 여러 편의 믹스테이프를 발표했으며 동료들과 함께 개화산, 칠린스테고(7人 ST-Ego)를 결성해 음반을 내기도 했다. 현재는 'STG 월드'라는 조직을 만들어 프랑스와 일본 등의 뮤지션들과도 교류 중이다. 스스로를 '펜과 마이크를 거머쥔 랩 저널리스트'로 규정하는 그에게서 두 번째 정규 앨범 < Live For Today >와 그가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았다.

기본에 충실한 랩, 폼 내기보다는 메시지에 중점을 둔 음악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 단어보다는 완결된 문장으로 랩을 이어나가는 편이에요. 그런데 알고 보면 본전도 못 찾는 방식이죠. 솔직히 모 커뮤니티에서 그런 가사 방식이 문학적으로 폄하되는 것을 보고 얼마 동안 의기소침해져 있기도 했어요. 단어로 이어가는 랩은 제가 프리스타일 할 때 질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TG의 외모를 맡은 라마다. 투애니원으로 치면 산다라박.” 이런 것은 만들기는 쉬워도 식상하게 느껴지거든요.

랩이란 굉장히 진보적인 형태의 보컬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방식으로 각자의 개성을 어필하는 거죠. 저는 어느 정도 실제 언어의 흐름과도 일치하는 띄어쓰기를 준수하는 형식으로 흐름을 만들어 가는데요, 외계어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저의 장점인 메시지를 더 살리는 데 중점을 두기 위해서입니다. 프로레슬링에서 실력이 미숙한 선수일수록 많은 종류의 큰 기술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 안에는 아무 이야기도 없고 감동도 없어요. 신인의 치기어린 과시욕만이 있을 뿐이죠. 반면 최고의 프로레슬러는 단 세 가지의 기술만으로도 30분간 감동의 드라마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속된 말로 간지 나는 플로우를 선호하지만, 랩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랩 저널리스트로 존재하기란

폴리티컬 랩은 현상에 대한 비판만 있을 뿐 대안에 대해서는 부족, 또는 부재하다는 이유로 공격당하기도 해요. 랩이 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지만, 저술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거든요. 최대한 노력해서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법을 말하는 곡이 더욱 훌륭하겠지만, 벌어지고 있는 현상 자체를 널리 알리고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쉬운 점은 많은 사람이 듣게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거예요. 정치 이야기는 역시 골치 아프다고 말씀하시니까…. 그런 면을 이번 앨범의 단점으로 꼽는 분도 많아서 무척 충격적이었어요. 시사적인 이야기들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이야기잖아요. '당장 밥 벌어먹는 것도 힘든데'라며 외면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 벌어먹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항들이에요. 청소년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관심 갖게 하고 싶었는데 잘 안된 듯해서 씁쓸합니다. 좀 더 잘 해봐야겠죠.

< Live For Today >의 다른 반쪽, 패러디와 코믹

투철한 개그 본능이랄까요? 믹스테이프에도 많은 곡들을 패러디했죠. 공감대를 형성하는 재미있는 부분을 심어두는 거죠. 원작을 아는 사람들은 거기서 빵 터지는 거죠. 마치 < 개구리 중사 케로로 > 같은 매력으로 전국 각지의 음악 마니아들에게 큰 재미를 주고자 합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라면롸마!'를 들으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라면을 제조하는 회사들의 이름도 직접 언급됐고 기존에 발표되지 않았던 버스(verse)를 선보이고 싶어서 타이틀곡으로 정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미 음지의 레전드 송이 되었고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애청될 거라고 믿습니다.

가뜩이나 정치사회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하니 마냥 딱딱하고 어렵게 가면 더욱 멀어질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정치적 내용과 코믹한 모습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을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이 모여서 저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코믹한 요소를 넣는 것 역시 적재적소에 이유가 있어서 들어간 것이라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다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재미없는 것은 질색이거든요.

