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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2009.10.14 18:21
조회 2,500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청년입니다.

톡은 평소에 심심하면 몇개씩 보고 그랬는데, 지금 말씀 드릴려는 일이 친구들한테 털어놓기도 영 좀 그렇고, 제 친구들이래봤자 제 또래들이라 다양한 답변은 안나올거 같아서 톡에 처음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저희 가족은 어머니, 저, 여동생(고2) 이렇게 셋이 생활하고 있구요. 아버지는 제가 10살때(99년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커가면서 정말 '어머니'하면 우리 두 남매 잘 키워주시고, 홀몸이지만 절대 힘든 티 안내시고, 가정이란 울타리를 세상 누구보다 튼튼하게 지켜주신분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힘들게 사셨을 어머니 생각하면 힘이 났습니다. 제 신앙과도 같은 분입니다.

 

요새 저는 7월달에 군대 전역하고, 사업을 하고 있고, 어머니는 바를 운영하십니다. 플레어나 모던 이런 바는 아니고, 그냥 카페 겸해서 하는 조그만 클래식 바입니다.

동생은 위에 써놨듯이 고2구요. 왠만한 고3보다 더 공부만 잡고있는 바르게 크는 동생입니다.

 

제가 사업하면서 제 사정상 어머니 가게에 신세를 많이 지게됐습니다. 창고라던지..

그래서 저는 하루 일이 끝나면 어머니 가게로 가서 어머니를 태우고 집으로 가는 걸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근데 어제는, 어머니가 "아들 소주한잔 할까?" 하시더군요.

평소에 어머니랑 가끔가다 술한잔씩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 자주 했고 또 그런걸 좋아해서 "좋죠." 하면서 동네 근처 횟집에 가서 어머니와 술을 마셨습니다.

 

제 일 얘기랑 어머니 일 얘기, 여동생 얘기 등등 평소와 다를 것 없던 술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얘기를 꺼내시더군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제가 일 끝나고 어머니 가게로 갈때면 자주 봤던 손님 얘기를 하는 겁니다.

 

제가 고지식한건지, 뭔지 저도 제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얘기 듣는 순간 화가 너무 났습니다.

 

 

"저한테 그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뭔데요. 어이없네"

 

 

"니가 어이 없을게 뭐 있어, 그냥 엄마만 좋아한다고, 그 사람은 엄마 안좋아해."

 

 

"아니 그딴게 중요한게 아니라, 엄마 마음이 그렇다는게 제가 싫다구요."

 

 

이런식의 대화가 오가다가, 열이 받아서 나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주차장에서 차 세우고, 오는 길에도 얘기가 계속 나와서 짜증섞인 말투로 얘기했습니다.

 

 

"아 그러면 내가 집을 나갈테니까, 엄마 맘대로 하셔요."

 

 

"니가 집을 왜 나가!"

 

 

"아니 엄마랑 나랑 안맞으면 내가 나가야지. 그렇잖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올라가, 짐을 꾸렸습니다.

 

정말 기분이 엿같았습니다. 분명 이게 내가 잘하는 짓도 아니고, 나이도 22 처먹고, 군대까지 갔다왔는데, 집을 나간다니.. 근데, 그만큼 저도 용납 못할 사항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저 12살때 돌아가셨는데, 제 기억속에 아버지는 정말 완벽한 남자였습니다.

모든 면에서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고, 존경했습니다.

어릴때부터 난 아버지가 없는게 아니다. 돌아가셨을 뿐이지. 난 아버지가 있다. 이런 생각 갖고 살았습니다. 뻔히 아버지가 계신데, 그 자리에 누가 대신 들어온다거나 그런건 절대 용납 못합니다 저는.

 

물론 어머니는 아들에게 솔직히 얘기를 한거고 어머니도 사람이고, 어머니도 여잔거 압니다. 제가 백번 이해를 해드려야되는데.. 아직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너무 고지식한걸까요?

 

 

짐 다 싸고 나가려는데 어머니가 붙잡습니다.

 

"너 이렇게까지 하는게 대체 이유가 뭐니? 그냥 엄마만 좋아한다고.."

 

 

"난 그게 싫다구요. 엄마 결혼 안했어요?"

 

 

"했어."

 

 

"엄마 남편이 없어요? 내가 지금 아빠가 없냐구요?"

 

 

"아빠? 아빠가 어딨는데."

 

 

"하.. 나 씨 뭐요? 아빠가 어딨냐고? 왜 없어 아빠가"

 

 

"어딨는데 얘기해봐."

 

 

"내가 신발 아빠가 왜 없어!"

 

 

"곁에 없잖아.. 죽었잖아."

 

 

"그게 중요해? 어? 곁에 있고 없고가 중요해?"

 

 

"10년이 넘었어.. 할머니가 뭐라고 하시는 줄 알아? 매번 고맙다고.. 고맙다고 지아비 없이 혼자서 새끼들 두명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매번 그러셔."

 

 

"그래서 뭐 그걸 보상이라도 받고싶다고 하는거에요 지금?"

