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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은 |2009.09.16 01:38
조회 20 |추천 0

 

 

전화벨이 울린다.

그 사람 이었다

'은~ 밥 먹으러 나와라! 날씨가 참 좋아!'

 

여보세요 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그의 경쾌한 목소리가 울렸다.

 

어제 그 사람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분 탓인지, 평소에 내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뭐랄까

조금은 단호한 명령조의 어투가 베어 있었다.

 

그에게 솔직히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몸이 좋지 않아. 쉬고있어. 다음에 같이 먹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 이 기분으로 밖에 나섯다가는

따뜻한 햇살에 마음이 아파 주저앉아 울것만 같았다.

 

이런 내 맘이 들킬까 조마조마 했다.

분명 '다음에 같이 먹자'라고 말할 때 울음을 삼키느라 목소리가 떨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잠시 아무 말이 없던 그 사람이 모든 말을 다 삼켜내듯,

침을 꿀꺽 아니 눈물을 한번 꿀꺽 삼켜내고는,

숨을 크게 쉰 후 내게 물었다.

 

'...내가 보고싶지 않아..?'

 

 

 

 

나 보고싶었어?얼마만큼? 언제? 라고 나도 물었던 적이 있다.

아마 내가 그 아이와 사랑에 빠졌던 사절이었을 것이다.

아니, 사랑 이라는 이름이 거창할 수도 있겠다.

연애라고까지 말하지 못 할만큼 어느 무언가를 나누것도 아니니까.

 

사랑에 데인 상처 때문에 서로가 너무 조심스러웠고,

또 그만큼 두려워 했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안부조차 묻기 힘든 사이가 됐지만,

아직도 마음속엔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준

그 아이의 목소리가 선명하다.

나를 다정히 불러주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주던..

 

 

 

어느 시인의 말 처럼

나도 그 아이를 사랑한 다음부터

거리엔 수만명의 그가 돌아다니는걸 보았고,

TV나 잡지, 심지어는 책속 주인공의 말투에 까지 모두 그가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길을 걷다가도 갑자기

그 아이를 닮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연애아닌 연애를 했던 그 때완 달리 내 마음을 차갑게 짓누른다.

 

 

아픈데, 아무에게도 아프다고 말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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