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입니다.
법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추방당한 스티븐유를 다를 양키놈으로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근데 박재범은 스티븐유가 입대시기에 국적을 선택했던것과는 관계없이, 태어나서 한국이란 나라를 한번도 와보지도, 어머니의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전 사실 박재범이라는 사람에게 별 관심없지만,
성의없어 보이는 사과글 하나 보다는 기자회견에서 진심어린 사과와 진심을 말해주어야 이 사태가 조금은 사그러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나라를 너무나 사랑하는 중의 하나로서, 이 일에 대해 우리나라가 싸잡아서 욕을 먹었다던가 하는 생각도 전혀 들지않고 화가 나지도 않았습니다. 애국심을 들먹이면서 막장욕을 해대시는 누리꾼분들 덕분에 정말.. 화가 나고 챙피할 뿐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모든 일에 감정만 앞서는 분들이 많으신지.. 정말 불타오르는 애국심 때문이라면 정말 존경을 표하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와 같은 생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돈을 받아먹고, 사랑을 받는 스타로 지내고있는것이라면, 지금 당장 가방싸서 엉덩이 뻥ㅡ 차서 보내버리고 싶습니다.
괴씸하기 짝이없죠.
하지만 우리 모든걸 그 어린 청년의 몇마디 욕섞인 푸념으로 평가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의 청년들도 대화의 반은 더러운 욕 아닙니까.. 물론 저도.
때때로 전해져오는 미국에서 선전하고있는 우리나라'계'사람들은 정말 한국인입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겉으로 보여지는것만 빼고는 모두 미국인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그런 소식에 자랑스러워 하지요. 하지만 좋지않은 소식에서 한국계의 사람이란것이 알려지면 우리는 바로 우리나라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책임을 미루고 그들은 사실 미국인이 아니냐는 소리부터 나오죠.
myspace의 글들로부터 알 수 있듯이 재범군은 미국에서 비보이활동 등을 하고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동양계인들이 학업적인 능력으로 인정받는것보다 더 어려운것은 아마 대인관계일 것입니다. 게다가 씨애틀은 백인을 제외한 인종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곳에서 자란 재범군은 아마 한국이라는 이름표, 그리고 동양계라는 외모가 엄청난 컴플렉스였을 것입니다. 비보잉을 하는 거친 친구들사이에서 지내면서 한국이 부끄럽고 창피했을 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한국으로 와서 언제 데뷰할지 모르는 가수활동을 준비하면서 그 친구들에게는 더욱 부끄러워했겠지요. 19살의 나이면 어느때보다 더 자격지심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박찬호씨도 한때 고백했었지요.. 처음엔 한국인이라는것이 부끄러웠다고..
우리나라야 '한 핏줄'이라 하여 이런 자아의 충돌을 경험한 분은 많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버젓히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중남미계의 사람이나 흑인을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 생각하지 않죠, 똑같은 겁니다. 미국에서는 겉모습이 다른 yellow monkey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같은 모습으로도 섞이지 못하는 그 사람의 고통은 어떨까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 자아는 갈기갈기 찢겼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뉴욕에서 한국인2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오랫동안했었는데, 아이들도 그랬고 저도 그랬고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같은 인간인데, 뼈와 피보다 중요한 것은 태어날 때부터 자라온 환경이 아닐까요?
그런 그들이 단지 부모님의 조국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뿌리를 찾는 심정으로 꼬박꼬박 학교에와서 한국어 공부를하고, 한국을 이해하려고 하는것이 얼마나 대단해보였는지 모르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엔 '나는 한국사람이 아니다. 나는 미국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왜 f**king korean을 배워야 하느냐'며 책을 던지고 찢기도 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도 그러더군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지금 한국에와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명성을 얻고, 돈 또한 벌고있는 재범군과는 다르겠지만, 저는 그들을 혼낼 수 없었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없었습니다. 단지 마음이 너무 아팠고, 그들이 한번도 접해본 적도 없는 그 한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사랑하게 만들어야할지 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 당시에는 저 또한 미국을 엄청 증오하기도 하고 미국인들은 정말 다 싸이코같고 정신세계가 특이한 인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어전공자로서 미국을 많이 이해하고 있지만 그역사부터 정이 가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들의 그 오만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모두들 쓰는'양키놈들'이라는 말에 이런 뜻이 다 들어있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갈수록 그곳에 제가 스며드는 느낌을 받으며, 사랑하는 것이 생겨나면서, 그런 감정들이 사라져갔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인종을 비하하는 몰상식한 사람들도 많지만, 어마어마한 불법체류의 외국인들을 꾸역꾸역 삼켜내고 있는 그 나라가 조금은 부럽기도 했습니다.
저도 참 괘씸합니다. 자신의 일터이자, 꿈을 이룰수있는 장소이자, 부모님의 조국인 우리나라를 싸잡아 gay라니 frigging이라니 괘씸하고 배신감이 들지요. 그를 사랑하는 한국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하지만 여러분은 기분이 나쁘기 전에, 혹시 마음이 더 아프시지는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칭송하고 있는 윤미래씨에게도 한국이 처음부터 엄마같은 나라였을까요? 그 어린나이에.. 엄청나게 힘든일이 있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멋진이름의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지내고있는 그녀를 보면 너무나 뿌듯하지요. 우리나라에서 추방을 당한 스티브유는 어떻습니까? 추방당할 사유가 있었지만, 그를 인격적으로 내몬 사람들은 정말 '애국심'으로부터 그를 마음에서 추방시켰습니까? 아니면 단지 실망감이나 질투심이였을까요.. 지금 그에게 한국은 과연 어떤 나라일지 상상이 가십니까? 그렇게 한국으로 잠시라도 돌아오고자 하는, 한방울이나마 같은 피를 갖고있는 그 사람들을 한사람 한사람 쳐내다보면, 우리에겐 무엇이 남을까요?..
우리 정말 대인배같은 나라가 됩시다. 정말 애국심을 가져봅시다. 한국인으로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보듬고, 우리나라를 사랑할 수 있게 격려해봅시다.. 저는 우리나라를 욕하는 그 사람보다 잘 이해하지못하면서 욕을 먹는 우리나라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앞뒤없이 욕부터 하는, 그 입으로 애국심을 논하는 사람들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