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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는 법

벤치 |2009.10.16 15:39
조회 105,360 |추천 93

엊그제 수요일 저녁에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한 여자아이 목소리가 카운터에서 들렸습니다.

무언가 팔러 식당까지 들어왔나 봅니다.

주인 아저씨는 손님들 의식해서 시끄럽게 내쫓진 못하고

조용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내보내려 하고 있었습니다.

 

여자아이가 포기하지 않더군요.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다니면서 꿋꿋하게 물건을 팝니다.

마침내 제 옆에 그 아이가 섰을 때

저는 비로소 그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흔히 지하철에서 많이 보는 소위 '앵벌이'일 거라 생각했는데

어린 나이에 제법 고생한 흔적이 보였지만

사뭇 달랐습니다. 

 

"몇 살이니?"

 

"17살이요.

학교를 못 다녔는데 검정고시 보려고

문화센터에서 만든 거에요.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하고는 제게 네잎 클로버 장식 핸드폰 줄을 내밀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보였는데 17살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그런 사연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흔히들 이런 경우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진짜일까, 가짜일까.'

 

지하철도 아니고 식당까지 찾아와서

쫓겨날 각오를 무릅쓰고 제 앞까지 온 아이의 눈

잠시 그 눈을 보고 이내 인색한 지갑을 열었습니다.

멋쩍게 한 마디 건네면서 말이죠.

 

"열심히 공부해라."

 

요즘 저런 사람들 가짜가 많다고 하죠.

괜히 불쌍하다고 도와줬다가 가짜한테 돈 주는 건 누구나 싫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저 사람이 진짜라면 꼭 필요해서 구걸하는 것이고

가짜인데도 저런다면 정말로 불쌍한 사람이라는 걸

진짜이건 가짜이건 똑같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언제나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도와줬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없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 말이 의아하게 들립니다.

연말 명품 백화점 앞에 있는 구세군에 돈을 넣는 사람들은

부자들이 아니고 가난한 서민들이 많았으니까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 처지를 알아야 말이죠.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 돕는 건

같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진짜 부자일까요.

모으긴 많이 모았는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부자일 뻔 했던 사람'이 아닐까요.

진짜 부자는 제대로 쓰는 사람이 아닐까요.

가진 게 많아도 줄 것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가진 게 적어도 줄 게 있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주는 사람이 부자이고

받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얼마나 가졌느냐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진짜 부자는 주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구세군에 돈을 넣는 가난한 서민들이 부자입니다.

도움을 구하는 이들에게 적은 것을 나누는 서민들이 부자입니다.

 

그 여자아이가 가고 난 후

부디 진짜였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가짜였어도 이젠 괜찮습니다.

식당까지 들어와 홀로 고생한 그 수고 만큼은 도왔으니까요.

가고 나니 '저녁은 먹었을까'하는 생각이 든 것은

저도 아직까지 부자로 살지 못했다는 증거인 듯 했습니다.

 

이제는 부자로 살고 싶습니다.

그 아이가 주고 간 네잎 클로버는

부자로 사는 법을 가르쳐 준 선물이었습니다.

 

'열심히 살아라.

나도 열심히 살게.'

추천수93
반대수0
베플상식|2009.10.19 08:22
멋지네요. 저도 글쓴이처럼 부자가 될래요. ---------------------------------------------------- www.cyworld.com/kthings
베플아......|2009.10.19 09:29
제목보고.. 시덥잖은 제태크 방법으로 부자되는 법 알려주나 싶어서 신랄하게 비판하려고 왔는데.. 정말 월요일 아침부터 너무 좋톼~~
베플좋아요|2009.10.19 09:01
부자가 되는 법 1. 술을 끊는다 2. 이성을 끊는다 이거 외엔 답이 없음 로또나 당첨되면 모를까 난 오늘도 어제 술값 카드긁은 내역을 보며 한숨쉬고 마음을 다잡지만 결국 다시 술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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