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종플루 소동을 보니 5, 6년전 SARS 소동이 생각납니다.
2003년 중국을 중심으로 SARS가 심하게 유행하고 난 후 뜸 했었죠.
전 2004년 2월 부터 중국 북경에서 어학연수를 시작했습니다. 결혼해서 간난아이가 있었는데 저 혼자만 북경에서 1년 기한으로 어학연수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May day (5/1, 노동절) 즈음에서 일주일 정도 모든 직장, 학교가 임시로 문을 닫습니다. 저도 아이 돌이 6월초라서 5월 노동절 연휴에 한국으로 들어가 돌찬치를 미리 할 생각이었습니다. 너무너무 아이가 보고싶었구요....
4월 19일 북경에서 안휘성 출신 전염병 연구원이 SARS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서 또 다시 검역이 강화되던 시기였습니다. 전 4/30 (금) 중간고사 마치고 아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사실 참 오랫만에 시험공부 해 보느라 심신이 많이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체온감지계를 무사히 통과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긴장이 풀리는지 오한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내려서 약국에 들려 열을 측정해 보니 38.5도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인근 병원에 가니 일단 해열제를 주면서 열이 내리지 않으면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집에 들어가기기 주저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맞다면 이제 11개월된 아기, 집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을까 해서요.. 일단 전화로 사정 이야기 하고 집 현관 입구 방에 혼자 들어가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밤에 계속 고열에 시달리면서 5/1 아침에 되어도 열은 오히려 39도를 넘어갔습니다.
일산 백병원에 갔습니다. 폐 X-ray 찍고 피검사, 소변검사 약 7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결론은 .........."잘 모르겠으니 다른데 가시라" 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착용케 하고는 다른 병원 손님들 놀랄까봐 뒷문으로 내보내 더군요...
그날 밤이 되어도 열은 계속 39~40도를 오르내렸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아 ! 내가 걸렸구나. 가족들과는 최대한 접촉을 자제했으니 제발 전염되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5/2 일요일 아침일찍 혹시 다른사람에게 전염될까봐 택시도 타지않고 자가용 타고 국립 보건원으로 갔습니다. 병원 구석에 있는 2층 단독주택 같은데 격리 시키더군요. 그리고 잠시후 우주복을 입고 방독면을 쓴 의사선생님이 들어와 간단히 문진하고 체온재고 진료 하시더군요..
듣기로는 제가 2004년도 SARS 의심환자 1호라고 하더군요. 일요일 인데도 보건복지부 (당시 명칭) 차관, 국립 보건원장 그리고 담당 의사들이 모여 대책회의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 최종적으로 SARS는 아닌것 같다고 결론내기로 다음날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단, 조건이 혹시나 몰라서 가택격리 였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으니 언론사 등에서 접촉해 오면 무조건 아니라고 No comment 해 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애기 돌찬치 ... 물론 예약비용까지 몽땅 날렸습니다. 불쌍한것... 우리애기 아빠랑 찍은 돌사진도 없습니다.
1주일 후 제가 중국으로 돌아가고 난 후, 국립보건원에서 제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다고 하더군요. 치료비 20만원 내 놓으라고. 자진신고 해 준 점은 국가 보건을 위해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규정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지역 보건소로 가서 보건소장을 결정에 따라 국립보건원으로 격리되었다면 치료비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제가 정말 SARS라고 판정되었다면 치료비는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자진해서 바로 국립보건원에 왔고 SARS도 아니니 치료비를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 앞으로 신종플루 .. 이런거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국가에서 하는거 보면 너무 괘씸하고, 그냥 있자니 정말 다른사람한테 옮기거나 하면 정말 큰일 이구.. 고민됩니다.
이제는 정부에서도 이런식으로 탁상행정 하시지는 않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