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하게 모인 송별회장
태민의 눈에 비친 재희의 모습은 아름답고 또한 슬펐다.
애써 웃음을 보이는 그려의 얼굴엔 슬픔또한 가득했으므로...
[유진아! 부탁이 있는데]
[......]
[나 네 피아노 연주 듣고 싶어]
[갑자기 피아노라니... 무리야]
당황해 하는 유진앞에 재희는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 우울하면 쳐주던거 있쟎아! 부탁해 응?]
유진은 반 강제적으로 재희에게 이끌려 피아노 앞에 앉는다.
[대체 무슨곡인데?]
[설마... 아니겠지....]
[뭐야? 뭔데?]
태민은 준영의 물음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유진을 바라본다.
그리고 곧이어 망설이던 유진의 연주가 시작됐다.
[어? 뭐야 이거?]
[짱..짱가??]
[ㅋㅋㅋ..못말려...]
유진의 우렁찬 목소리와 피아노 연주소리에 한 바탕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장소를 이동한 유진은 정원 벤취에 앉아 조용한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목...괜챦아? 마셔~]
음료수를 건네는 재희를 위해 유진이 자리를 조금 비켜 앉는다.
그런 유진을 보며 미소짓던 재희가 나란히 자리를 잡는다.
[윤 유진 바보!!!]
[??]
[나 처럼 괜챦은 여자 놓친걸 100년은 후회할거다.^^]
[....안 올꺼야?]
[당분간은...어쩌면 아주가 될지도 모르고]
애써 태연한듯 웃으며 말하는 재희의 어깨가 조금씩 흔들리는것을 느낀다.
[...나도 부탁하나 해도 돼?]
[나 음친거 알지?]
웃으며 말하는 재희를 바라보며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 팔을 벌려 보인다.
[한번만... 안아줄래?]
[!!!!!!!!!]
재희의 눈이 놀란듯 깜박인다.
그리곤 금방 두 눈가득 눈물이 고여오기 시작한다.
[..미안! 그 부탁...사양할래!]
재희는 행여 유진에게 눈물을 들킬까봐 고개를 돌려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긴다.
[재희야!]
문앞까지 다가선 재희를 불러세운 유진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진다.
[눈물을 멈추게 하는 약이야! 기억하지?...잘다녀와! 기다릴께]
재희의 손안에 예쁘게 포장된 마시말로...
[...바보...연령 초과라구....]
재희의 중얼거림은 유진에게 들리지 않았지만, 환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재희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대로 갈꺼야?]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돌아보자 언제부터 있었는지 태민이 다가선다.
[....넌 괜챦아?]
[뭐.뭐가?]
[이대로 재희 보내도...얼마가 걸릴지 모르쟎아]
유진의 말에 태민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너...알고...있었어?]
[바보가 아닌이상...얘들도 아마 알고 있을걸]
[!!!! 말도 안돼!]
순식간에 붉어진 태민의 얼굴을 보며 놀리듯 유진이 미소를 짓는다.
[민태민! 윤유진! 3단파이 나왔어!! 빨랑 들어와!!]
흥분한 석이의 외침소리에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또 한바탕 웃음을 보인다.
[들어가봐!]
[어디로 갈꺼야?]
[일단 아지트로...아마 내일은 학교에 갈수 있을꺼야...담임이 전화했더라...출석일수 때문에 유급될거같다고...]
[...증거만 확보하면...형한테 부탁할꺼지?]
[걱정마! 내가 무슨수로 범인을 잡겠냐...간다]
돌아서 걸어가는 유진을 태민이 불안한듯 다시 불러세운다.
[무슨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
[ㅋㅋㅋ..학교에서 봐!]
웃음을 보이며 현관을 향해 걸어나가는 유진을 지켜보던 태민도 이내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간다.
막 현관을 나서는 유진의 핸드폰이 메세지가 수신됐음을 알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