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 초코 마시는 여자 -
미안하다는 말 만큼은 하지 않길 바랐어요.
그럼..괜찮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어서...
근데..그 사람은 끝내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말을 해 버리고 말더군요..
“..미안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짜 듣고 싶지 않았던 말까지..
먼저 이별을 말하는 사람이 이별의 끝을 장식하는 그 말까지..
“..나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날 거야...넌 착하고 예쁘니까..”
오늘 만나자마자 우리가 첫 데이트를 하던
강이 보이는 카페를 찾아갈 때부터 이상하다..싶었어요.
그 날 이후로 한 번도 가보지 않아서
위치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곳을
헤매고 헤매서 찾아가더라구요.
그리고 가는 동안..평소보다 따뜻하고 배려 깊은 목소리로 날 챙겼죠.
“ 목 안 추워? 목도리 하고 다녀..”
“ 그리고 너..걸어 다니면서 문자 좀 보내지 마..그러다가 사고 나는 거야..”
내가 좋아하던 그 사람의 따뜻한 음성,
내 머리를 쓸어 올려주던 듬직한 손,
이젠 그 모든 것들과도 작별을 해야 하겠죠.
“난..핫 초코~”
“나도..그거 마실게..”
한 번도 같이 핫 초코를 하셔본 적이 없는데..
난 단 걸 좋아하지만, 그 사람은 단 거..싫어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나와 같은 걸 마셔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내 심장은 벌써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백 미터 쯤 되는 높은 곳에서 심장이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으니까요..
“지연아..돌려서 말 안 할게..우리, 헤어지자..”
순간, 눈물이 저 발밑부터 차올랐지만..울지 않았어요.
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너무 비참할 것 같아서, 꾸욱..참았습니다.
“..이유..물어봐도 돼..?”
“없어..그냥 이사하고 싶은 마음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그런 거야..
익숙하고 정 들어서 지금 사는 집이 좋기도 하지만,
낯선 동네로 이사 가서 새롭게 다시 살아보고 싶기도 한 마음..그런 거야..
우리가 인연이면 다시 만나겠지..그걸 시험해 보고 싶기도 하고..”
이별..헤어짐..실연..
1년 전..J도 지금 나처럼 아프고, 억울했겠죠.
그 때 나도 마지막으로 J에게 그랬었어요.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날 거야..넌 착하고 좋은 사람이니까..”
J는 정말 나보다 좋은 여자를 만났을까요..?
나도 진짜 그 사람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될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잡지 말라고,
지나간 사랑도, 떠나겠다는 사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