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랬듯이 그녀는 적당한 온도의 물이 가득채워진
욕조 속에 몸을 담근 채
어깨와 머리만이 수면 밖으로 빼꼼히 나와있었다.
천정이 비치는 투명한 수면 속에는
그녀의 몸이 드러나고, 그 위로 그녀의 손이
수면을 파(破)한다.
작은 회오리들이 요동을 치는 듯 하더니 이내 수면은 잠잠해진다.
눈에 총점을 잃은 채, 달뜬 얼굴을 한 여자가
점점 수면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어깨에서 목, 그리고 점점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적당히 뜨거운 온도의 물이 머리까지 가득 차버렸을 때
상념에 잠긴다.
두눈을 꼭 감고, 코와 입을 호흡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한참 뒤 살아야겠다는 본능이 용솟음 칠 때
물갈래를 치며 몸을 들썩하고 일어난다.
한 껏 물을 머금은 머리 가닥들이 얼굴에 다닥 다닥 붙어있어
이물감이 느껴지게 시작했다.
여전히 물 속에 잠겨있는 무거운 팔을 움직어
느릿하게 머리카락들을 뒷 머리로 쓸어넘겼다.
그리고,
얼굴에 묻은 물기를 쓸어내리고 감았던 두눈을 떴다.
물 밑으로 가라앉기 전과 후의 눈앞에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만, 터질 것 같은 심장과 달뜬 호흡
그리고 붉어진 홍안(紅顔)
옅은 미소를 지은 여자는 이내 몸을 일으킨다.
夜沐(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