 

 

"어떻게 또 그렇게 얘기를 해. 엄마는 너랑 니 동생만 보고 살았는데.. 1순위는 무조건 너흰데 그냥 그 사람은 엄마만 좋다고.."

 

 

".... 도둑질 한 새끼나, 도둑질 할려고 하는 새끼나 똑같아. 나는 엄마 그 마음이 싫다고."

 

 

"엄마는 아무런 마음도 갖지 마?"

 

 

"누가 그러랬어? 나도 엄마한테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편하게 해드리고 싶은데 난 이거는 이해가 안된다고요."

 

 

"엄마좀 편하게 해주면 안될까? 그냥 엄마만 좋아한다고.. 너네가 1순위고 그 사람이 2순위야"

 

 

"누구멋대로 순위매김같은거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거 필요 없고 그냥 맘 편하게 제가 나간다고요 예? 그리고 동생한테 절대 얘기하지마. 다 엎는 꼴 보기 싫으면"

 

 

"아니, 니 동생은 이해 해줬을걸?"

 

 

"그래요? 근데 전 이해가 안되네요. 이해가 안된다고. 그니까 저 나갈게요."

 

 

"빨리 자라.. 빨리 자고 내일 얘기해. 내일도 니가 그러면 엄마는 동생이랑 둘이 살게."

 

 

"씨팔 됐고, 이제 엄마 편하게 해드릴테니까 엄마는 엄마 나는 나 이렇게 살아요. 내일 되도 똑같으니까 지금 나갑니다."

 

 

"너 엄마 죽는 꼴 보고싶어서 그래!?"

 

 

"누가 그런거 보고싶대? 그딴 소리 하지마세요. 내가 먼저 뒤져버리는 수 있으니까."

 

 

이렇게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서고.. 울면서 걸었습니다.

 

이게 뭘까. 10년동안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그냥 평범하게 행복했는데.

 

이제 어디로 가지? 내 지금 일은 어떻게 해야 하지? 내 미래의 꿈도 바뀌려나?

 

22살에 가출은 신발.. 철없는 새끼.

 

마냥 걸었습니다. 어느 덧 울음이 멈추고 아무 생각없이 걷던 중에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안받을까 하다가.. 걱정되는 맘에 일단 전화는 받자. 하는 생각으로 받았습니다.

 

 

"아들 어디야.. 우리 아들."

 

 

"왜요?"

 

 

"아들 빨리 들어와.. 엄마 밖에서 기다릴게."

 

 

"나오시지 마시구요. 기다리지도 마세요. 연락도 하지 마세요."

 

 

"아들 엄마 이렇게 속상하게 할거야?"

 

 

"집 나가서 속상하게 안한다고요. 엄마는 이제 눈치보지 말고 엄마 인생 살으시라구요."

 

 

"아들.. 우리 아들 빨리 들어와. 밖에 추워. 엄마 지금 나와있어. 너 올때까지 기다릴게."

 

 

"안갈테니까 들어가세요 제발."

 

 

"너 정말 이럴거야!? 엄마 죽는 꼴 보고싶어?"

 

 

"그딴 소리 하지마시라구요 내가 먼저 죽는 수도 있으니까. 성질내지 말고 끊으세요."

 

 

이렇게 전화를 끊고 몇차례 전화가 계속 왔습니다.

 

다시 눈물이 흐르고.. 앉아서 담배를 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할 마음의 여유도 없고..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다시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또 받았습니다.

 

 

"아들.. 빨리 와 밖에 추워.. 엄마 보여? 지금 밖에 나와있는데?"

 

 

"벌써 멀리 왔으니까 들어가세요."

 

 

"엄마 기다릴게."

 

 

각오도, 준비도 없이, 홧김에 집을 나온거라.. 일단 걱정이 다시 앞섭니다.

 

'그래 집을 나와도, 일단 오늘은 다시 들어가자.'

 

이 생각으로 다시 집까지 돌아왔습니다.

 

추운 날씨에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 보니까 또 울컥했습니다.

 

 

"아들.. 그럼 엄마가 그 사람 안좋아할게."

 

 

"아니 그럴 필요 없구요. 엄마 마음대로 하시라구요. 난 이해 못하니까 나가서 따로 살게요."

 

 

"니가 지금 나가서 어디로 가겠다고"

 

 

"어디든 가겠죠. 몸도 젊고 멍청한 머리도 아니니까 결국엔 어떻게든 살겠죠."

 

 

"세상 어떤 부모가 그러길 바래? 자기 자식이 대충 어떻게든 산다는데."

 

 

"그럼 세상 어떤 자식이 자기 어머니가 아빠 말고 다른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는데 아 그러십니까? 라고 하는데요."

 

 

"들어가자 빨리.. 내일 얘기해. 엄마 추워.."

 

 

이때부터 아무 말 없이 그냥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잠들었습니다.

 

오늘 눈을 떴을때는 역시 어제와 같은 평범한 하루가 아니었구요.

 

오늘 일도 안하고, 어머니랑도 아무 말 없이 있고, 그냥 아무 말 없이.. 제 짜증만 삭혔습니다.

 

 

"아들 오늘 왜 일 안하게? 엄마 때문에 그래?"

