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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배우 하지원, 아직 진정한 천 만 배우가 아니다.

이강율 |2009.09.10 13:17
조회 1,943 |추천 0

 올해에 가장 성공한 여배우를 뽑으라면 하지원을 빠트릴 수가 없다. 이미 [해운대]가 천 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대중들의 신임을 절대적으로 얻고 있는 김명민과 함께 찍은 영화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하지원이 올해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을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하지원에게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꾸준한 작품활동'이다. 여러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 끊임없이 출연하며 단지 스타로 남으려는 수 많은 연기자들 사이에서 배우로 전환하려 고군분투 하고 있는듯이 보인다. 

 

 하지원은 연기도 나쁘지 않다.  '쟤 때문에 못보겠다'는 말 도 안 나올 뿐더러 더러는 하지원의 연기스타일을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하지원은 참 '열심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하지원은 '천 만'이라는 관객에 준하는 그런 엄청난 위상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하지원의 '천 만', 하지원은 얼마나 '천 만'의 이름값을 했나. 

 

 하지원은 이제껏 예쁘기만 한 역할을 맞지 않았다. 그래서 하지원은 그 나이대 여배우 중 손예진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하다 시피한 배우이다. 

  공포면 공포, 멜로면 멜로, 사극,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하지원의 역할은 실로 다양했다. 스크린 뿐 아니라 브라운관에서도 하지원이 보여준 역할들은 '평범'을 뛰어 넘었다. 특히 하지원의 위상을 바꿔 준 작품은 [다모]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매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20%가 넘는 나쁘지 않은 시청률마저 기록한 이 작품이 하지원의 이미지마저 '명품'으로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하지원의 작품은 성공했으나 하지원이 '스타'에 머물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준 작품이 바로 [다모]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지원은, 출연한 수많은 드라마에서 '온전한' 주인공이 아니었다. [다모]에서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대사를 구사한 이서진과 비운의 운명을 가진 장성백 역할의 김민준이 훨씬 더 주목을 받았다. 물론 하지원도 여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에 '부족함'은 없이 해 냈으나 그 이상의 임팩트는 없었다. 드라마의 이미지가 호감이 됨에따라 배우의 이미지가 호감이 되는 특권을 누린 것이라는 이야기다.   [발리에서 생긴 일]역시 이런 맥락이다. 조인성과 소지섭의 캐릭터가 대비를 이루며 큰 반향을 만들어 냈지만 상대적으로 하지원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크지 않았다. [황진이]는 또 어떤가. 물론 하지원은 [황진이]의 이미지만은 잘 표현해 냈지만 [황진이]가 아니라 '백무'다 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김영애의 신들린 듯한 연기에 가려졌다.   영화계라면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는 [진실게임]이나 [가위], [폰]같은 공포물로 시작해 점차적으로 [색즉시공]의 코미디, [1번가의 기적]같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풍부한 장르, [해운대]같은 재난 영화까지 모든 장르를 아울렀다.   하지만 하지원은 브라운관에서 보다 영화에서 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천천히 자신의 연기를 대중들에게 설득시키고 긴 호흡과 잦은 노출로 대중들에게 친화력을 보일 수 있는 브라운관에서의 하지원은 다소 주목을 덜 받았더라도 어느 수준 이상의 존재감 확보는 가능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대중을 사로잡아야 하는 영화에서 하지원은 '임팩트'가 없었다. 하지원의 연기는 물론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이상의 설득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는 물론 [내사랑 싸가지], [신부수업], [키다리 아저씨], [바보], [형사]등 수 많은 작품들이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하지원의 위상을 흐트러 뜨리지 않았던 장점도 있었다. 게다가 영리하게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적절한 복귀를 감행하며 하지원은 자신의 이름값을 드 높일 줄 아는 배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하지원은 '대 배우'로서의 전환점에 서 있다. 무려 천 만이라는 관객 동원에 성공한 [해운대]의 여 주인공으로서 하지원은 그 위치가 이전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원이 [해운대]의 여주인공으로 받는 관심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설경구나 송강호, 장동건이 '천 만 배우'라는 타이틀로 불리는 것과 달리 하지원은 아직까지 '천 만 배우'가 아니다. 설경구가 [실미도]로 획득한 이 닉네임은 분명히 그의 영화에서의 존재감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장동건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그것이 이미지든 연기력이든 확실히 눈을 사로잡는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하지원은 어떠한가. [해운대]에서 하지원은 시선을 잡아 끌지 못했다. 외려 어색한 연기라는 평마저 들어야 했다. 다소 현대적인 외모와 연기력을 보이는 하지원은 발성과 분위기, 말투등 에서 뛰어나지 못하다. 분위기는 만들어 낼 줄 알지만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대 배우'의 위상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지원에게는 분위기 이상의 존재감이 없다. 나쁘지 않지만 묵직한 중량감은 상대적으로 덜 한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하지원에게 '천 만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훼방을 놓는다. 하지만 하지원에게는 아직 기대할 것이 분명히 남아있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 영리한 배우, 하지원에게는 엄청난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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