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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r 박재범...GAY?!

천세환 |2009.09.10 00:48
조회 608 |추천 3

"Korea is so gay"

 

"짐승아이돌" 2PM의 리더 박재범이 미국의 social networking site myspace.com에 몇 년 전에 썼다던 이 한마디가, 결국엔 그를 탈퇴, 출국, 시애틀로 돌아가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글, 이 일 뿐만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지만, 어쨌든 가장 무게 있는 사건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불과 몇일 전 아는 동생이 그런 글이 발견 돼 있었다는 얘기를 해준지 몇일이나 지났다고 탈퇴까지 하는 상황이 생겼다.

 

조금 검색을 해보니 "한국이 역겹다"라는 해석이 지배하고 있었다. 사전적으로는 '건방진, 뻔뻔한' 이런 류의 단어들이 나오는데, 어쩌다 '역겹다'까지 갔는지는 약간의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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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가을, 미국 고등학교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거주했던 미국이기에 영어문제나 적응 문제가 크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을 하고 태평양을 건너, 작은 기숙사가 딸린 고등학교에 안착했다.

 

예상대로 언어에 대한 문제는 그닥 없었다. 학교 측에서의 배려로 ESL수업은 들었지만, 의사소통과 수업을 따라가는 것에 관련된 문제는 없었고,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레 나아지며, 어쨌든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 2년이였다.

 

허나, 문제가 없던 언어에서도 간혹가다가 내가 그 전 미국 거주 때 배우지 못한, 한국에 있었던 5년, 그 사이에 생겼던 언어의 크고 작은 변화들, 또한 어린 나이였기에 썼었을리가 없는 단어/숙어들도 당연히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GAY라는 단어이다.

 

Gay, 분명 10살의 나이에 내가 배운 gay/게이는 동성애자라는 의미가 있었다. Politically correct 한 말로는 homosexual이며, 속어로는 fruit, 형용사로는 fruity, 그리고 동생애자들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무분별한 차별대우를 받았던 5,60년대에는 queer라는 말을 썼다. Gender studies 또한 살펴 보아도, feminism studies/여권주의, 여성학에서 masculinity/남성상까지 연구가 진행 되는 가운데, homosexual studies가 아닌 queer studies가 존재한다.

 

또 다른 의미는 문학에서 gay라는 의미는 happy의 다른 말이다. 무조건 행복하다라는 의미보다는, 무엇인가 어쩌면 푼수 같아 보일지도 모르는 행복해하는 모습을 가진 이를 보고 gay하다는 표현을 쓴다. 하나의 추측은, homosexual들의 여성스러움과 심히 유들유들 하며 그들만의 일종의 "긍정",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homosexual이 gay라는 다른 라벨을 달게 된 건 아닌가 생각된다 (정확한 어원은 아니다.)

 

허나, 99년도 내가 들은 gay라는 단어는 전혀 다른 곳에 쓰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들은 예는 친구가 스타크래프트를 하다가 갑자기 막 공격 당하니까..."GAAAAAAAAAAAAAY!!!!"를 외치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는 모습이였다. 물론 16살의 나는 의아해하며, 약간의 충격도 먹었다. 그 이후로도, 애들이 무언가 TV나 남들의 행동 등을 보면서,  

"Man, that sh** is so gay."

"That's gay."

아니면 간단하게 "Gay."를 발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쓰게 됐고, 정의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2006년 영문과 첫 시간에서, 역사속 영어 단어의 변화에 대해 토론하다가, gay라는 단어가 나왔다. Tutor왈,

 

"So you know it means happy and homosexual, but what do school kids, teenagers seem to use it as?"

(그럼, 이 단어가 행복과 동생애를 뜻한다는 것은 알지만, 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0대들은 어떻게 쓰는 것 같애?)

 

생각해보면, 나도 고등학교 떠난 이후로 게이를 본 사전 의미 외에 써 보지를 않았던 것 같다. 교수의 정의에 의하면,

 

Werid, bizzarre, peculiar etc. 의 의미로서,

무언가 이상한, 짜증날만한, 부정적으로 특이한 등을 얘기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Gay는 결코 "역겹다"식의 공격적인 발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애들이 쓰는 예를  좀 더 보면,

 

"Did you see that new show on OOO? Man it's gay!"

