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점심을 먹고 모처럼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누나가 기도 좀 열심히 해 달라고 하네요.
조카가 금년도 대입을 두고 있는 고3입니다.
누나가 어리나이에 시집을 가서.. 저에게 저렇게 큰 조카가 있습니다.
기도를 해 달라는 누나에게 전 매일 술마시고 교회에 안나가서 제가
기도를 하면 조카에게 해로울 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조카는 이번에 부산교대에 수시 지원을 했고.. 서류전형에서 합격을 했고
면접을 10월 10일에 본다고합니다. 조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말을 잘 못해서
면접을 못 볼까봐 걱정을 많이 하네요.
조카가 남들보다 어린나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도 매번 전교1등을 놓친적이
없습니다. 누나를 닮았나 봐요. 지금도 3명의 조카를 직접 가르치는 누나..
그러나 우리 누나의 학력을 고졸입니다.
어릴적 바로 밑 동생인 제가 있었기에.. 누나는 전라도 최고 명문고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이었는데.. 공부를 포기해야 했거든요.
밑에 동생들이 있으니...
누나 친구 아버님이 대학을 보내준다고 했는데요.. 우리 부모님은 그런
누나를 서울에 가서 데리고 내려와서 머리를 잘라 버렸습니다.
지금도 물한모금 마시지 않고 이불속에서 일주일 동안 울던 누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저만 없었으면 누나가 대학을 갔었을 텐데...
일주일간 울던 누나가 이불속에서 나왔을때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더군요.
얼마나 울었으면..
그렇게 부엌으로 가던 누나는 공부하던 책을 모두 태어버리더군요.
그리고 정말 그 뒤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누나입니다.
그런데 조카들은 모두 공부를 잘합니다.
서울쪽으로 학교를 보내라고 했더니.. 지금 사는 곳 울산에서 가까운
부산교대를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하긴 우리때만 해도 교대가 지금처럼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교대가 선망의 대상이네요.
전 누나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삽니다.
그래서 제가 고등학생일때 누나가 시집을 갔는데..
야간에 알바로 광주 양산동에 있는 맥주공장에 가서
야밤에 맥주박스를 차에 실어주는 알바를 해서 가전제품을
사준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가난했기에 가난이 원수죠.
그래도 누나는 조카들에게 자기가 못했던 공부를 조카에게 시키면서
대리만족을 하는가 봅니다.
저희 사는 곳에서 우리집이 제일 가난한 줄 알고 살았던 4남매..
그리고 그게 정말인지 알고 살았습니다.
제나이 20살 직장생활과 대학, 군생활로 고민할때..
친구가 우리 사는 지역에서 제일 부자집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한 참 듣다가 그집이 우리집 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럴일 없다. 내 사는 것을 봐라. 학교 다닐적에
초등학교때 수학여행도 못가고, 미술준비물은 한번도 준비해 가지
않아서 미술시간에 화장실 청소하고...
소풍 갈 때 김밥한번 싸주시지 않던 어머님...
고등학교 졸업할때 까지 참고서 한권 사주시지 않았고
교과서도 옆집 형들것 얻어 보았고..
간혹 신규 교과서에 나와있는데 구교과서에는 내용이 없어
시험문제나올때 당황했던 기억들..
대학과 직장생활을 형이나 저 동생이 할때 단돈 10원하나
주지 않았던 어머님...
그런 형제들이 매번 용돈을 보내드리고..
그리고 몇년전 우리 어머님이 친구가 말하던 우리 살던
곳에서 제일 부자라던 어머님이 맞다는 확신을 우리 형제들이
했네요.
형님이 공무원 소장이신데..
어머님이 우리 형제들 이름으로 몰래 은행과 제2금융권에
해둔 돈이 있어서.. 형님이 공직자 재산 형성 신고를 빠트려서
아주 곤란해 진 적이 있습니다.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죽어서 저 세상 가져 가지도 못할것을..
지금도 냉장고도 없이 단칸방에서 추운 겨울에도 보일러도
사용하지 않으시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빈병이나 박스 고물
주우러 다니시는 어머님입니다.
왜 그렇게 돈을 많이 가지신 분이 남들 버린 옷이나 신발을
주어다 입고 신으시는지..
형제들 공부하는데 조금만 도움을 주었더라도 지금보다
헐씬 잘되었을 것을...
형제들과 점점 멀어지시는 어머님..
명절에도 어머님 찾아 뵈러 가는 형제가 없습니다.
누나가 저에게 다녀오라고 하는데..
어머님이 재혼을 하시려나 봐요.
그 돈 다 가지고 가셔도 별 상관없습니다.
저는 가질만큼은 가졌다 생각하니...
길이 길어졌네요.
누나가 마지막으로 저의 연애사를 물어 보네요.
잘 될리가 있을 턱이 있나요?
대전과 성남의 거리가 보통이 아니네요.
주말에 만나러 갔다가 오면 너무 진이 빠지고..
그래도 우리 조카 수시에 합격되기를..기도합니다.
이번에 조카 수시에 떨어지면.. 교회안다고 절다닐겁니다.
합격하면 교회 열심히 다닐께요..
이렇게 기도하면 약발이 먹힐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