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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없는’ 맨유에서 긱스가 빛나는 이유

조의선인 |2009.10.03 22:28
조회 235 |추천 0

 

[데일리안] 2009년 09월 23일 (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여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에 내심 애를 태웠다.

공격 옵션들의 무한 스위칭과 빠른 역습, 그리고 호날두의 매직 드리블을 바탕으로 공격을 퍼붓던 패턴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도 맨유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눈에 띄게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리버풀(16골)에 이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득점 2위(15골)에 올라있다.

웨인 루니가 6경기에서 6골을 넣는 거침없는 '골 폭죽'을 터뜨렸고, 지난 20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리그 1경기 당 2.5골(6경기 15골)을 기록 중이다.

비록 호날두가 없어 화려하고 파괴력 있는 공격은 아니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골은 많이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그 원동력은 미드필더진에서 찾을 수 있다. 맨유는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높은 볼 점유율을 확보해 지공 형태의 공격을 펼치고 있다. 패스 서너 번에 골을 빚어냈던 속공 흐름에서 이제는 여러 차례 패스를 통해 선수들끼리 유기적인 플레이 속에 골을 노리는 전술로의 전환이 효과를 보고 있다.

중심축은 역시 베테랑 라이언 긱스(36)다.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윙어를 가리지 않고 볼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는 움직임과 짧고 정교한 패스, 노련한 경기 조율능력을 앞세워 맨유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비록 체력과 스피드는 예전 같지 않지만, 맨유의 새로운 공격 전술에서는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폭이 크게 요구되지 않아, 기동력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신의 출중한 센스와 패싱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긱스의 저력은 지난 맨시티전에서 빛을 발했다.

긱스는 팀이 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대런 플래처의 2골과 마이클 오언의 결승골을 견인하는 발군의 패싱력을 뽐내며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맨유 공격수들이 맨시티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에 고전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 여러 차례 골을 넣은 것은 긱스의 킬패스가 있어 가능했다.

무엇보다 왼쪽 윙어로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긱스는 2007-08시즌 왼쪽 윙어로서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지적을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측면 미드필더로서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혹평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 12일 토트넘전에 이어 맨시티전에서도 왼쪽 윙어로 출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수비라인을 휘젓겠지만, 이제는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패스를 통해 왼쪽 공격에 물꼬를 트는 노련미를 앞세운다.

맨유 마이클 펠란 수석코치는 지난 2월 "긱스의 경기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펠란 수석코치의 예상대로 긱스는 올 시즌 나이를 잊은 듯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20년 넘게 맨유에서 뛰는 긱스를 보노라면, 이는 선뜻 수긍할 수 없는 얘기다.

 

〈데일리안 이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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