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의 학생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미국의 한복판, 캔자스인데요. 그놈의 영어가 뭔지 한국사람 하나없는 곳에서 고군분투 중 인데요...
어젯밤, 친구들과 제방에서 수다를 떨다가 제 룸메가 옆방에서 수트메이트와 스와인플루 어쩌구저쩌구 이야기하는게 들렸습니다. 먼저 방 구조를 설명드리면요, 방마다 2명씩 사용하는 구조인데, 옆방과 화장실을 통해서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방 하나는 2명이 사용하지만, 방 내부의 화장실은 4명이 사용하는거죠.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옆방친구들은 수트메이트라고 부르고, 방을 같이쓰는 친구는 룸메. 이런 시스템입니다.
어쨌든 스와인 플루 어쩌고 하길래 무슨 얘기인가하고 귀를 기울여보니 제 수트메이트 중 한명이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때부터 헐 시밤쾅. 완전 패닉에 빠졌습니다. 제 친구들이 제 방에서 모두 나간 후, 제 룸메에게 사실을 확인해보니, 그녀석 신종플루가 맞다는겁니다.
화장실을 같이 쓰는 사이이니까 굉장히 신경쓰였지만, 어제 숙제도 많았고 쪽지시험 준비로 분주했기 때문에 일단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입니다. 아침에 잠결에 제 룸메가 토하는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원래 이친구가 양치하다가 헛구역질을 잘하는 친구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늘따라 너무 심하길래 벌떡 일어났습니다. (세면대는 방에 하나씩 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토하는게 아니라 가래를 마구 뱉어내고 있더군요. 그리고는 기침을 마구 해대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너 스와인플루 아니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이거 그냥 알러지라고 하는겁니다. 제가 알레르기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아무리봐도 돼지독감과 유사하고...
그리고 오늘 점심에 식당에서 또다른 수트메이트 (신종플루가 아닌 다른 수트메이트)를 만났는데, 그녀석이 갑자기 기침을 하는겁니다. 아 시밤쾅. 지금 여기 시간이 저녁 10시 반인데요. 조금전에 방에 들어오니까 저를 제외한 세명이서 사이좋게 기침하면서 대화하고 있더군요. 아오.
근데 문제는, 제가 대피할 곳이 없다는 겁니다. 제가 있는곳이 완전 시골이라 캠퍼스 밖은 다 가정집이구요. 모텔도 없고, 유일한 상점이라곤 차타고 한참 달려가야 있는 월마트 하나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기숙사 내 다른방 친구들에게 가는 방법도 있지만, "내 룸메랑 수트메이트들이 싹다 신종플루라서 그러는데 나좀 재워죠" 이러면 왠지 안재워줄거 같습니다. 저도 이미 걸렸을지 모르니까요. 아마 저라도 미안하다며 안된다고 할듯... 그래도 뭐 해봐야죠..
아 근데 이 글 쓰면서 불안해서 자꾸 제 몸 상태를 저혼자 체크해보는데요. 침삼킬때 코가 따끔거리는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괜히 열이 나는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아오 죽겠네요.
차라리 속편하게 돼지독감 걸려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치료하고 털어버리게요. 손은 거의 5분에 한번씩 씻고 있습니다. 아 근데 저 왠지 지금 돼지독감 걸린거 같은데.. 느낌이.. 환절기라서 그냥 감기일 수도 있겠지만... 느낌상 한시간 전보다는 목도 좀 칼칼한거 같고 말이죠.
근데 여긴 시골이라서 더 그런건지 몰라도, 분위기가 돼지독감 걸려도 별로 그닥 난리안치는거 같습니다. 음.. 돼지독감도 그냥 감기에 불과하다 뭐 이런생각들인지. 어쨌든 만약 제가 독감 걸리면, 다 낫기 전까진 한국 안들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