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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으로] 2PM 재범에 이어, 이번엔 꿀벅지다!

찬스 |2009.11.09 02:57
조회 1,893 |추천 2

 

지난 첫 방송을 보고,

뒤늦게 2PM 재범 군을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고,

이미 끝난 논란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글을 쓴 바 있다.

프로그램 내용도 전반적으로 어설프고, 어딘가에서 본 듯한 내용의 짜깁기에,

EBS 프로그램과 판박이 같은 부분도 있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패널 구성으로 난잡한 수다를 늘어놓는

(조금 지나친 표현일지도 모르나 첫방송은 충분히 욕 먹을만 했다)

방향성의 상실은 오늘(3회) 방송에서도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었다.

 

오늘 방송에서 기억나는 부분은,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레이싱모델들과 연예인들의 화면,

그리고 지방 흡입 수술을 하는 모습(지방덩어리가 빨려나오는 모습을 친절하게 보여주었다),

길거리를 지나는 일반인들의 예쁜 다리 모음,

기타 등등...

'일요일 밤으로'는 여전히 '시류에 편승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꿀벅지 논란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신문, 방송, 인터넷에서 나올 얘기는 다 나왔고,

이미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고

'이제 차분히 외모지상주의의 문제점을 돌아보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단계다.

물론,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 미디어를 통해 생산되는 페티시즘적인 집착과 같은

심층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런데, '일요일 밤으로'는 뒷북이나 치고 있었다.

 

김정운 교수는 여전히 소신발언으로 다른 패널들과 불협화음을 냈고,

김태훈 씨 역시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정리하는 자세는 좋았으나,

그 역시 소신발언일 뿐인데다 듣기에 따라서는 뻔한 말로 들릴 수도 있었다.

안선영, 한성주 씨의 발언에 공감하는 여성 시청자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이 또한 소신발언에 개인적인 경험에 치우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정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체험과 관점에 기반한 해석의 제시.

이것이 때론 유의미할 수 있고, 공감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초점도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만을 앞다퉈 꺼내는 모습은

동일한 엠씨가 진행하는 '미녀들의 수다'를 떠올리게 한다.

선정적인 화면을 나열식으로 보여주고,

패널들이 중구난방으로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엠씨가 한 마디 말로 상황을 정리하며 마무리해보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우리가 왜 그토록 꿀벅지, 초콜릿 복근에 집착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한 마디가 이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을까?

그런 걸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사람은 바로 제작진이 아닌가 싶다.

 

첫 방송 이후에, 이 프로그램의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대단한 이력을 가진 연출진의 프로필에 놀라고,

그들이 겨우 이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데 한 번 더 놀랐다.

사장이 바뀐 이후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줄줄이 폐지한 데 대한

PD들의 지능적인 태업, 안티 활동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오늘 방송 역시 그러한 의심이 들 만큼 실망이었다.

편집이 덜 끝난 듯한 장면들(김정운 교수의 발언이 잘리고,

화면이 급하게 다시 김정운 교수에게로 클로즈업되는 등)도 보였다.

이래저래 기대 이하였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연출진 
 - 책임프로듀서 : 최석순 <추적 60분>, <KBS 스페셜>, <소비자고발> 책임프로듀서 겸 MC
         도쿄 PD 특파원 (2004-2007)
 - 프로듀서 : 홍경수 <낭독의 발견>, <단박인터뷰>, <다큐멘터리 3일>
         송웅달 <생로병사의 비밀>, <과학카페>, <30분 다큐>
         조정훈 <사이언스 21>, <KBS 스페셜>, <다큐 3일>
         정택수 <환경 스페셜>, <추적 60분>, <30분 다큐>
         이지운 <러브 인 아시아>, <시사 투나잇>, <소비자 고발>
         류종훈 <스펀지>, <추적 60분>, <소비자 고발>
         강지원 <추적 60분>, <소비자 고발>
         안상미 <시사 투나잇>, <추적 60분>, <6시 내고향>

 

마땅한 소재 고르기도 쉽지 않고, 어려운 방송계 사정 상 시청률도 생각해야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깊이 파고드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윗선의 분위기도 감안해야 하는 등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명색이 '공영방송'과 '시사'라는 이름을 걸고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느 정도 맞춰야 할 수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태업'을 의심하게 하는 조악한 프로그램이 아닌,

기획의도대로 '시사'와 '버라이어티'가 조화를 이루는,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다시 생각해 볼 여지를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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