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is '편애의이유'
짧아진 머리카락이 아쉬워서 계속 만지작거린다. 지금은 방학이고, 과제며 시험에 쫓겨 하루가 바쁘던 날들은 어느새 맥이 탁- 풀린듯 너무나 한가로와졌다. 늦잠을 자고, 비가 주룩주룩 오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했다. 비오는 날은 그저 혼자있고싶다.
그러면서도 적막은 싫어서 곧 이어폰을 꽂는다. 예전엔 집에 있으면 스피커로 노래를 크게 트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주는 그 '진가'를 위해 잊어버렸다. 넓은 공간을 맴돌다 만나는 소리보다, 귀에 직접 속삭이는 음악이 얼마나 가슴설레는지를 알게되었다.
가수 이은미씨가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나온편을 며칠전 재방송으로 봤다. 천상지희와 보아, 2NE1, 그리고 동방신기에 특히 편애하는 이유는 이은미씨와 내가 동감하는 '가수歌手'의 조건을 이들만이 충족하기 때문이다. 1년 전까지만해도 우습게 생각하던 마이클 잭슨을, 이제는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것도 몸으로 하는 퍼포먼스와 가슴과 입술로 부르는 노래를 모두 완벽히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깨달은 이유에서다. 몇 년 전부터 공중파며 케이블의 음악방송들은 '립씽크'라는 개념을 없애기 위해 전면 '라이브'무대를 강조해왔다. 그 당연한 변화를 MR에 대부분을, 혹은 고음 부분 부분을 입혀와 제 목소리인척 연기하는 가수들은 가수의 자격이 없다. 이은미씨의 말이 맞다. 제 노래를 자신이 부르지못해 쩔쩔 매는 것, 단지 예쁜 외모만으로 승부를 거는 현재의 누구누구들은 부끄러운줄 알아야한다.
늦은 밤. 잠을 청하기위해 꼭 찾는 트랙은 동방신기의 노래가 대부분이다. 김연우씨의 노래 두어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혹은 정엽씨의 노래 두어곡, 그리고 동방신기.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노래는 마치 햇볕에 뎊혀진 따뜻한 모래를 손에 쥐는 느낌이다.
제2외국어를 선택할 때 왜놈말은 배우지 않겠다며 중국어를 선택했던지라 한 자도 모르는 일본어 노래를 듣고있는게 신기하다. 우습지만 알아들을 것만 같다. <Bolero>의 가사는 대충 알고있다. 사랑스런 발 끝으로 연주하는... <明日は來るから / 내일은 오니까>, <Kissしたまま、さよなら / 키스한채로 안녕>, <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 / 어째서 널 좋아하게 돼버린걸까 >, <Proud> 모두 예쁜 가사가 보태진 노래다. 굳이 해석을 찾아보면 곧 증명되지만 그러지 않아도, 그들의 목소리와 멜로디만으로도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을 수 있을 것같다. 그런 노래다.
보통의 가수들이 시도하는 작사 또는 작곡은 어색하게 이어지는 어려운 단어들의 조합이거나 너무나 뻔한 가사들이 맞물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이들이 <사랑아 울지마>, <노을... 바라보다>, <사랑 안녕 사랑>과 같은 노래를 5집 앨범 한 장에만 쏟아낼 수 있었던 것은 꽤나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질리지 않아서 지우지 못하는 노래중에 하나니까. 특히 <Kissしたまま、さよなら / 키스한채로 안녕>이 그러하다. 질리지 않고, 들을 때마다 숨죽이게 만드는 노래다.
일주일전 쯤 난 해체설에 눈도 꿈쩍하지 않았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몸을 추스리고 좋은 곡이 준비가 되면, 또 2008년의 어느날처럼 이곳으로 돌아와서 진짜 '가수歌手'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가수歌手'란 이쯤은 되어야한다고, 지금 중구난방 떠들어대는 가짜 또는 허물들에게 모토가 되고 채찍질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그들의 노래가 더할나위없이 감미롭고 질리지 않으니 좀더 건강을 찾은뒤에 돌아와도 괜찮다.
괜찮다, 그럼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