 

"This assignment's just gay....gay, gay, gay!"

 

사람에 대해 얘기할 때도,

"You know Mr. Smith? He's gay." (Smith씨 알지? 동성애자야)

이것과

"Dude, Mr. Smith, is so gay!

(Smith씨, 완전 어이없어!)

(*물론 Mr. Smith가 커밍아웃을 벌써 한 경우, 동성애자로서의 특성이 많이 묻어남을 표현할 때도 똑같은 표현일 것이다만...)

이 둘간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간단하고 깊지 않은 예들을 들었음에 죄송...;;)

 

결국 게이는 옛날 게이들처럼 사회적으로 배척당할 만한 건들이나 현상, 사람 (동성애자가 아니더라도), 또는 박재범의 경우 사회자체들에 대한 비해얘기는, 존재 할 아주 작은 일부이며, 자신 스스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의 가지고 있는 "정상"이라는

idea에 대해 배척적인 것, 나아가서는 중.고등학생이 생각하는 그런 "정상"의 범위 내에서 벗어나는 것, 이런 것에 대해 비정상이다, 썩었다, "역겹다"는 표현이 아니라, 단순히 그것에 대해 이상하다, 그냥 내 마음에는 안 든다는, 그닥 비중을 가지지 말아야 지극히 개인적인 발언일 뿐이다.

 

솔직히, 미국에서 고등학생들이 이런 기사를 보고 어이없음에 벌써부터 많이 웃었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매일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영향을 줄리 만무하다는 gay라는 단어가 다른 한 23살 청년에게는 수모를 안겨줬다는 것을. 어찌보면 그만큼 '책임감'과 관련된 표현은 아니다. (여기서 단어거 아니라 '표현'이란 말을 썼음을 유의해주기 바란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 표현은 "평균적인" 중.고등학생의 사고관을 소유한 청소년들로부터 많이 나온다. 물론, 나도 그 "평균"에 속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동기들이나 선후배들 중에서도, 무조건 우등생이 아니라, 성숙하고 어른스럽다고 느낀 친구들은 이 표현을 쓴 것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박재범의 인터뷰에서도 보면은 그는 한국비하가 아니라 그 당시 자신의 한국에서의 상황, 자신이 선택한 길이지만 한국에 있었기에 익숙치 않았던 것들, 고생했던 것들, 그것으로부터 이어지는 싫음과 짜증에 대해 그저 간단한 표현을 한 것이다. 그의 성숙했던 정도를 떠나, 그는 casual하고 평범하게 지냈던 한 고등학생이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가 소통했던 장은 미국 social network상이였으며, 그 상대들에게 또한 자신의 심정을 가장 간단하고 확실하게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를 썼을 뿐, 한국을 비하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상황이 빠르게 전개 된 만큼, 현재는 회복에 대한 기미도 빠르게 보인다. 해석에 대한 기사도 나오고 있으며, 박재범이 다시 연예계로 돌아올 길을 여는 운동도 벌어지는 듯 하다. 최초의 글 발견자 또한 사과를 했으며 깊이 반성하려는 듯 싶다. 좋은 결과를 낳아, 조금 큰 happening으로 이 어이없는 사건이 끝났으면 좋겠다.

 

허나 아이러니하게 느끼는 것은, 박재범의 글과, 무분별한 해석 등이 낳은 GAY의 새로운 의미가 오히려 이 상황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관련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이 오히려 "역겹다"는 이 나름 새로운'뜻'의 gay와 맞아떨어지지 않나 생각된다.

 

(Jay was bit too generous...the situation&Korea in some sense, isn't gay, it's beyond despicable.)

 

마지막으로는, 번역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 지금 현재 머물고 있는 호주에서는, 필요에 따라 세계적으로 가장 확실한 번역일에 대한 체계가 잡혀있다. 이와 아울려 명백한 ethics/윤리를 나열해 놨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영어배경의 스타들, 미래에도 이렇게 비슷한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올바른 번역, 책임있는 번역이 네티즌들이 지켜야 할 하나의 윤리의 시작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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