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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ader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Alex Kim |2009.10.17 22:44
조회 313 |추천 0

* 주의 : 스포일러 있음.

 

친척 일훈형의 권유로 보고 쓰게된, 한마디로 숙제같은 영화.

 

나름 TOEFL 공부를 열심히 하던 당시 개봉한 영화인지라,

그냥 어머니만 시사회 보내드리고, 어머니 평에 '그냥 괜찮은 영화'

하마터면 그렇게 기억될 뻔한 영화였다

 

'야하다'라는 항간의 소문 말마따나 케이트 윈슬렛의 '걘 또 벗냐'

식의 입소문이 이래저래 수많은 호사가와 팬들의 입에 오르내린 영화로 90년생이었던,(75년생 케이트 윈슬렛과는 무려 15살차이!!)

영화를 찍을 당시 미성년자였던 주인공 데이빗 크로스(마이클 소년시절역)의 정사씬은 특별히 스무번째 생일이 지난후에야 따로 찍었다고..본의 아니게 국내에선 정사씬이 홍보수단으로 이용된

웃지못할 아니, 웃고도 남을 헤프닝이 있는 영화다.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랄프 파인즈는 차치하더라도(미안,잘몰라)

타이타닉, 이터널 선샤인으로 한국 관객들에겐 나름 인지도 있는,

케이트 윈슬렛은,심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그녀의 배우 인생에 있어 가장 조명 받은 작품이 '타이타닉'이라면,연기인생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작품은 바로 '더 리더'가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물론,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영국 아카데미, 미국 아카데미, 런던 비평가, 골든 글로브 등 각종 여우 주,조연상들을 탔으니,그야말로,명불허전이다.

영화 상영 내내 일관된 호흡으로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그야말로

담담히 연기해낸 케이트 윈슬렛 이모에게는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정도였으니 이 정도의 지극히 주관적인 찬사면 말 다한거다.

 

보통의 사랑영화가 그러하고, 우리네 일반적인 사랑들이 그러하듯,

우연이 되었든 어떤 계기가 되었든, 만나고, 데이트하고, 연애하고,

어찌어찌 결혼하고 그렇게 애낳고 Happily ever after~ 둘이 영원히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식의 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조금 실망했을 수 도 있겠다.

 

물론, 극적인 장치로 남녀의 '안타까운 재회'라는 상황이 약간

억지성을 띈 측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남자주인공 마이클이 여주인공 한나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듦으로써

더욱 '애절'하다. 잊지못할 첫사랑을 그렇게 법정에서 만났지만, 한낱 참고인 법학과 대학생으로써의 마이클은, 법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이해할 수 없게 되버린 지난날의 생계형 나치로 전락한 첫사랑을 본의 아니게 봐버렸으니까 말이다. 마이클 그 자신이 그녀를 위한, 법적인 자신의 이해를 위한, 수용소를 찾아가 그 엄청난 흔적들을 보고 끝내 오열하는 장면은,그녀를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되려 그녀의 죗값에 대한 이해를 해버린 아이러니한 슬픔의 오열이다.

 

누가 뭐래도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을,

한나가 마이클이 교도소에 보내온 테이프를 듣고 감동하는 씬은,

단순히, 테이프를 받고 그녀 자신의 추억을 되살렸다기보다,

복합적인 해석이 가능하기에 보다 감동적이랄 수 있었다.

 

첫째, 한나의 평생의 컴플렉스 였던 문맹, 그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마이클이, 한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누가뭐래도 그녀는 그의 유일한, 절대로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은 첫사랑이니까.

둘째, 이 세상에서 오로지 그와 그녀만이 '공유'하는, 사랑을 추억할 수 있는 '책을 읽어주고 듣는' 행위의 연장선이니까.

셋째, 세상이 외면한,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녀를 이해하고자 하는 최선의 행위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가지 이유때문에라도,

마이클이 테이프를 녹음하고, 한나가 테이프를 들으며 그의 사랑을 추억하며 흐느끼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싶다.

 

그리고,

책과 영화의 분명한 표현의 간극이 있었겠지만,

약간 발칙한 딴지를 걸어본다.

당장 영화에서 소재로 삼은, 첫사랑 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영화에서 다루기엔 가장 예쁘게,그러나 가슴아프게 포장되어야 할, 소녀들의 잃어버린 유년시절 보석상자같은 첫사랑이란 소재를 꽤나 엄청난, 거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까지 하는 구실로 만드니

어찌보면 무섭기까지 할 정도의 소재가 되버린 느낌도 든다.

 

아직 소설까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영화 초반, 마이클의 표정과 행동으로 미루어보아..

마이클 이 녀석, 아주 그냥 여자한테 '홀렸다'.

속된말로, '첫사랑'이라기보단 거의 '첫경험'이란 단어가 더 어울릴

정도니까 말이다.(아니,서로 벗은몸 몰래 찔끔찔끔 훔쳐보다 어찌..그리되나;;

어린시절 그렇게 갑작스레 떠나보낸'아찔한 첫경험의 여자'한나는-야.하.다.

소년은 '홀려서' 거의 매일 그녀의 집에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하며,

책을 읽어주고, 섹스를 하고.소년과 이모의 다소 기형적인 원조교제

는 거의 '치명적인 매력', 즉 '팜므파탈'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자기보다 한참 연상의 여인때문에, 학창시절의 연애는 고사하고,

자기에게 추파를 던지는 여인네조차 거의 뒷전 수준이니까 말이다. 

그런데,마이클은 은근슬쩍 고민되는 척하며 이 여인네들에게, 눈길도 간간히 주고  '간 보는'행위마저 서슴지 않는데,심지어 이 '눈치없는 척하는 나쁜 남자'는 한나를 생각하며 이 '불쌍한 여자들' 중 한명과 잘 정도이니,감옥에 보낸 테이프 몇개정도에 이리도 아름답게 포장될 첫경험이라면 그야말로 '싸게 먹힌편'이 아닐까 싶다. 

 

감히 영화를 한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소년에게 열병처럼 찾아온 첫사랑, 곱씹어보면 쓴맛단맛 다나는 그 첫사랑의, 아주 오랜만의 재회와도 같은 영화."라고.

 

가만보면 우리네 첫사랑들도 저렇게 애절할 정도는 아녔어도

나름의 풋풋한 그러나 이뤄질 수 없는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인, 

저마다의 로망 아녔나 자문하게 되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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