믹스테이프 유행의 선구자, 믹스테이프와 이별을 고하다

수록곡 중에도 믹스테이프를 통해 먼저 선보인 노래가 있어요. 말하자면 체험판이죠. 정규 앨범에 실으면서 흐름이 좋지 않았던 부분을 매끄럽게 수정하거나 버스(verse)를 늘리고 단어의 사용을 좀 더 정확하게 다듬었어요. 앞으로 믹스테이프는 내지 않겠다고 말은 했어도 많은 래퍼나 프로레슬러처럼 언제 번복할지 몰라요. 믹스테이프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포맷이거든요. 이미 고교시절부터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제가 1990년대 후반 결성한 러프 스터프(Rough Stuff)의 멤버 중 제이길이라는 친구와 함께 엘오디(LOD)라는 유닛을 만들어서 외국 랩 인스트루멘틀에 직접 쓴 가사를 녹음해 2,000원에 판매하기도 했어요. 참고로 LOD의 뜻은 'Listen to Our Demo'였습니다. 정말 저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 믹스테이프와는 저작권법과 힙합 마니아들의 이해 부족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이별입니다.

트렌디하지 않은 음악을 하는 그가 말하는 트렌드

최신 유행하는 음악을 꼼꼼히 다 모니터링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꽤나 좋아하기도 합니다. 힙합뿐만 아니라 아이돌 음악, 클래식, 록 가리지 않고 들어요. 그렇지만 제 앨범에 최신 유행하는 트렌드를 담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장윤정과 박현빈이 대박을 낸 후, 젊은 가수들이 트로트 음반을 많이 내고 있잖아요. 그들은 대부분 뜨지 못한 기존 다른 분야의 연예인이거나 늦깎이에 기획사와 계약에 성공한 다른 장르 출신의 가수죠. 그들 나름의 생존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음악이나 방식이 무척 상투적이에요. 그 안에는 자신의 소리도 없고 방향성도 없어요. '아, 행사라도 많이 뛰고 싶다.' 이 정도의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행사가 들어올까요? 심하게 비교가 되면서 박현빈과 장윤정의 부만 축적될 따름이죠.

후발주자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다들 따라 부르겠지?', '행사에서 반응 좋겠지?'라는 생각만으로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대중에겐 매우 식상한 것으로 느껴지고 흉내를 내는 가짜로 비칠 뿐이에요. 한국의 힙합 뮤지션들도 외국의 트렌디한 음악을 흉내 내는 것에만 빠져서 자신만의 것을 못 들려주고 평단이나 대중에게 외면 받는 경우가 많아요. 클럽에서는 이미 외국의 오리지널 음악이 넘쳐나는데 굳이 그것을 흉내 낸 한국의 음악을 틀어줄 이유가 전혀 없거든요. 소리는 정말 비슷하게 나오고 있어서 감탄했습니다만…. 핵심은 오토튠이나 전자 악기의 사용이 아니라 얼마만큼 그 안에서 자신의 독자성을 어필하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저도 좋은 계기나 아이디어가 생기면 동참하겠죠. 요즘 많이 쓰는 오토튠을 넣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어요. 금세 지나가는 유행, 몇 년 지나고 보면 부끄럽지 않을까요.

힙합의 세계로 인도한 앨범들

지금은 배우로 유명한 마크 월버그의 1집이요. 마키 마크 앤 더 펑키 번치(Marky Mark & The Funky Bunch)의 < Music For The People >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듀스(Deux)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요, 과연 이게 힙합인지 아닌지 17년 전인 그 당시도 지금도 모르겠지만 일단 랩이 즐거웠어요. 닥터 드레(Dr. Dre)의 < The Chronic >은 그야말로 클래식이고요.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의 < Fear Of A Black Planet >, 노이즈로 가득한 괴상한 음악이지만 에너지가 넘쳐요. 이 음반을 듣고 라임 쓰는 법을 익히게 되었죠.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의 < The Coming >은 듣는 재미가 상당한 음반이에요. 웃긴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 그의 랩을 꽤나 비슷하게 모방했었어요. 하지만, 동양인의 외모나 발성으로는 전혀 안 어울리는 랩이라 감상에만 만족하게 됐죠. 마지막으로 케이 덥 샤인(K Dub Shine)의 < Kenzai Jikoku(현재시각) >을 꼽고 싶어요. 일본에서 가장 훌륭한 가사를 쓰는 래퍼지만 가장 단조로운 플로우를 들려주는 래퍼입니다. 2009/08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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