 

 

"뭘 엄마때문이에요 또 빨리 나가세요."

 

 

그렇게 어머닌 가게 열러 가셨고..

 

전 지금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분명히 잘못한 부분은 있는데. 저도 포기 못할 가치관이라는게 있습니다. 제 가치관으론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이해가 안됩니다.

이해는 되더라도 용납이 안됩니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가요?

 

다른 일에서는 언제나 '변화는 언제 어디서든 무조건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절대 피할 수 없다. 빨리 수용하고 내것으로 만들라.' 이 생각을 많이 하면서 언제나 낙천적으로 유동적으로 움직일려고 노력하는 저인데, 이 문제 만큼은 그러지 못하겠습니다.

 

머릿속엔 자꾸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잔데 이해도 해드리고 싶지만, 엄마라는 틀 안에서 놔드리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기적이지만 그게 어머니에 대한 제 사랑인데, 최대한 편하게 해드리고싶은데, 이것만큼은 그러고싶지가 않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추천수1
반대수0
베플|2009.10.14 18:27
어머니에게 기댈사람이 필요하신거 같은데....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0년돼셨으면 어머니가 혼자 마니 외롭고 힘드셧을텐데요.. 어머니 이기전에 여자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너무 아드님 생각만 하신거 같아요... 어머니 입장에서도 조금만 생각해주셨으면 그렇게까지 서로에게 상처 안받을수도 있을텐데말입니다...
베플매력적인ユ녀|2010.06.20 00:16
님 너무 이기적인것 같아요..여러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시니.. 님 님도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을 할줄 아는 사람맞죠? 근데 왜 어머님이 사랑하는 감정이 생긴게 이해가 안된다는거죠? 님은 전여자친구랑 헤어지고나면 다시 사랑한다는 마음이 안생기나요? 단지 슬하에 자식이 있다는이유만으로 왜 어머니의 감정까지 꽁꽁묶어버릴려고 하시나요.,,,, 물론,, 갑작스럽게 다가온일이니 당황스러울수는있다고 생각해요.. 아빠생각도 나실테고..하지만 님 어머님이 혼자서 자식분들 키우면서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생각안해보셨나요? 살다보면 항상 좋은일만 있는것도 아니고,어렵고 힘든일도 많잖아요. 또 여자든 남자든 나이를 먹다보면 뭐랄까.. 우울감에 빠질수도 있어요.그때 엄마가 기대고 의지하실분이 누구일꺼같나요? 님이 나중에 결혼하고 자식이 생긴다음에도 엄마맘 다 헤아려주고 세세히 챙겨줄수있을꺼같나여? 절대 못해요..^^ 자식결혼하고나면 어머님은 의지할수있는분이 바로 배우자밖에 없어요.. 님이 평생 어머님 모시고살면서 아버지 빈자리 다 채워줄수있을꺼라는생각 일찌감치 버리세요.그건 착각이에요.. 님...어머님도 님의 "어머니"라는 자리에 있지만..그전에 여자이고 사랑할줄아는 감정을가진사람이라는걸.. 이해해주세요.. 어머님 마음적으로 많이 지쳐계실꺼라는 생각이 드네요 혼자서 자식분들 키우느라 많이 지치셨을꺼에요.. 지금이라고 좋은인연만나서 행복할 수 있게 해드리세요 님이 그렇게 나오면 어머님 편하게 그분 못만나실꺼에요 아무리 사랑하는사람이 생겨도 어머님말씀데로 자식이 1순위 일수밖에 없으니까요.
베플어머님을 ...|2010.06.19 14:40
글쓴이가 결혼할 나이가 되서 부인과 훌훌 떠나갈때 혼자 외롭게 남으실 어머님 생각은 해 보셨나요? 글쓴이님이 떠나시면서도 늘 어머님은 마음의 짐이 되겠죠. 그리고 어머님이 10년동안이나 자식하나만 바라보고 외롭고 힘든 길 걸으셨는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글쓴이 님이 너무 자신만 생각하신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너무 어머님한테 그러지 마세요. 어머님이 아드님에게 좋아하시는 분이 생겼다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또 먼저가신 아버님에 대한 죄책감 ,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들었을까요? 조금만 , 조금만 더 어머님을 생각해 주세요 . 글쓴이님 마음속에 계신 아버님의 자리를 내어드리는게 절대로 아니예요. 아버님을 지우는 것도 아니고 , 그렇다고 어머님이 아버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예요. 그저 어머님의 남은 생의 반려자로서 생각해 주시면 어떨까요 , 봄에는 같이 꽃구경 다니고 , 여름에는 물놀이 , 가을에는 단풍구경 , 겨울엔 온천여행.. 글쓴이님이 매일같이 어머님과 함께 아침 점심 저녁식사에 저렇게 계절마다 여행다니실 수 있을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다고 말 할수 있어요 . 하지만 그건 글쓴이 님의 삶도 있기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예요. 그리고 이젠 어머님도 세상의 칼바람에 맞서는게 아닌, 그저 따뜻한 품에서 보호받고 싶으신 거예요. 글쓴이님이 어머님을 사랑하는마음으로 조금만 더 어머님께 양보해 드리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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